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곧 도래…CBDC의 역할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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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없는 사회 곧 도래…CBDC의 역할 커질 것"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9.15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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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6월까지 카카오·삼성 자회사와 CBDC 모의실험
"궁극적으로는 CBDC의 국경간, 통화간 거래가 가능할 것"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CBDC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이 진행되면서 은행의 역할 축소, 금융불안 초래, 주요국의 국제금융 위상 변화 등 CBDC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CBDC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은 CBDC 모의실험은 내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3일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삼성전자, 삼성SDS 자회사 등과 모의실험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중국은 실제 도입을 목표로 CBDC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에서 CBD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현금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을 갖춘 디지털 결제 수단이 필요해졌고 그것이 CBDC라는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 중앙은행 발행 화폐 보유 여부가 핵심"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2일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주요 이슈 및 시사점'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CBDC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궁극적인 이유는 '현금 없는 경제'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금 사용이 빠르게 줄어들어 현금 없는 경제가 도래하면 민간 경제주체들은 더 이상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명목화폐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고 짚었다. 

이어 "이 경우를 대비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새로 발행해서 개인들이 현금 없는 경제에서도 계속해서 공신력 있는 중앙은행 발행 화폐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가 CBDC 도입 논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현금 수요가 급격히 축소돼 실물 명목화폐가 사라질 상황에 처한 국가의 경우 중앙은행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지급화폐 수단이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포용 차원에서도 신용 미비 등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개인들이 안정적인 지급결제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CBDC 도입돼도 은행의 역할과 기능 변치 않아

일각에서는 CBDC 도입으로 은행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고 중앙은행이 직접 대출을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우를 예시로 들면서 중앙은행이 은행을 대신해 민간에 직접 대출을 한다고 해도 은행의 역할이 크게 변하거나 기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우 기존 실물화폐인 현금 발행 메커니즘과 유사하게,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에 CBDC를 공급하고 다시 민간은행이 일반 경제주체에게 CBDC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2단계 체제를 통해 CBDC가 발행되고 유통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와 같은 2단계 체제를 채택한 것은 은행이 CBDC 공급의 접점 역할을 수행토록 함으로써 실물화폐인 현금을 CBDC로 쉽게 교환하는 동시에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도 억제해서 CBDC 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CBDC가 도입되면 국제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중국 CBDC의 경우 2단계 체제 하에서 중앙은행이 최종적으로 거래완결 작업검증을 책임지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통상적인 가상자산과는 달리 CBDC 사용은 자국 국내로 제한되고 해외에서의 사용은 실질적으로 불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 CBDC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전적으로 국내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하지 해외에서의 사용은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현재 CBDC의 국경간 거래와 환전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BIS와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와 실험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궁극적으로는 CBDC의 국경간, 통화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축통화 시도에 대응 위해 면밀한 연구 필요"

CBDC의 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이 먼저 앞서간 만큼 국내도 CBDC에 대해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결국에는 현금을 전부 디지털로 대체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디지털 화폐이니 그에 맞는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BDC 발행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며 굳이 발행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술적으로 장벽이 있어서 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정책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의 이번 프로젝트는 CBDC가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기축통화를 차지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부 국가 사람들은 중국이 기축통화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실험이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한은도 이에 대한 영향력을 면밀히 연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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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택영 2021-09-15 17:13:42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디지털 화폐이니 그에 맞는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디지털 시대이니 그에 맞는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