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난감해 하는 '공급난'...미국 경제에 직격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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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난감해 하는 '공급난'...미국 경제에 직격탄 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8.0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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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공급난으로 인한 美 기업이익 타격 불가피"
"소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우려할 부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공급난에 대해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공급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반도체 공급난이 향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한 말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를 받아온 애플조차도 공급난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공급난으로 인해 기업이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공급난이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애플·테슬라도 공급난 직면...미 기업 대부분 직격탄 

애플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도 공급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 2분기 기록적인 이익을 냈지만, 역시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26일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올해부터 생산 예정이었던 픽업트럭 모델 '사이버 트럭' 생산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의미있는 수준으로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과 테슬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췄지만, 이들마저도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다른 미국 기업들이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기회복과 함께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난으로 인해 제품가격 상승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국 공급난이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고 있고, 이것은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손실을 주고 있는 만큼 미 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허니웰 인터내셔널의 경우 공급난으로 인해 2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타 제조업체들 역시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시카고 교외에 위치한 세코 로지스틱스의 최고 성장 책임자인 브라이언 보크는 "1년 12개월이 모두 성수기가 된다면 공급망은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이를 전하며 "급증하는 소비자 수요에 반해 미국의 화물들은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배송지연 및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 부족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물론 화물비용까지 크게 튀어오르면서 제품 가격도 적지 않은 폭으로 올랐다는 것. 

미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전 대비 5.4% 상승했고, 이는 5월에 5% 상승한 이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용품 업체인 프록터앤드겜블은 "원자재 및 화물비용 상승으로 올해 19억달러 가량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록터앤드겜블은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을 인상으로 비용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제너럴 밀스는 화물운송 비용 증가를 이유로 대부분의 식료품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장난감 제조업체인 해즈브로와,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 역시 화물비용 상승을 이유로 2% 추가 가격인상에 나섰다. 

킴벌리 클라크 역시 펄프 비용 및 유통비 등이 크게 올라 "현저하게 높아진 비용 부담에 직면해있다"고 토로했다. 

마이크 수 최고경영자(CEO)는 "4월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자재 가격이 높이 치솟았고, 공급망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공급난으로 비용상승 불가피..미 경제 타격될 듯

문제는 이같은 비용 상승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캐터필러의 짐 움플비 CEO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공급난은 일회성 부품 부족 혹은 병목현상보다도 훨씬 더 광범위하다"며 "2분기 매출과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오피니언을 통해 "우리는 이제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공급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기업을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통신사는 "공급망 도전과 인플레이션이 미 경제에 충격을 줄지에 관한 논쟁과도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공급난에 대한 부담을 기업들이 어떻게 해소할지가 기업들에게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테슬라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기업들도 공급난의 영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는 가장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기업들도 더이상 공급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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