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채용 한파…하반기 공채 아직도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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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 한파…하반기 공채 아직도 '미정'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8.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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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계획 확정 못해
대규모 공채 대신 IT·디지털 인력 위주 채용 확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매년 하반기마다 세 자리 수에 이르는 규모의 채용을 진행해오던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추세가 확산된데다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은 대규모 공채 대신 특정 분야 소규모 채용이나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확대하는 추세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과 달리 아직까지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IT, 데이터 부문 수시 채용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기반 신입행원 연수를 개최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신입행원은 디지털 기술에 친숙한 IT와 데이터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메타버스 환경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소화했다"고 말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IT와 데이터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 채용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역시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경력직, 영업직 등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150명)보다 늘리는 방향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 클라우드·인프라, 뱅킹시스템, 정보보호 등 5개 분야에서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 석박사 특별전형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채와 수시 채용, 하계인턴 모집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예전에는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다가 올해 이례적으로 100명 가량을 채용했다. 다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공채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에 디지털·IT 부문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가 유공자 보훈 채용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공채에 대해서는 규모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외에도 스마트앱개발부 전문직, 빅데이터사업부 전문직, IT전략부 전문직 등 다양한 디지털 관련 인원을 수시채용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을 종료했다. 역시 아직까지 하반기 공채에 관해서는 구체화하지 못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두 하반기 공채 계획을 밝히지 못하면서 다음달 8~9일로 예정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의 효용성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기에 채용박람회는 참석할 것"이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채용박람회에서 홍보도 하고 질문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국내 대표 55개 금융권 기업이 참석한다. 올해는 비대면 면접으로 진행되며 우수 면접자는 1차 서류전형이 면제된다.

이러한 시중은행들과 달리 국책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이다.

KDB산업은행은 다음달 중으로 채용 규모와 일정을 확정해 공고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작년 상·하반기에 각각 50명, 59명을 뽑았으며 올해 상반기 56명을 채용했다.

수출입은행도 하반기 3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공고 시기는 미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하반기 35명, 올해 상반기 10명을 채용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100명을 뽑았고 하반기 채용 역시 계획 중이다. 기업은행은 해마다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300~400명대 규모를 채용해왔다.

국책은행에 비해 시중은행이 공채를 망설이는 이유는 최근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3304개에서 올해 상반기 3257개로 47개가 줄어들었다.

인력도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 4대은행 직원은 5만755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129명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퇴직 연령대도 30~40대로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대규모 채용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되고 디지털의 중요성이 떠오르면서 IT 관련 인력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채용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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