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원의 해외주식]② '기본이 시총 100조' 글로벌 증시의 대장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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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의 해외주식]② '기본이 시총 100조' 글로벌 증시의 대장주들
  •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 승인 2021.09.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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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지난 칼럼에서 글로벌 증시에는 수많은 ‘삼성전자’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만큼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기업이 해외 시장에 여럿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한 글이었다.

이 논의를 조금 발전시켜보면, 각 산업, 업종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투자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글로벌 넘버 원 회사와 국내 회사와의 규모 차이가 10배 미만으로 크지 않은 업종들도 다수 존재하나, 시가총액 기준으로 격차가 20배 이상, 혹은 100배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을 훨씬 넘어서는 압도적인 규모를 가진 종목이 그러한 경쟁력 격차를 상당기간 지속해 왔고, 향후에도 오랜 기간 지속할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산업의 성장을 반영하는 꾸준한 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매출이 집중되지 않고 전세계에서 고른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의 경우는 국가별, 지역별 리스크에 비교적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구 경제의 대표' 월마트, 글로벌 1위 기업 '단골손님'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미국의 소매판매업체로 세계 리테일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월마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슷한 업종의 국내 1위 기업으로는 이마트를 생각할 수 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이마트와 월마트의 시가총액 차이는 무려 100배에 달한다.

월마트는 글로벌 기업순위에서 최근 20년동안 가장 많이 1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월마트는 아마존과의 경쟁하는 구경제의 대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아마존의 대척점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내 4700개의 매장, 글로벌 11000개의 매장을 거점으로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을 포괄하는 소매판매의 압도적 1위 업체라는 점은 여전하다.

월마트(WMT US)는 포츈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500’기업 중 1위에 올라있는 기업이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4개년을 제외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포츈 글로벌 500은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순위로 랭킹을 부여한 결과이다. 그만큼 압도적인 외형을 가졌음에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혁신 의지는 여전하다.

주력 판매대상인 식료품을 위주로 거점 별로 10마일 이내 거주하는 고객에게 2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매장 대부분에 설치된 약국을 이용, 헬스케어 센터로 서비스 범위를 넙히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 기간 중 백신접종을 위한 거점으로 월마트 매장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바 있다. 이러한 거점을 이용한 확장성은 압도적 1위라는 월마트의 지위를 상당기간 지속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며, 경쟁력을 확인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식료품 업체 랭킹 1위, 네슬레(NESN SW)의 경우도 흥미롭다. 국내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과 시가총액 차이는 60배 이상이다. 다양한 브랜드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식료품 업종 시가총액 1위라는 사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코카콜라에 비해서도 매출이 2배를 훨씬 넘게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이다.

스위스에서 탄생한 네슬레는 전세계 시장에 고른 매출 구성을 기록하고 있다. 미주대륙에서 매출비중이 43%, 유럽지역 비중은 28%,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매출비중이 29%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적인 이슈로 인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는 구성이다.

또한 무려 2000여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운용, 안정성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브랜드가 각 지역, 식품 카테고리 별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시장의 기호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필수소비재의 대표격인 식료품 시장은 경기 변동에 안정적인 업종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 대표기업인 네슬레는 고른 세계시장 매출구성과 다양한 브랜드 운용으로 신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CJ대한통운보다 50배 큰 UPS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기업, UPS(UPS US)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 최대 물류업체인 글로비스의 시가총액에 비해 30배,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행하는 CJ대한통운의 시가총액보다는 50배 큰 기업이다. 미국 내 경쟁사인 페덱스와 비교해도 시가총액 규모가 2.5배에 달한다. 1907년 설립이후 초기에는 미국 우편서비스(USPS)와 경쟁을 거쳤고, 페덱스, DHL등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UPS는 아마존의 등장과 더불어 이커머스 시대 새로운 성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배송업체의 사업도 기업을 목적지로 하는 기존 기업배송의 비중이 감소하고 가정으로 배송하는 'B to C' 비중의 증가로 확장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UPS는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첨단 물류센터와 비행기, 트럭 등의 압도적인 인프라, 박스 단위로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세밀한 시스템, 드론 등 신규 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성장하는 물류 산업에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물류기업 UPS의 시가총액은 CJ대한통운에 비해 50배나 크다. 사진=연합뉴스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화장품 기업 로레알(OR FP)도 동종업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며 강한 경쟁력을 보이는 기업이다. 한국의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비교하면 각각 14배, 27배 큰 기업이며, 글로벌 경쟁업체인 시가총액 2위 에스떼로더에 비해 시가총액과 매출이 모두 두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식료품 기업 네슬레와 마찬가지로 로레알은 적극적인 인수 합병 전략을 통해 전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30여개의 주력 브랜드를 운용중인데, 이 중 독자적으로 설립한 브랜드는 3개에 불과하다. 대신 주요 시장, 주요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는 핵심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랑콤, 가르니에, 비오템, 메이블린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이며 한국 브랜드 스타일난다 역시 지난 2018년 인수한 바 있다.

전세계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다층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밀레니얼, Z세대 등 젊은 연령대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로레알 역시 업계 1위 경쟁력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여겨진다.

월마트, 네슬레, UPS, 로레알 모두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훨씬 넘어서는 초대 기업들이다. 한국의 상장기업들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10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각 업종의 글로벌 대표기업들의 규모와 이로 인한 상대적인 안정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산업 내에서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유지하고 격차를 벌려나가기 위해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이들 1위 기업 등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축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기한 사례 이외에도 각 업종별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도 종목 선정의 팁(Tip)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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