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빼곤 다 아쉬운 성적”…롯데쇼핑, 하반기엔 좋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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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빼곤 다 아쉬운 성적”…롯데쇼핑, 하반기엔 좋아질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8.0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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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효과’ 백화점 부문, 전년동기대비 40.9%↑
마트·슈퍼·컬쳐웍스 사업 부문, 2분기 적자 기록
롯데온, 영업손실 ‘290억→320억’으로 적자폭 확대

하반기 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개점으로 반전 꾀해
신동빈 회장, e커머스 부문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
롯데온, ‘버티컬 플랫폼’ 위해 M&A도 적극 추진할 것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4.7% 늘긴 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한창 밑도는 76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롯데쇼핑이 올해 2분기(4~6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놨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 부문이 나름 선전하기는 했으나 적자를 기록한 롯데마트·롯데슈퍼·이커머스(롯데온) 등을 비롯해 그간 효자노릇을 담당했던 롯데하이마트 마저 5~6월 잦은 장마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전체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억 원대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둔 탓에 2분기 영업이익(76억원)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444.7%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시장 기대치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77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약 10%에 그쳤다. 

하반기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의왕 ‘타임빌라스’ 개점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게 롯데쇼핑 측의 입장이다. 또한 최근 자생력 강화를 위해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사업 부문의 조직 개편을 단행해 하반기에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와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장기화와 롯데온 성장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적인 이슈가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2분기, ‘주축’ 백화점 빼곤 다 아쉬운 성적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3.5% 감소한 3조9025억 원, 영업이익은 444.7% 증가한 76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송도롯데몰 공사 지연에 따른 추징 세금(부동산세) 323억 원의 영향이 컸다. 해당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399억 원이다. 롯데 측은 지난 2011년 송도 부지를 매입하면서 롯데송도몰 건설을 추진했으나 현재 오피스텔, 롯데마트 외 백화점·쇼핑몰 등은 건설이 안 된 상황이다.

그나마 백화점 부문이 호조를 보인 것은 위안거리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6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7210억 원으로 8.2% 늘었다.  국내 소비 회복이 지속됐고 해외 사업 기조효과 영향으로 고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존점 신장률은 10.3%로 견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사업부문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할인점(롯데마트)은 지점 축소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부진점포 축소에 따라 전체 매출은 4.8% 줄었지만 구조조정 효과로 영업적자는 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0억 원 개선됐다. 주류, 신선식품, 밀키트 등이 두자릿수 성장하면서 기존점 신장률은 1.7% 성장했다. 슈퍼(롯데슈퍼) 부문도 16.8% 매출이 감소했지만 구조조정 효과로 영업적자는 80억 원 개선돼 20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롯데쇼핑의 실적을 이끌었던 롯데하이마트는 5~6월 장마와 낮은 기온으로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며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줄었다. 매출액, 영업이익이 9880억 원, 330억 원으로 각각 11.4%, 52.3% 줄어들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홈쇼핑은 마케팅 강화로 영업이익이 18.1% 줄었지만 매출액은 4.9% 늘어났다. 컬처웍스(롯데시네마)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매출액이 36.6% 늘어난 430억 원을 기록했다.

수장 교체 등 전사적으로 힘을 실었던 e커머스 부분(롯데온)은 2분기 역시 부진했다. 프로모션 확대로 영업 손실 규모가 줄어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출은 10.4% 줄어든 29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적자는 3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 원가량 폭이 커졌다. 

거래액은 13%나 늘었지만,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면서 셀러 확보를 위해 수수료를 인하해 출혈이 생겼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광고 판촉비 등 판관비가 늘었고 시스템 안정화 및 개발 확대 관련 비용도 증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롯데온 오픈에 따른 회계기준 영향이 2분기까지는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오프라인 출점·온라인 강화로 돌파구 찾나

롯데쇼핑측은 하반기에 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 출점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개점은 곧바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는 20일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개점한다. 수원점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로,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매장이라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연면적 24만5986㎡(7만4541평) 규모로, 경기도 내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내달 10일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인 경기도 의왕의 ‘타임빌라스’가 문을 연다. 연면적 17만4000㎡, 영업면적 5만3600㎡(약 1만6200평)인 타임빌라스는 서울 강남에서 30분 거리인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에 위치해 수도권 고객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개점이 롯데쇼핑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양 사이트의 연간 매출액은 동탄 5000억 원 이상, 의왕 3000억 원 이상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선 롯데온도 주목할 만하다. 좀처럼 영향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우나, 이커머스 살리기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롯데온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인력들이 롯데온 이커머스사업부 내로 이동했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 융합을 이뤄내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이밖에도 롯데온이 추구하는 ‘버티컬 플랫폼’을 위해 인수·합병(M&A) 등 외부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검토할 가능성도 높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후 사내망을 통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지분 투자 등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인구 자체가 줄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수도권 거리두기 강화 이후인 지난 12일부터 8월1일까지 3주간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패션은 6.2% 역성장했다. 해외명품도 3% 늘어나는 데 그쳐 매출 신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롯데온 성장의 불확실성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4월 롯데온은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이커머스 본부 대표로 선임하며 힘을 실었지만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유무’가 롯데온의 성장의 승패를 가르는 열쇠라고 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필요한 건 롯데온 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나 기술”이라며 “새벽배송도 모든 이커머스 기업이 하고 있듯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서비스는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롯데온이 어떤 부분에 강한지 스스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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