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구글폰...'플래그십 폰' 새로운 기준은 AI(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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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구글폰...'플래그십 폰' 새로운 기준은 AI(인공지능)?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8.0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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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체 AP '텐서' 탑재한 픽셀6 준비
사진 보정·음성인식 등 AI 기능 강화
상향평준화된 플래그십 시장에서 AI 기능 강조
픽셀 6 출고가 1000달러, 아이폰·갤럭시와 경쟁
구글 텐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구글 픽셀6. 사진=구글 블로그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구글이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텐서(Tensor)칩을 탑재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업계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픽셀6의 흥행은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 평준화 된 상황에서 구글이 강조한 인공지능(AI) 기능이 얼마나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오는 10월 신규 스마트폰 픽셀6과 픽셀6프로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구글텐서'를 탑재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빅스비가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와 기능이 겹치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려웠다”며 “구글은 OS를 제공하다보니 자체 AI 기능을 강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픽셀의 무기는 AI?...텐서는 이세돌과 맞붙은 ‘TPU’가 모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사다. 분기 당 7000만대 규모의 출하량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직접 제공하는 AI 기능인 ‘구글 어시스턴트’에 밀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빅스비’의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는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구글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텐서’를 공개한 것이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는 구글 텐서는 구글이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반도체 ‘텐서프로세싱 유닛(TPU)’를 중심으로 설계된 ARM 기반 칩이라고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에 탑재된 AI 반도체 'TPU'. 사진=구글 클라우드

구글은 전세계 이용자에게 제공 중인 포토, 번역, 검색, 어시스턴트 등 각종 AI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센터에 지난 2016년부터 직접 설계한 TPU를 사용했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AI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선 대규모 데이터 연산을 담당해줄 반도체가 필요하다. 대부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선 이 역할을 인텔과 AMD의 서버용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활용한다. 

CPU나 GPU는 자체 성능은 뛰어나지만 애초에 AI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가 아니다. 최근에는 구글, 인텔, 아마존 등이 자사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이다. TPU는 구글이 개발한 반도체로 이세돌 기사와 대결을 펼친 알파고의 연산도 TPU가 담당했다. 

구글이 스마트폰인 픽셀6과 픽셀6프로에 탑재할 모바일 AP는 구글 AI 역량의 상징인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의 운용 경험이 축적된 제품인 셈이다. 

구글은 텐서가 스마트폰의 사진·동영상처리, 번역, 문자음성전환 등 AI 기능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텐서가 탑재된 픽셀6은 사진을 흐릿하게 찍어도 AI가 선명하게 고쳐주고, 음성을 바로 문자로 변환해주는 AI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6는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형태인 만큼 데이터센터와 정보를 주고 받을 필요가 없어 AI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보안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온디바이스는 삼성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기능”이라며 “스마트폰의 제한된 전력과 공간을 활용해 고성능 AI 기능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I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 될까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플래그십 모델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카메라 기능을 거의 유일한 차별화 요소로 꼽는다. 

문제는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이미지센서, 카메라 모듈 등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만드는 부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니, 삼성전자 등이 이미지센서를 만들고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부품사가 카메라 모듈을 제작한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아닌 샤오미 제품에 처음 탑재됐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2억화소 이미지센서 역시 샤오미 제품에 선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이나 애플 보다 제조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중화권 제조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며 부품 수급 협상력도 높아진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12프로 맥스 모델에는 12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스마트폰은 카메라에 전화 기능을 넣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가 어렵다보니 카메라 성능이 오버스펙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AI라는 새로운 요소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1%내외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업계가 구글의 자체 칩 생산 소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생태계’ 때문이다. 

구글은 애플에 맞서 유일하게 OS부터 하드웨어까지 직접 만드는 기업이다. 안드로이드 OS·픽셀 시리즈 스마트폰·텐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작·운영 하면서 최적화시킬 수 있다. 그간 ‘삼성폰’은 애플 보다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 수준은 애플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 어려운 OS 시장...대안이 없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압도적인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이 뒷받침 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간 픽셀에 사용하던 퀄컴 AP를 대신해 자사 OS에 최적화된 AP를 탑재하면서 사진, 어시스턴트 등 스마트폰의 각종 AI 기능을 극대화해도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탈할 스마트폰 제조사는 사실상 없다. 

지난 1년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OS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72.2%, 애플 iOS는 27% 였다. 애플을 제외하곤 안드로이드 외에 다른 OS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AI 기능을 강화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

삼성 빅스비처럼 안드로이드 기능과 충돌할 경우 제조사의 AI 기능 확장에는 제한이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AI 서비스 기반 알고리즘도 구글이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OS에 최적화된 모바일 AP를 구글이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전작인 픽셀 5 출고가는 699달러(약 80만원)였지만 픽셀6 출고가는 1000달러(약 114만원) 수준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갤럭시와 경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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