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간 쿠팡, 계속 떨어지는 주가에…저가매수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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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간 쿠팡, 계속 떨어지는 주가에…저가매수 기회일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9.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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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시총 100조원→60조원으로 40% 하락
주가, 공모가 35달러보다 낮은 30달러 선
지난 달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실적발표 영향
서학개미는 저가 매수 중…페이스북보다 더 샀다
“고평가 우려 있었지만 장기적 성장 여력 충분” 견해도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올해 초 화려하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지난 달에 있었던 2분기 실적 발표에 보호예수 해제 영향까지 겹쳐 한때 100조 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현재 60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가운데 지난 달 중순 이후부터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적극 매수에 나섰다. 지속적인 주가 내림세를 저가 매수할 기회로 보고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 쿠팡이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요인이 충분하다는 분석 역시 존재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일 주가 하락으로 공모가 35달러선 '붕괴'

6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의 추가는 최근 한 달간 21%가량 하락한 3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쿠팡은 전날보다 0.67% 내린 29.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11일 상장 첫날 주가인 49.25달러보다 약40% 떨어진 것은 물론, 공모가인 35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한때 100조 원을 넘어서며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았던 시가총액은 현재 59조 원 수준에 그친다. 

쿠팡은 지난 달 27일 29.99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3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3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후 9월 들어 3거래일 연속 30달러를 넘지 못한 채 거래를 마감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따르면 쿠팡의 보호예수 물량은 2분기 실적발표 이틀 후인 지난 달 13일 전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지난 3월 상장 당시 투자자들과 상장 후 주식 매매를 금지하는 보호예수 계약을 맺었다. 

보호예수는 기관투자자나 임직원 등 내부자가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쏟아져 주가 약세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의 주가는 지난 달 12일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떨어져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쿠팡의 2분기 실적 발표와 더불어 일부 임직원들이 의무보유 확약으로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25% 하락한 34.1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서학개미, 다시 쿠팡에 몰렸다…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 

서학개미들은 낮아진 쿠팡 주가에 적극 매수로 맞서고 있다. 저가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이후 약 일주일 간 쿠팡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6위(1568만 달러)에 올랐다. 

스타벅스와 페이스북, 엔디비아, 우버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들을 모두 제쳤다. 특히 한 달 전과 비교해 봤을 때 4위나 상승한 것으로, 8월 초 기준으로는 10위에 머물렀다. 당시 쿠팡 주가는 38달러 선이었다.

쿠팡은 지난 3월 상장 직후를 제외하고 서학개미들에게 그렇게 인기 있는 투자 종목이 아니었다. 지난 4월 한 달 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에 10위는커녕 50위 안에도 없었다. 상장 초기부터 지속된 고평가 논란에 주가 하락 압력을 받은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쿠팡의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프레시와 쿠팡이츠 등 성장 동력들의 잠재력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며 “내재적 요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3%로 추산된다. ‘시장 점유율 확보’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최종 목표라는 점에서 쿠팡은 아직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 시장 규모로 5위이며, 침투율 측면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아직 13%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쿠팡이 저평가됐다는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늘어나는 활성 고객수, 1인당 구입액 등을 통해 쿠팡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겠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 55달러를 제시했으며, 골드만삭스 역시 61달러로 책정했다.

장기적으로 쿠팡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라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최근 음식점 식자재를 납품하는 B2B(기업간거래) 플랫폼 ‘쿠팡이츠딜’을 개시했으며, ‘쿠팡 비즈’를 통해 온라인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대만의 일부 지역에서 즉시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법인 설립을 통해 싱가포르 및 향후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으로 전망된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동종업계 대비 고멀티플 우려가 있었는데 향후 해외 및 B2B 사업이 본격화된다면 총진입시장(TAM)이 확대되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밸류에이션의 정당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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