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GDP 예상보다 부진했지만..."델타 변이가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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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GDP 예상보다 부진했지만..."델타 변이가 더 걱정"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30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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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분기 GDP 6.5%...예상치 8.4%에 못미쳐
개인 소비는 여전히 강해...주택자재 공급망 붕괴 등 일시적 요인 영향 미친 듯
델타 변이 확산세는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감 높여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개인들의 견조한 소비로 인해 전분기에 이어 6%대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공급망 붕괴 등 일시적인 요인들로 인해 2분기 성장률이 기대치에는 못미쳤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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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극심했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 경제가 휘청거린 후 올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은 향후 미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 2분기 GDP 증가율 6.5%...기대치에는 못미쳐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6.5%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성장률은 1.6%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증가율은 8.4% 수준이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다소 부진했던 GDP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지난 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를 그다지 위축시키지는 못했다. 

이는 2분기의 부진이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이 컸고,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경제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출은 2분기 연율 11.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품 소비지출은 11.6%, 서비스 소비 지출은 12% 각각 늘었다.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2분기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지만 개인 소비의 강한 흐름은 매우 고무적이었다"며 "미 경제는 하반기, 2022년까지 강한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미 경제가 7.5%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GDP를 갉아먹은 것은 주택 투자 감소로 해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주택은 어떤 면에서는 호황을 누리며 집값이 기록적으로 오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2분기 주택 투자가 연간 9.8% 비율로 줄어들면서 큰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이것이 전체 GDP 성장률의 0.5%포인트를 갉아먹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주택 부문의 부진은 공급망 붕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목재 가격 및 건축 자재 가격이 치솟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자재를 구하기가 어려졌다는 것. 이로 인해 주택에 대한 엄청난 수요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고, 이것이 전체 GDP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되면서 투자심리 위축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자료=한국투자증권

델타 변이 확산세는 우려...미 곳곳서 규제 강화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것이 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백신 접종률 증가세가 정체된 가운데, 접종률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과는 무관하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고, 일부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방역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 빅테크들은 자국 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구글은 사무실 복귀 시점도 기존 오는 9월1일에서 10월18일로 늦췄고, 페이스북은 사무실 복귀를 위해서는 백신을 필수적으로 접종할 것을 강조했다. 애플은 마스크 착용을 재개했으며,  트위터는 뉴욕 및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공지했다. 

미 의회에서는 의사당 출입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날 정치 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의회 경찰 책임자인 토머스 메인저는 전날 직원들에게 의회 내 새로운 마스크 지침 시행을 명령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하원 건물 출입이 거부되고, 마스크 착용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불법 출입으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처럼 소비와 일터로의 복귀가 다시 후퇴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랜트손튼의 수석 경제학자인 다이앤 스웡크는 "당신이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혼란에 계속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라며 "미국인들이 밖에 나가지 않고, 이전처럼 외식을 자주 하지 않고 여행을 하지 않는 등 약간의 부정적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경제 헤드 역시 "재개방과 관련한 이같은 움직임이 지난 몇달간 경제를 견인해왔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망설임이 결정적인 순간에 회복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행동의 사소한 변화도 이번에는 더 의미있게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직까지 소비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2분기 개인소비 지출이 긍정적이었던 것을 비롯해 민간 부문의 최근 데이터에서는 이렇다 할 둔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스의 분석에 따르면, 항공편 수와 호텔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대중교통 이용 역시 코로나19 이전 만큼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 일을 하고 돈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회복이 불균형하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NYT는 "미국 소비자 9000만명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를 추적하는 자료를 보면 최근 고소득층의 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반면 원격근무가 가능한 대학 학위 소지자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고등학교 졸업자 이하의 사람들은 여전히 일자리 복귀 수준이 기준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NYT는 이를 전하며 "성장세는 강력하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큰 장애물이 있다"며 "2분기 GDP는 경제 정상화를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 국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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