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품은 롯데쇼핑, 60조 가구·인테리어 시장 진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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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품은 롯데쇼핑, 60조 가구·인테리어 시장 진출하는 이유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9.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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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에 2995억 출자…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백화점·하이마트·건설 등 계열사간 시너지 기대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 올해 60조 원 전망
신세계까사·현대리바트·롯데 한샘 3강 구도 ‘격전’
롯데쇼핑이 국내 가구업체 1위 한샘을 품고 가구·인테리어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롯데쇼핑이 국내 가구업체 1위 한샘을 품고 커져가는 가구·인테리어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유통업계 경쟁자인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과 비교해 이렇다할 가구·인테리어 관련 자회사가 없었던 롯데는 이번 한샘 인수를 계기로 60조 원 규모의 인테리어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쇼핑은 10일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한샘 지분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해 신설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대한 참여를 확정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롯데쇼핑은 해당 PEF에 2995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IMM PE에 확약서를 제출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이번 출자를 통해 해당 PEF에 단일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게 됐다. 

롯데쇼핑, 한샘과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기대’

한샘의 경영은 IMM PE가 맡게 되며, 롯데쇼핑은 한샘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계열사간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노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PEF 참여 확정으로 향후 IMM PE가 재매각에 나설 경우 한샘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롯데쇼핑은 한동안 대형 인수·합병(M&A)에 뜸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올 들어 이베이코리아는 물론 W컨셉, 요기요, 인터파크 등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전에 후보로만 거론됐을 뿐 실제 인수를 한 건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가 유일하다. 

더욱이 올 2분기 백화점 사업 부문 외에는 적자를 기록한 롯데마트·롯데슈퍼·이커머스(롯데온) 등을 비롯해 효자노릇을 담당했던 롯데하이마트 마저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76억 원에 그쳤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77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약 10%에 그쳐 사실상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으로서는 이번 한샘 인수로 이처럼 침체된 영업환경의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한샘은 국내 홈인테리어 업계의 강자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 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으며,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각각 9.6%, 22.6% 상승하면서 2년 연속 매출 2조 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백화점과 롯데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계열사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에서 한샘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나 인테리어 전문 매장을 구축할 수 있으며, 롯데하이마트에서 가전과 가구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또한 B2B(기업간거래) 부문에서 롯데건설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 빌트인 가구로 한샘을 넣는 방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향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의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의 영업이익 추이. 자료제공=각 사

60조 규모 인테리어 시장 정조준…신세계·현대와 대격전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하게 되면서 국내 주요 3사 백화점이 모두 가구·인테리어 업체를 계열사로 두게 됐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보다 먼저 홈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는 2012년 리바트(현 현대리바트)와 2018년 건자재업체 한화 L&C(현 현대L&C)를, 신세계는 2018년 까사미아(현 신세계까사)를 인수했다. 

유통업계가 가구·인테리어 업체를 선호하는 이유는 두 업종의 시너지 효과가 클 뿐더러 홈인테리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잡화·의류의 이익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가전·가구·인테리어 등 리빙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 9조1000억 원에서 지난해 41조5000억 원으로 4배 이상 급성장했다. 올해는 6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기업들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홈인테리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 유통망에 체험형 인테리어 매장을 설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지난 2월 전국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리빙 브랜드 매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리바트 미아점'을 오픈하는 등 대형 직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도 그룹 편입 이후 백화점 입점을 통해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왔다. 지난 2019년에는 23개, 지난해에는 18개, 올해는 11개 신규 매장을 열었다. 올해 안에 8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롯데의 한샘 인수로 국내 홈인테리어 시장은 3대 백화점의 경쟁으로 굳혀질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최근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상품·콘텐츠·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샘과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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