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명품만큼 중요한 건?…"유명 맛집,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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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서 명품만큼 중요한 건?…"유명 맛집, 다 있어요"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3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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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식음료 매장 늘리며 고객 잡기
롯데百 동탄점, 식음료 국내 최대 규모
더현대서울, 맛집 해시태그만 1만2000개
“맛에 진심”인 신세계, 8월 대전점 오픈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들이 유명하고 독특한 식음료 브랜드들을 유치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오는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입점하는 '스케줄 청담' 음식점. 사진=스케줄 청담 SNS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손대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플레이트로 시선을 사로잡는 SNS 속 카페나 외국에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 오래된 경력으로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골목가 식당들을 한 곳에서 모두 다 만날 수 있다면? 

대(代)를 이어 운영하는 유명 맛집, 최신 트렌드 빵집과 인기 디저트 전문점들이 백화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백화점들이 전국구 맛집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펼친 건 오래됐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백화점 업계에 ‘맛집’은 고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좋은 영역이다.

롯데百 동탄점, 맛집이 무려 ‘100개’

다음 달 20일 개점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2014년 문을 연 수원점 이후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다. 연면적 24만5986㎡(7만4541평) 규모로, 경기도 내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롯데백화점 측은 “동탄점은 전국에서 가장 젊고 구매력이 높은 지역인 동탄 상권 맞춤형 백화점으로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동탄신도시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젊은 가구가 대다수다. 동탄이 포함된 화성시는 2020년 기준 평균연령 37.4세로 전국 2위에 올랐고, 출산율도 1.2명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구 중 40대 이하의 비중이 72.6%로 전국 평균인 59.3%보다 13.3%포인트나 낮은 젊은 도시다. 대기업 사업장을 비롯해 동탄테크노밸리 등 1만개가 넘는 사업체가 있어 소득수준도 높은 편이다.

파리크라상의 '스크램블에그브런치' 메뉴. 사진제공=파리크라상

롯데백화점 측은 상권의 특색을 고려해 영업 공간 절반 이상을 식·음료, 리빙, 체험, 경험 콘텐츠로 채웠다. 특히 식·음료 매장 ‘푸드 에비뉴’는 맛집 100여곳이 입점한 전국 최대 규모의 식품관으로, 전체 영업면적 중 28%가량(2만4690㎡·7469평)을 차지한다. 축구장 3개를 모아놓은 규모다. 

동탄점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국구 맛집부터 트렌디한 해외 유명 음식점, 이색적 브랜드를 유치했다. 청담동에서 인플루언서 맛집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스케줄 청담’, 63빌딩의 파인 다이닝 중식당 ‘백리향’을 바탕으로 만든 컨템포러리 차이니스 레스토랑 ‘백리향 스타일’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KBS 유명 프로그램인 ‘한국인의 밥상’을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한식공간’의 조희숙 셰프와 연계한 갤러리형 한식 레스토랑 역시 최초 공개다.

지하 2층에 있는 브런치 카페 ‘파리크라상 NEO’는 동탄점 시그니처 카페다. SPC의 프리미엄 베이커리인 파리크라상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으로, 쉐프와 파티셰가 오픈 키친에서 만드는 정통 프리미엄 베이커리&브런치 카페다. 에그베네딕트, 파스타 등 30여종의 메뉴를 선보이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 타르트 등의 디저트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더현대서울, 맛집 해시태그만 1.2만개

지난 2월말 개점한 현대백화점의 여의도점 ‘더 현대 서울’을 방문한 고객들은 일제히 “기존 백화점이 갖고 있던 ‘틀’을 깼다”고 평가한다. 

더 현대 서울에서 가장 주목할 곳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와 지하 1층의 글로벌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이다. ‘테이스티 서울’은 규모만 1만4820㎡(4500평)으로, 입점한 식음료(F&B) 브랜드는 총 90여 개에 달한다. 식·음료 매장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10여 개나 더 많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에 입점해있는 수티(왼쪽), 블루보틀. 사진='더현대서울' SNS

인스타그램에 ‘더현대서울맛집’을 검색하면 해시태그가 1만2000여개에 달한다. 타 백화점들은 많아야 1000개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연일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유명 맛집(몽탄·뜨락·금돼지식당)이 함께 선보인 한국식 BBQ(바비큐) 전문점 ‘수티’를 비롯해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 ‘긴자 바이린’ 등이 있다. 

커피와 디저트 마니아들을 위한 맛집도 대거 입점했다. 다들 백화점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SNS 속 유명 가게들이다. 서촌과 연남동에서 영국식 스콘 맛집으로 유명해진 ‘레이어드’, 상도동의 패스츄리 전문 브랜드 ‘시간을들이다’와 서래마을 프랑스식 디저트 ‘마얘’, 뉴욕 베이글 브랜드 ‘데이비드 베이글’ 등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겨냥했다.

특히 성수동과 청담동 유명 카페 ‘카멜’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대기 줄을 서야 한다. 서교동과 신사동 등에서 이름난 카페 ‘테일러 커피’도 여의도에 첫 매장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맛에 진심”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맛집에 진심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유명 맛집을 잘 발굴해낸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이 맛집을 유치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해당 맛집이 타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가’ 여부인 만큼, 특색 있는 음식점들을 유치한다.  

최근 신세계는 경기점 식품관을 리뉴얼해 100여개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리뉴얼 식품관은 각 코너마다 전문가가 상주해 고객 취향과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입점해있는 '일호식'의 가오리회 무침과 항정수육 메뉴. 사진제공=일호식

먼저 정육 코너에서는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구매한 고품질의 한우를 만날 수 있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한우 매참인 자격을 획득한 신세계 바이어가 국내 최대 한우 공판장인 음성에서 엄선해 선보이는 것이다.

또 주 고객층이 5060세대가 가장 많은 것(40%)을 참고해 밥상 차림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는 지역 1등 반찬가게들을 새롭게 소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 시킨 지역 맛집도 있다. ‘돈까츠 윤석’, ‘일호식’ 등 입소문이 난 식당들부터 서울 맛집인 ‘이수통닭’, ‘오목집’, ‘칙피스’ 등이다. 아울러 인기 디저트 브랜드 16개의 500여 가지 상품을 한곳에서 만나는 스위트 셀렉션 조닝도 맛집 골목처럼 꾸몄다.

다음 달 말 오픈 예정인 대전 신세계엑스포점도 지역 특색을 살린 한식과 더불어 카페, 디저트 베이커리 등 층별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맛집이 불황을 뚫는 주무기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요즘엔 음식의 ‘사진빨’도 중요하기 때문에, (맛집)유치가 끝이 아니라 플레이팅에도 신경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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