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속되는 '정책 간보기'···분유·전자담배·스트리밍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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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계속되는 '정책 간보기'···분유·전자담배·스트리밍 저격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8.06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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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콰이서우 등 관련 기업 주가 폭락
홍콩매체 "여론 떠보려 관영 매체 이용"
중국 관영매체들이 잇따라 또다른 분야를 때리며 시장 반응을 살피는 가운데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진=로이터/연합.
중국 관영매체들이 잇따라 또다른 분야를 때리며 시장 반응을 살피는 가운데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과 사교육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관영 매체들이 잇따라 또다른 분야를 때리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아기 분유의 공격적인 광고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화통신은 모유 수유보다 분유 소비가 증가한 것에 대해 분유회사의 공격적 마케팅을 비판했다.

SCMP는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는 가운데 신화통신의 관련 보도가 나왔다"며 "기술과 사교육 분야에 대한 중국 당국의 최근 공격 이후 중국 매체들이 당국의 규제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는 와중에 분유업계가 새로운 희생자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홍콩 증시가 개장하자 중국 분유업체 차이나페이허(中國飛鶴)의 주가는 7.2% 폭락했고 중국 최대 유제품 제조업체인 멍뉴(蒙牛)의 주가는 5.9%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회복했다.

신화통신은 전날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과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위험을 경고하는 두 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또 중국과학기술부는 술 소비와 암의 상관관계에 관한 외국 연구를 인용한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전날 선전 증시에서 성장호르몬 제조업체 창춘하이테크의 주가가 10% 폭락했고 중국의 주류업체 빅3의 주가도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약 1~3% 떨어졌다.

중국 전자담배회사 릴렉스의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5%대 폭락했다.

또 전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당보 경제일보는 논평을 통해 온라인에서 저속한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사업모델에 이의를 제기하며 더 강력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논평은 관영 인민일보를 통해서도 다시 게재됐다.

이후 홍콩 증시에서 콰이서우 주가는 15.3% 폭락했다. 비리비리는 3.2% 떨어지며 지난 5월 29일 홍콩 증시에 데뷔한 이래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단속이 확대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주 광범위한 주식 매도 사태 속에서 콰이서우도 경쟁사인 텐센트와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지난 3일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를 지적하면서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당일 홍콩 증시에서 시총 상위 대장주인 텐센트를 비롯해 넷이즈와 XD와 차이나모바일게임엔터테인먼트(CMGE) 등 중국 게임사의 주식이 한때 일제히 10% 이상 폭락했다.

SCMP는 "최근 증시에서 벌어진 일은 중국 관영매체 보도의 행간을 읽으려 하거나 시장이나 산업 정책과 관련한 공식 지침과 시장의 루머를 구분하기 위해 애쓰는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당국의 기술과 사교육 분야 단속으로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지난달 1조2천억 달러가 증발한 후 신화통신이나 인민일보처럼 중국 정부의 선전도구의 보도에 극도로 민감해하며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면서 "이들 보도는 비웃을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은 주요 정책 발표 전에 여론을 시험하기 위해 관영 매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BCA리서치는 중국 당국의 규제가 추가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당분간 중국 주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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