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빌려 써라…일본에서 의류 대여서비스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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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빌려 써라…일본에서 의류 대여서비스 인기
  • 코트라
  • 승인 2017.03.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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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중심으로 패션 대여서비스 기업 등장

옷은 많은데, 막상 입을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옷에 대한 종래의 개념은 사서 떨어질때까지 입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옷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빌려서 일정 기간 입다가 돌려주는 개념이다. 대여의 개념이다. 비싸게 사서 싫증나서 처박아 두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빌려서 입고 돌려주는 것이다. 실용적이다. 옷장에 옷을 가득 걸어놓고 보관하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정액제 의류 대여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패션섬유 전문 신문인 센켄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 패션시장 규모는 9조6,000억엔(약 96조원)으로, 그중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부분은 7250억엔(약 7조2,5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일본에서 생겨나고 있는 패션 대여사업의 시장규모는 약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기업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서 매일 입는 평상복을 정액제로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의류 대여 서비스는 관혼상제 등 특별한 행사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평상복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남성 전용 패션 대여서비스 'leeap'>

월 1만2,700엔(약 12만7000원)으로 캐주얼 복장(옷+패션아이템) 2세트가 집으로 배달되고, 기간 내에 반송하면 또 다른 세트를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와 LINE을 통해 용도나 행선지, 취향 등을 공유하면 스타일리스트가 어울리는 옷을 보내주며, 한 번 보내주는 의류 세트의 일반 판매가는 3만~6만엔(약 30~60만원)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느끼는 고객이 많다.

30~40대의 직장인 이용자가 주 고객층이며, 특히 자신이 입을 옷을 고르는 일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고객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대여서비스 뿐만 아니라 마음에 든 옷을 구매할 수도 있다. 서비스 개시 2년이 지나자 이 서비스를 통해 코디한 복장을 구매하는 수요가 차츰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다.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는 여성을 위한 'airCloset'>

2015년 2월에 시작된 대여서비스로, 현재 회원 수는 약 10만 명, 주요 고객층은 30대 직장인 여성이다. 좋아하는 패션스타일, 이미지를 등록하면 전문 코디네이터가 선정한 옷과 패션아이템을 세트로 3벌 보내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평가와 추가요청 사항을 기재해 반송, 그것을 반영한 새로운 옷을 보내 준다.

월정액 서비스로 운영되며, 반환 기한이 없고, 반환 시 세탁을 할 필요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2개월 미만의 짧은 주기로 신상품을 사들여 고객의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대여뿐만 아니라 구매도 가능하다.

airCloset의 아마누마 사장이 패션 대여서비스 기업을 창업한 계기는 아주 많은 옷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없다”며 고민하는 아내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이나 패션 아이템을 가지고는 조합이 한정돼 변화를 느낄 수 없는 게 아닌가 하고 느꼈다. 예전에 비해 일상생활이 바빠지면서 사람들이 ‘옷과의 만남’을 갖는 시간이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새로운 옷을 접할 수 있는 패션 대여 사업에 뛰어들었다.

▲ 여성 전문 패션대여서비스 'airCloset'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패션대여 전문 애플리케이션도 등장>

패션사이트 ’Let Me Know‘에서는 2016년 12월에 스마트폰을 통한 패션 대여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메차카리’를 통해 실제 모델이 착용한 대량의 코디네이트 사진을 참고해 1번에 3벌을 빌릴 수 있는데, 메차카리는 오픈 약 1개월 만에 회원 수 약 5,000명을 기록했다. 그 중 60%는 기존에 Let Me Know를 이용해본 일이 없는 고객이다.

월 5800엔(약 5만8000원)의 정액 요금을 내면 이용기간 중 총 3벌의 범위 내에서는 몇 번이든 교환이 가능하며, 반환용 전표와 봉지가 같이 달려있어서 반환 시에는 세탁을 하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 그대로 내놓으면 완료된다. 빌려주는 옷이 모두 새 옷인 점이 큰 특징이며, 반환된 옷은 검사 후에 중고 옷으로 이 회사가 운영하는 별도 사이트에서 판매된다.

Let Me Know는 자사 브랜드를 갖고 있는 패션기업으로, 판매와 함께 대여사업에 종사하기 시작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회사의 키모토 사장은 “자동차는 딜러가 정비를 하고, 오래 되면 중고상이 사서 다시 판매하는 사이클이 시장에서 일반화돼 있는데, 패션분야도 이런 구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서비스를 개시했다”면서 “(대여한 옷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반환해주면 된다. 어떻게 되든 (고객이) 많은 옷과 접하는 기회를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셰어하우스에서 의류 대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USTINA'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협업 움직임>

패션 대여 스타트업 기업에 있어 고객 수 확대가 가장 큰 과제이며, 타 업종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를 하는 사례도 있다. airCloset사는 일본을 대표하는 부동산 중개기업 '에이블'과 협업, 에이블을 통해 임대 계약을 한 여성 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USTINA('14년 창업)사는 셰어하우스를 대여하는 ‘DK하우스’와 손을 잡고, 셰어하우스 안에서 의류 대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기업 GMO그룹(2000년 창업, 매출액 약 1조4000억 원)은 직원 복리후생의 하나로 의류대여 기업 ’EDIST. CLOSET‘과 계약해 대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망

의류 대여 서비스가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전문가에게서 개별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점이다. ‘개인전용 코디네이터’는 일반 고객이 접하기 어려운 서비스였으나,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스타일리스트를 활용, 전문가가 고른 옷을 입을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옷은 옷가게나 백화점에 가서 입어본 후 마음에 든 옷을 산다’는 기존의 상식이, 전자상거래 및 스마트폰 등 IT기술의 보급으로 인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패션 대여서비스의 활성화 역시 이러한 경향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다양한 품목에서 중고품 시장이 일반화돼 있는데, 패션 대여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점 역시 이러한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고서적 매입/판매 기업 'BOOK OFF'는 9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매출 765억 엔(약 76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일본시장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잡은 기업이지만, 한국 진출은 실패(‘06년 진출, 2014년 폐업)했다. 이는 중고품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 않은 한국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고제품(옷, 가전제품, 가구, 스포츠용품, 잡화 등)이 거래되는 리사이클 숍이 일본에서는 약 2조5000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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