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2천만명’ 초읽기…'이통3사 알뜰폰'이 웃음 짓는 이유
상태바
5G 가입자 ‘2천만명’ 초읽기…'이통3사 알뜰폰'이 웃음 짓는 이유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8.10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신업계, 올 하반기 4G→5G 가입자 이동 전망
5G, 여전한 품질 문제...”서비스 개선에 시간 필요”
5G폰 구매한 소비자는 ‘알뜰폰’으로
다시 고개 드는 알뜰폰 대상 불법 마케팅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알뜰폰(MVNO)시장으로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알뜰폰(MVNO)시장으로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5G 통신품질을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워 5G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구매한 후 알뜰폰 LTE(4G) 요금제를 선택하는 통신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3사와 계열 알뜰폰 자회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동원해 이들 소비자 대부분을 흡수하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신업계, 올 하반기 4G→5G 가입자 이동 전망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약 1600여만명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5G가입자는 전년 대비 108.8% 늘어난 372만7000명이다. 당초 LG유플러스는 연내 450만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목표를 초과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1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 말 기준 누적 5G 가입자가 501만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3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KT는 “올 하반기 삼성 폴더블폰, 아이폰13 출시 등으로 5G 보급률은 45%로 보고 있다”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SKT는 이미 지난 1분기에 5G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2종의 폴더블 5G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13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가격을 낮춘 갤럭시S21FE도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5G폰 라인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이통3사는 이달 말 갤럭시A22, 갤럭시F42 등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이통3사 전용 모델로 출시한다. 두 제품은 모두 20만~30만원대 가격에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LTE 가입자는 5116만9843명이다. 같은 기간 5G 가입자 규모(1584만명)에 비하면 아직 대다수 이용자가 LTE를 이용 중이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5G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5G 스마트폰 출시 비중을 높아지고 LTE 폰 출고는 거의 멈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5G, 여전한 품질 문제...”서비스 개선에 시간 필요”

통신 품질과 상관없이 스마트폰 교체에 따라 5G 가입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통신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5G 집단소송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의사를 밝힌 통신 소비자는 2000여명 규모로 추산된다. 이통3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비싼 통신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저품질 서비스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 당시 정부와 이통3사는 “5G는 4세대(LTE) 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한 것을 대표적인 과장광고로 꼽는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는 1995건으로 지난 2019년보다 16% 늘었다.

이통3사 한 관계자는 "업계가 통상 무선시설투자를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한다”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투자가 집행되면 5G 품질 문제가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5G폰 구매한 소비자는 ‘알뜰폰’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알뜰폰이 5G스마트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기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는 1569명에 불과한 반면 4G는 404만 2690명, 3G는 650만1024명에 달했다. 이는 이통3사 망을 빌려 쓰는 선·후불 휴대폰, 커넥티드카(인터넷이 연결된 자동차)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등을 모두 포함하는 수치다. 

이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다수 통신 소비자가 이용하는 상품은 후불 휴대폰 요금제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알뜰폰 후불 휴대폰 이용자는 332만회선에 그쳤지만, 올해 6월에는 392만회선으로 약 60만회선 증가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폰12와 올초 갤럭시S21의 자급제 물량이 전작 대비 증가했고 5G폰과 4G유심을 결합한 2030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통신사와 함께 출시하는 5G 스마트폰은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지만 자급제 스마트폰을 선택할 경우 알뜰폰을 통해 4G 요금제도 가입이 가능하다.

고가의 5G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통신3사 4G요금제보다 30~50%가량 저렴한 알뜰폰 4G 요금제를 선택해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SNS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4G로도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며 “한국은 4G 전국망이 가장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시 고개 드는 통신3사 계열 불법 보조금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며 일부 이동통신사(MNO) 유통망에서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며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부 유통망에서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짜폰에 법정 상한선을 초과한 수준의 현금, 상품권 등을 페이백으로 지급하며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소알뜰폰 사업자는 이 같은 판촉활동에 맞서기엔 자금력이 부족하다. 결국 통신3사 계열의 알뜰폰 업체 또는 이통3사로 소비자를 빼앗기는 형국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달초 발간한 '2021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606만명) 중 45.7%(277만명)가 이통3사 자회사인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했다. 2019년 말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37%였던 것과 비교해 1년6개월 만에 점유율을 1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를 중심으로한 대형 유통망 입장에서는 타사에 소비자를 빼앗기느니 자사로 유입하려고 하고, 그게 어렵다면 자사 계열 알뜰폰으로 가입자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