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금리보다 더 오르는 대출금리…예대마진에 웃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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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금리보다 더 오르는 대출금리…예대마진에 웃는 은행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9.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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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준금리 인상분 고려해 수신금리 일제히 인상
수신금리 인상으로 예금 늘어나 은행에 호재
연내 추가 금리인상 시 예대마진 더욱 확대 가능성 높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하지만 수신금리 인상 정도가 기준금리 인상 수준인 데 비해 대출금리가 더 급격히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확대되는 추세다. 

만일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더 오르면 향후 예대마진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은행권 이익이 늘어나면 금융주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3분기 은행들은 또다시 최고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연 0.1~0.3%포인트 올린다. 거치식 예금은 대부분 연 0.25%포인트 오르고 적립식예금은 연 0.3%포인트 인상된다. 

정기예금은 가입기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경우 연 0.4%에서 0.65%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다. 가입기간이 3년인 경우 연 0.65%에서 0.95%로 0.3%포인트 오른다. 정기적금은 가입기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경우 연 0.5%에서 0.8%로, 가입기간이 3년인 경우 연 0.95%에서 1.25%로 금리가 각각 0.3%포인트 오른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날부터 예·적금 상품에 변경된 금리를 적용한다. 상품별로 보면 거치식 예금인 '큰만족실세예금'(개인)은 가입기간이 6개월~1년 미만인 경우 연 0.45%에서 0.65%로 0.20%포인트 올린다. 가입기간 3년이면 0.70%에서 0.95%로 상승폭이 0.25%포인트다. 

개인 정기적금 금리는 1년 기준 연 0.95%로 이전 금리보다 0.25%포인트 오른다. 법인 정기적금 1년 금리는 이전 연 0.50%에서 연 0.85%로 0.35% 인상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했다. 1년 기준 거치식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은 0.60%에서 0.85%로, 적립식 상품인 '신한 S드림 적금'은 0.80%에서 1.05%로 각각 0.25%포인트 올랐다. 

케이뱅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 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하나은행 등 타 시중은행과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이번 주 예·적금 금리를 올린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5월 1.07%를 찍은 이후로 죽 0%대를 유지해왔다. 지난 7월에는 0.97%로 나타났다. 

또한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연 1.1%대였으며 올해 7월에는 1.14%를 기록했다. 이번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정기예금과 적금 모두 1%대 초중반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렇게 수신금리가 올라간다고 해도 여전히 대출금리와의 차이는 큰 수준이다. 지난 7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 수신금리는 0.66%인데 반해 총 대출금리는 2.78%이다.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2.12%까지 벌어진 셈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에는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대출을 권장하면서 수신금리 올리고 대출금리 낮추는 정책을 썼지만 이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왔으니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리를 올리는 것 말고는 현재로서 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는 대출이 줄어들면서 조달금리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수신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예금이 많이 들어와 은행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상승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연내 기준금리가 더 상승하면 대출금리 역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적금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이상으로 크게 인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데다가 요구불예금 역시 충분히 유입돼 예·적금금리를 인상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당장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신금리는 기준금리를 반영해서 바로 오르는데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0월 15일 이후에나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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