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데 고기 맛이?”…신세계·농심도 뛰어든 ‘대체육’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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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데 고기 맛이?”…신세계·농심도 뛰어든 ‘대체육’ 시장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2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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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가치소비’ 열풍…2040년 육류시장 추월
동물권·환경 보호에 민감, ‘유연한 채식’ 즐겨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대체육 브랜드 선보여
농심, ‘베지가든’으로 20종에 가까운 제품 론칭
동원F&B, 2019년부터 미국 ‘비욘드미트’와 협업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일부 채식주의자들만 찾는다고 알려져 있던 대체육 시장에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줄줄이 뛰어들고 있다.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동물과 환경을 보호한다는 가치 아래 자신만의 방법으로 ‘유연한 채식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이에 신세계푸드·농심·동원 등 식품 기업들이 저마다 미래 먹거리로 점쳐지는 대체육 시장 선점에 나섰다.

대체육 시장…2040년 육류시장 추월

전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문화가 자리 잡은 미국·유럽 등에서 대체육은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5조2500억 원에서 2023년 6조70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에는 116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아직 200억 원대 수준으로, 걸음마 단계지만 2026년에는 2600억 원에 이르는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체육이란 식물성 단백질 등을 이용해 식감과 모양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든 식재료로, 진짜 고기가 아닌 인공 고기다. 과거에는 종교적인 이유, 건강상의 문제, 개인적인 신념 등의 이유로 일부 소비자들만 대체육을 찾았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에 민감한 MZ세대는 ‘가치소비’를 실천하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체육을 소비한다. 주 소비층이 된 이들은 ‘무조건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생활 방식 대신 ‘될 수 있으면 고기보다는 대체육을 먹자’는 유연한 방법을 택하기 때문에 접근이 더욱 용이하다. 대체육에 대한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28일 독자기술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했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5년 간 연구 끝 ‘베러미트’ 론칭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신세계푸드는 28일 독자기술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했다. 첫 제품으로는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 슬라이스 햄)을 선보였다. 부드러운 이탈리안 정통 햄 ‘볼로냐’,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독일 정통 햄 ‘슁켄’, 고소한 맛의 이탈리안 정통 햄 ‘모르타델라’ 등 3종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체육 연구 개발을 해왔다.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체육 시장에 진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건강과 식품안전·지구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화되면서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영향도 반영됐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소고기 대체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신세계푸드가 첫 대체육 상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을 고른 이유는 따로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육류 소비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돼지고기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돼지고기 대체육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도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솔루션이 바로 대체육이라는 신념으로 오랜 시간 연구·개발했다”며 “앞으로 배러미트 브랜드로 다양한 대체육을 개발해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다. 사진제공=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직접 챙기는 ‘베지가든’

농심은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면서 채식 식품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로,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샐러드 소스와 국물 요리에 맛을 내는 사골맛 분말, 카레 등 소스 및 양념류도 함께 선보인다. 국내에서 가장 폭넓은 제품군이며, 식물성 치즈는 농심이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다. 농심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동원F&B는 지난 2019년 미국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대체육을 들여오고 있다. 현재 대표제품인 버거를 비롯해 소시지, 볶음고추장, 궁중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풀무원도 대체육 등 식물성 단백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미닝아웃’ 트렌드가 불면서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꼭 비건이 아니더라도 동물권 보호라든지 친환경적인 이유 때문에 가공육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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