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의 韓国岳(카라쿠니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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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의 韓国岳(카라쿠니다케)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3.0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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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처럼 남아있는 한국이라는 지명

일본에는 신사나 지명에 한국과 관련이 있는 이름이 많이 남아 있다. 신사의 경우 백제신사, 신라신사, 고려(고구려)신사라는 이름이 붙은 경우가 많이 있다.

일본의 風土記등의 옛 문헌에는 신라, 백제, 고구려라는 이름을 딴 지명이 많다. 지금도 사용하는 지명 가운데 규수 지방에 있는 카라쿠니다케(韓國岳)라는 지명이 남아있다.

규슈지방의 제일 남쪽에는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이 위치하는데, 그 두 현을 걸치고 뻗어있는 산들이 바로 키리시마(霧島)다. 키리시마의 많은 산들은 옛부터 많은 사람들이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이 곳 산들은 산세가 수려하고 빼어나 일본에서 맨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키리시마산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카라쿠니다케(韓国岳)이다. 어떻게 그 산의 이름에 ‘韓國’ 이란 이름이 붙은 것일까?

이 지역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이 정착한 곳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고대에 이 지역에는 한반도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이 하타(秦)씨 계통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현재의 고쿠부하야토(国分隼人) 즉, 키리시마(霧島)시를 중심으로 정착하게 된다.

고대로부터 이 지역에는 하야토족(隼人族)이 세력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에 하타씨를 비롯한 도래인들이 들어가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쿠부하야토(国分隼人)지방은 현재 키리시마(霧島)市로 새로이 재탄생을 했지만, 동지역에는 지금도 옛 한반도 도래인계통 씨족인 하타씨(秦氏)계의 흔적이 수없이 많이 남아있다.

고쿠부에는 “韓国宇豆峯神社”가 남아있다. 이 신사는 同神社 由来紀에 의하면 豊前国(후쿠오카현 동부와 오이타현 북부지역) 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 멀리 보이는 한국악

 

가야인 도래설

이 지역에 가야인이 도래했다는 설이 있다.

404년 고구려 광개토태왕이 신라를 구원하기 위해 5만 군대를 이끌고 가야 지역에 진출한 왜군을 물리친후, 왜군은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패주했다.

이후 해양제국인 가야는 힘의 공백을 한반도 남부 내륙에 남긴 채 많은 수가 일본열도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본 역사의 옷을 입은 채 깊고 내밀한 우리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남제서』에는 가라국왕 하지(荷知; 겸지(鉗知))가 건원 원년(497년)에 남제에 사신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어 국제적인 나라, 해양력을 갖추었던 나라, 가야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다. (윤명철 동국대 사학과 교수)

▲ 위치

 

천손족은 한국인이라는 설

한국악은 표고 1,700m로, 기리시마[霧島] 산지 가운데 다카치호 산봉우리(표고 1,574m)를 제치고 가장 높고 험준하다.

우메하라 다케시라는 유명한 현대 일본의 논객은 니니기 천손강림 신화에 관한 한 가장 중요한 장면에 등장하는 '한국'을 말 그대로 한반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우메하라에 의하면 "이곳은 한국을 바라보고 있고"라는 『고사기』의 기술은 니니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적으로 말해 천손족 니니기는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우메하라의 추론은 이어진다. 니니기로 표상되는 천손족이 볍씨와 선진 농경 기술 및 양잠 재배 기술을 가지고 한국에서부터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큐슈 남단 노마 반도의 가사사 곶에 상륙했으나, 기리시마 지방의 자연 조건이 농경에 적합하지 못하므로 이윽고 큐슈 남동부, 즉 현재의 미야자키현 니시우스키의 다카치호 지방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때는 대략 야요이시대(일본에서 벼농사가 시작된 기원전 4세기에서 고분 시대로 넘어가는 기원후 3세기경) 중후기로 추정된다.

 

물론 현재 이런 추론을 증명할 실증적인 고고학적 증거는 없다. 다만 수수께끼 같은 신화의 글자들과 한국악이라는 고유명사만이 우리 앞에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악은 이름만 남아 있을 뿐 기억상실증에 걸린 미아처럼 길을 잃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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