[차이나 리포트]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 위기...‘대마불사’ 통할까?
상태바
[차이나 리포트]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 위기...‘대마불사’ 통할까?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9.20 07: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부동산 및 금융시장 파급 불가피
헝다그룹 파산시, 中정부에 정치적 부담 커질 듯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도화선 우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대표 부동산 그룹인 헝다그룹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파산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연일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면서 헝다그룹 파산은 중국에서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 대기업인 헝다그룹의 쉬자인 회장은 2019년까지만 해도 한화로 약 50조원에 이르는 개인 자산으로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였다.

그러나 헝다그룹 회장의 자산 보유액과는 상반되게 헝다그룹의 부채는 급속히 증가해 작년 말 기준 약 1조9500억 위안(약 350조원)으로 높아지면서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 및 파산설이 계속 나돌았다.

헝다그룹은 파산설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헝다그룹 회사채 가격이 지난 6월 100위안에서 9월 초 20위안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시장에서 헝다그룹의 파산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해온 중국 부동산 재벌 기업인 헝다그룹이 약 350조원의 거대 부채로 유동성 위기 및 파산설이 나돌고 있다. 사진=헝다그룹 홈페이지 캡처
부동산,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해온 중국 부동산 재벌 기업인 헝다그룹이 약 350조원의 거대 부채로 유동성 위기 및 파산설이 나돌고 있다. 사진=헝다그룹 홈페이지 캡처

헝다그룹 파산 현실화시, 중국 정부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 사태에 대해 기존 중국의 어느 다른 기업의 파산 때보다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회 이슈화 되고 있고 자칫 헝다그룹의 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 및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으로 이어져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헝다그룹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한 고수익 상품인 자산관리상품(WMP) 일부가 기한 내 이자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자 투자자 50여명이 선전 헝다그룹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해당 시위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헝다그룹 파산 이슈는 사회적 관심사안으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자칫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분노가 중국 정부로 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며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도 제한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약 270여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항의도 많아졌지만 크게 사회 이슈화 되거나 정치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헝다그룹의 사태는 그동안의 소규모 업체들과는 규모 자체가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의 파산과는 달리 사회, 경제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란 전망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1997년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해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까지 문어발식 확장한 해온 재벌 기업으로 현재도 중국 내 도시 280여곳에서 1300개가 넘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헝다그룹이 부채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된다면 헝다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물론 관계사들의 사업들까지 연이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물론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리스크와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헝다그룹의 파산 과정에서 수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될 것이고 채권사, 주택 구매자, 투자자, 협력사 등의 재무적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사회적 혼란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파산의 책임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정경유착 및 부정부패 문제들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 경기 그리고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내년 2월 동계 올림픽 개최와 가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헝다그룹 파산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헝다그룹의 금융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자를 제 때 받지 못하고 투자금까지 날릴 위험에 처하자 헝다그룹 본사 앞 등에서 연이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CCTV 캡처
헝다그룹의 금융상품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자를 제 때 받지 못하고 투자금까지 날릴 위험에 처하자 헝다그룹 본사 앞 등에서 연이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CCTV 캡처

‘계획부도’로 관리해도 헝다그룹의 파산 규모와 파장은 부담

헝다그룹은 최근 어려움을 고려하면 책임을 다 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디폴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국의 회사채 부도 규모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가 승인하는 ‘계획부도‛ 범주 내에 머물러 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중국의 회사채 부도율도 0.3%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 1.0%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시장에 의한 무질서한 파산을 용인하지 않고 있고 기업들의 파산이 정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계획부도’ 측면에서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헝다그룹의 유동성 문제도 큰 무리 없이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의 보유 토지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매입, 부실채권 처리 연기, 헝다그룹 자산의 조기 매매 유도 등 정부가 시도할 수 있는 가능한 정책 수단들을 동원해 헝다그룹의 유동성 여파를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지난달 20일 헝다그룹 고위 간부들을 ‘웨탄’(예약면담) 형식으로 불러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부채 위험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헝다그룹이 회사채 거래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헝다그룹 관계사 주식은 급락하고 홍콩 증시도 하락했다. 사진=소후망
헝다그룹이 회사채 거래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헝다그룹 관계사 주식은 급락하고 홍콩 증시도 하락했다. 사진=소후망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중국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헝다그룹의 파산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헝다그룹 사태를 주목하며 갖가지 분석들을 쏟아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6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헝다의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에 정치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헝다그룹의 사정이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7일 “중국 제2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경제적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증권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헝다그룹 사태가 파괴적인 디폴트 전염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부동산 위험을 넘어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연결되는 최악의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대형 부동산 기업의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지만, 산업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Pitch는 헝다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채권이자 8,350만 달러에 대한 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투자등급을 정크 CC 레벨로 하향 조정했다.

헝다그룹이 급기야 회사채 거래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헝다그룹 관계사 주식은 급락하고 홍콩 증시도 하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계획부도’ 관여 움직임 전망에도 불구하고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걱정의 눈초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팍스 2021-09-20 08:24:45
국가 부채 +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