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 폴더블폰 시장, 재주는 삼성이 부리는데...돈은 샤오미가?
상태바
[IT톺아보기] 폴더블폰 시장, 재주는 삼성이 부리는데...돈은 샤오미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8.08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샤오미, 2023년까지 삼성 제치고 글로벌 1위 공언
샤오미, 지난 6월 삼성·애플 제치고 월 판매량 1위
위기의 삼성, '갤S21' 1350만대 vs '아이폰12' 1억대
중국 제조사, '애플 하청' 폭스콘 등 통해 제작 노하우 축적
샤오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雷軍) 회장
샤오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雷軍) 회장. 사진=연합뉴스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폴더블폰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23년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75%를 점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동시에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위협하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애플이 2023년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나아가 샤오미는 2023년에 폴더블폰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개척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재주는 삼성이 부리고 돈은 샤오미를 필두로한 중국이 가져간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각종 폴더블폰 용 부품 시장 규모는 삼성전자가 키웠는데, 낮아진 부품가격과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폴더블’이라는 제품군을 샤오미나 애플이 활용해 점유율을 챙겨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일찍이 삼성전자가 다음달 11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전 세계 동시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샤오미는 하루 전인 10일 온라인 생중계로 연례행사를 연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자리에서 샤오미는 신형 플래그십 폰 ‘미믹스4’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 삼성의 신제품 공개 행사에 샤오미가 ‘재를 뿌린다’고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삼성전자도 샤오미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샤오미는 한 때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애플이나 삼성을 베끼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루 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은 지난 5월 말 '샤오미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분기에 애플을 넘어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웨이빙 부사장은 "이르면 2023년에는 삼성전자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3~5년내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웨이빙 부사장이 말한 데로 샤오미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샤오미가 2023년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 자리에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1위인 삼성의 위기를 경고하는 수치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의 6개월간 판매량은 1350만대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1700만대 팔린 전작 갤럭시S20 시리즈보다 20%가 적은 수준입니다. 

애플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지난해 10월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2'는 지난 4월까지 7개월간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습니다.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6'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작인 '아이폰11'은 출시 9개월 만에 1억대를 돌파했는데, 최신작 아이폰12는 그보다 2개월 빠르게 1억대를 넘어선 것입니다. 

플래그십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삼성을 압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화권 제조사도 더 이상 중저가폰에 머물러 있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플래그십 모델이 중저가폰에 비해 수익률이 2~3배 높은 상황에서 굳이 저수익 모델을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스마트폰 제작을 대만 폭스콘에 전량 외주를 맡기고 있다”며 “폭스폰과 거래하는 수많은 중국 기업과 인력으로 스마트폰 제작 노하우가 흘러갈 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제작을 대만의 폭스콘에 맡깁니다. 폭스콘(훙하이정밀)은 중국 본토와 베트남 ,인도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100만명 규모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간 축적한 아이폰 생산 노하우는 수많은 중국 본토 협력업체와 폭스콘 직원들에게 공유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만이 참여했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샤오미·오포·비보 등이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아이폰 제작 노하우까지 더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회장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회장.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폭스콘 창업주 궈 타이밍(郭台銘, Guo Tai-ming)은 ‘혐한’ 발언으로 유명한 인사입니다. 그는 "내 인생의 목표는 배신자 삼성전자를 무너뜨리는 것", 갤럭시 말고 아이폰을 구입해라", "일본 기업과 손잡고 5년 내 삼성전자를 꺾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삼성전자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삼성전자는 폭스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계열사인 치메이(Chimei)와 LG디스플레이 등 6개사를 유럽연합(EU)에 가격담합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폭스콘은 과징금 3억유로를 냈지만 삼성전자는 자진신고에 따라 과징금을 전액 면제 받은 이후 궈 타이밍은 삼성을 향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결국 폴더블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는 애플이 참전하는 20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플래그십 시장에서의 시장 구도가 폴더블폰에서도 반복될 경우 삼성의 위기는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궈 타이밍의 폭스콘과 샤오미 등 삼성전자의 추락을 기다리는 경쟁사도 삼성의 약점을 공략하고자 치밀한 준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그간 재주를 부린 삼성이 돈도 가져갈 수 있는 뚜렷한 매력을 소비자에게 제시하지 않는다면, 왕서방이 웃음짓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