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탐구] 노인을 위한 주택은 없다?...심각한 65세이상 '주택 난민'
상태바
[일본 탐구] 노인을 위한 주택은 없다?...심각한 65세이상 '주택 난민'
  • 치바 김 도쿄 통신원
  • 승인 2021.08.31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바김 도쿄 통신원.
치바김 도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치바김 도쿄통신원] 일본은 고령화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주목받고 있는 문제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임대주택 확보 대책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임대 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고령자들  4명 중 1명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5번 거절당한 65세이상 고령자들은 13.4%였다.

日 선호 주거형태, '단독주택-맨션-아파트'순

일본의 주거 형태는 주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일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단독주택, 두 번째는 한국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맨션, 마지막으로 아파트이다. 일본의 아파트는 주로 2층의 목조 주택으로 임대의 목적으로 지어진 주택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전세의 개념이 없어서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주로 2년 계약(갱신 가능)으로 아파트를 전전한다.  

물론 모두가 돈이 없어서 아파트에만 사는 것은 아니다. 일본식 아파트는 주로 직장 이전에 따른 전근 때문인 임시 주거형태로 사용되거나, 학생들의 유학시 거주지로 사용된다.

일본에서의 일반적인 주택의 구매는 주로 결혼과 함께 20~30대에 장기은행 융자로 이뤄지는데, 이 당시 단독주택이나 맨션을 사, 평생 은행에 매달 지급 하는 모기지론 개념이다. 하지만 일본도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진 지금은 주택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의 지금 70~80대 노인들은 일본의 고도 성장기를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80% 이상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 수령액의 감소와 저소득의 문제로 많은 빈곤층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저소득 고령층의 임대주택 문제이다. 특히 일본에서 고령자가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하면 거의 혼자 사는 홀몸노인이다.

임대 주택서 거절당하는 이유

65세의 노인들이 임대 주택에서 거절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독사 문제이고, 그다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이웃과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등 이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웃 아파트 사람들이 빠져나갈까 하는 우려 때문에 고령자들 신청시 임대주택을 거절하는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임대주택 난민 발생이다.  

일본에서 고독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어 있고 아파트 주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일본에서는 일단 아파트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면 사고 매물로 분류된다.

사고매물이 되는 이유로는 살인사건, 자살, 고독사 등이 있으나 가장 일반적인 것은 고독사다.  일단 고독사로 사람이 죽으면 그 처리 비용은 주인의 몫이 되고, 사고 매물로 분류된 아파트에는 일단 다음 임대자에게 통지의 의무가 있어 다음 임대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일본식 아파트는 한국과 달리 임시거주지 개념인데 일본에선 임대아파트에서 조차 고령자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일본식 아파트는 한국과 달리 임시거주지 개념인데 일본에선 임대아파트에서 조차 고령자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임대아파트, 고령자에게 열악한 조건

이와 같은 여러 문제가 있기에 고령자들이 아파트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일반 사람보다 선택의 폭이 좁다. 그나마 노인들이 어렵게 구할 수 있는  매물은  계단이 많고 가파른 곳, 해가 잘 들지 않아 빨래를 말리기 힘든 곳, 교통이 불편한 곳, 욕조가 없는 곳, 최악은 사고 매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 사는 곳이 재건축 대상이 되거나 임대료의 상승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놓이면, 집을 구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넘어 하나의 공포로 와 닿는다.

20~30대 "남의 일 아니다"

노인들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주택 난민 문제"의 인지도에 큰 차이가 있다.  임대 주택 난민 문제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65세 이상은 64.2%, 30대는 41.4%, 20대는 35.6%로 나이가 낮을수록 '모른다'는 경향이 많았다.

65세 이상의 인지도와는 달리  20~30대의 약 60%는 '주택 난민 문제'룰 모른다고 대답했다.

젊은이들의  인지도가 낮지만, 이 문제를 알고 나서는 위기감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컸다.  '나이를 이유로 거주지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이상하다'라고 대답 한 사람은 63%,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한다' 라는 대답도 67.8%나 됐다.

'사회 문제로 더 잘 알려져야 한다'는 응답은 72.7%를 차지해 젊은층도 언젠가 자신들에게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냈다.

증가하고 있는 빈곤 독거노인

이미 고도 성장기를 지나 쇠퇴 길에 접어든 일본 사회에서는 퇴직 후 인생을 즐긴다는 말은 옛말이 돼있다. 일본 어디를 가든지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용돈 벌이로 일하는 노인들도 많겠지만, 거기에는 하루하루의 생계가 달린 노인들도 많다. 그리고 점점 더 늘어나는 황혼이혼과 자식들은 있지만, 개인주의에 의한 가족들과의 단절도 빈곤한 홀몸노인을 키우는 하나의 요인이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저임금 고 물가에 따른 결혼을 피하고 독신을 선택하는 젊은 층의 증가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비단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진행형이고 미래에는 더욱 증가할 미래 진행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결혼을 피해 독신을 선택한 이들이 미래의 잠재적인 임대주택 난민 후보군이라고 활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를 배경으로 노년층의 주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65세 이상이 입주할 수 있는 임대 주택의 비율은 전체의 약 5%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노인의 의료비와 사회복지, 연금 등에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한평생을 열심히 살아왔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곳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재 세계경제 대국 일본 노인의 현실이다.

치바 김 도쿄통신원은 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20년간 무역업을 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