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조지아州 고법, 韓여성 포함 8명 총격범..."사형 구형'
상태바
[아메리카 NOW] 조지아州 고법, 韓여성 포함 8명 총격범..."사형 구형'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1.08.31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변은 없었다" 증오범죄 적용
월리스 검찰청장,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게 '증오범죄' 적용
권영일 객원기자.
권영일 객원기자.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8월 30일(현지시간) 오전 9시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Fulton County) 고등법원. 지난 3월16일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한 법적 절차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 이외에도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박병진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종원 변호사, 조우형 신임 애틀랜타총영사관 소속 경찰 영사 등이 얼굴을 나타냈다. 주류 언론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던 것은 물론이다.

이번 법적 절차는 당초 알려진 기소 인정 심문(Arraignment)이 아닌, 사형 사건의 기본적인 절차를 밟는 단계(Uniform Code Compliance Hearing)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주류언론의 관심은 이날 파니 윌리스(Fani Willis) 풀턴 카운티 검찰청장이 별도로 마련한 미디어 기자회견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월리스 검찰청장은 이 자리에서 “롱의 변호인측에 사형구형 의사 및 증오범죄 적용(Enhancement-Hate Crime)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총격 사건으로 숨진 한인 여성 4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애도를 표했다.

윌리스 검찰청장은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현정 그랜트는 51세로 나도 곧 그 나이에 접어든다”며 “이 사실이 나를 더욱더 마음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74세 박순정은 우리 부친의 나이에 해당하며, 69세 김순자, 63세 유영애 모두들 여성들입니다.”

가정에서는 어머니, 할머니로서, 커뮤니티에서는 성실한 근론자들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또 "모든 주민들은 모두 가치 있는 존재”이며, “법 앞에는 평등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어떤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적 절차에서는 사형 구형과 함께 증오범죄 적용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윌리스 검찰청장은 이와 관련, “피고인의 변호인측에 2가지 통보(notice)를 보냈다”고 밝혔다. “하나는 사형구형(death)이고, 또 다른 하나는 증오범죄로 여성(gender against woman) 및 인종(against race)에 대한 항목을 적시했습니다.”

그녀는 "수년전 동성애 피해자가 끔찍한 일을 당한 사건을 맡은 이후 주의회 의원들과 협업하여 증오범죄 방지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윌리스 검찰청장은 이어 체로키 카운티(Cherokee county) 법원에서 언급된 성중독과 관련, “성중독은 이번 사건에서 과학적으로 인정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 통보 2가지에 대해 본인이 내린 결정은 모두 유가족과 검찰측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사항이라는 것.

미국 조지아주 고등법원은 현지시간 30일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고등법원은 현지시간 30일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한 기소 인정 심문(Arraignment)은 9월28일 열릴 예정이다. 기소 인정 심문에서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게 되면 이후 절차는 배심 재판으로 진행된다. 일정은 판사의 케이스량에 따라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2년후 열리게 된다.

롱은 지난 3월 16일 체로키 카운티 우드스탁에 있는 영스 아시안 마사지숍에서 4명을 살해했다. 이후 남쪽으로 약 50킬로미터를 운전해 애틀랜타로 이동, 골드 스파에서 3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인근에 있는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 다른 여성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혀 숨지게 했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지난 5월 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살인, 흉기 공격, 총기 소지, 테러리즘과 함께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롱은 총격 살인으로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 검찰이 증오범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형량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사건이 특정 인종을 겨냥한 ‘증오범죄’임을 명확히 하는 것은 최근 미국 내에서 늘고 있는 아시아계 인종 증오와 폭력에 경종을 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