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코로나 재확산 시대에도 믿을 건 '빅테크' 뿐
상태바
美 증시, 코로나 재확산 시대에도 믿을 건 '빅테크' 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28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MS·알파벳, 일제히 역대급 실적 발표
일각에서는 '정점' 우려하지만 긍정적 평가도 이어져
NYT "빅테크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승리중"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해 주목된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해 주목된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가 지난 2분기 기록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뤄냈다.

코로나19 시대에 원격근무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빅테크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펼쳤는데, 지난 2분기, 즉 코로나19에서 전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한 시기에도 빅테크의 놀랄만한 실적 행진은 이어졌다. 

코로나19가 전세계 많은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전환시켰고, 이것이 빅테크의 실적으로 연결된 셈이다. 

빅테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정점'을 우려하기 시작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빅테크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2분기 역대급 실적 내놓은 애플·MS·알파벳 

27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은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4% 늘어난 814억3400만달러(약 94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733억달러를 예상한 바 있지만, 예상치를 11% 웃돌았다.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3% 늘어난 217억4400만달러(약 25조원)를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아이폰 판매량이 1년전 대비 50% 늘어난 것을 비롯해 아이패드, 맥, 서비스 등 모든 사업부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에 미국과 전세계 소비자들의 낙관론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미래와 혁신이 가능해질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져(Azure)의 호황, 소프트웨어 및 비디오게임, 링크드인 광고 등의 마케팅 사업 수익이 증가하면서 분기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MS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한 461억5200만달러(약 53조3000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47% 증가한 164억5800만달러(약 19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전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로 인해 식료품과 다른 제품들의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되고, 스트리밍 비디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6배 오른 185억2500만달러(약 21조4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2% 늘어난 618억8000만달러(약 71조4000억원)를 기록, 월가의 예상치를 약 10% 웃돌았다. 

특히 최근 출시한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쇼츠'의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유튜브 광고 매출도 1년전 대비 9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세계 곳곳에서 온라인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번 분기에 파트너들은 우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고, 우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에게 역사상 그 어느 분기보다도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기술기업들의 호황기로 여겨졌던 록다운 시기가 모두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는 강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빅테크 3사의 시장가치는 6조달러를 넘어서고, 이들은 지난 분기에 약 570억달러, 하루 6억2000만달러의 이익을 기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도 있어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6% 하락했다. 역대급 실적에 대한 '감탄'보다는 3분기부터 둔화될 실적에 대한 '걱정'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기술연구 전문 벤처기업인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경기가 곧 둔화될 것으로 믿는다"며 "오늘 장 마감 후 하락세를 보인 밑바닥에는 이같은 실적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경영진들 역시 이같은 우려에 공감하는 발언을 던졌다.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 메스트리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2분기보다는 3분기에 더 클 것"이라며 "매출에 40억달러의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파벳의 CFO인 루스 포랏 역시 "3분기 매출에 대한 순풍은 지금보다 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 "빅테크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승리중"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바꿨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빅테크의 훈풍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빅테크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승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고, 쇼핑하고, 세상을 배우고, 즐거움을 추구하는지를 지배하는, 미국인의 삶에 이렇게 큰 힘을 가진 산업은 단 하나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빅테크들은 미국인들과 미국 경제가 대유행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만들었다는 것. 이제 사람들은 록다운이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생활용품들을 마트에서 사지 않고 아마존에서 배송밷는 등 생활 습관을 바꿔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세계가 휘청거리자 (빅테크가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를 공급했다"며 "소비자 경제는 이제 지역경제에서 전국경제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경제학자이자 뉴욕대학교 금융학 교수인 토마스 필립폰은 "세계적인 록다운으로 인해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대기업들이 코로나19의 가장 큰 승자가 됐다"며 "빅테크에게 코로나19는 완벽한 훈풍이 됐다"고 설명했다. 

빅테크의 힘이 커지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에 각종 규제를 들이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알파벳 주가가 최고 306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18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27일 종가 기준 아마존 주가는 2638달러다. 

브라이언 노왁 모건스탠리 분석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54%가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 검색 상품을 온라인에서 가장 먼저 상품을 찾아보는 곳으로 꼽았으며, 이는 과거 조사 대비 50%보다 늘어난 수치다. 

그는 "검색 및 유튜브 등 지속적인 혁신으로 평가절하되지 않는 제품들이 여러개 있다고 믿기 때문에 구글의 성장세는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역시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나섰는데, 이같은 지속적인 혁신이 빅테크의 성장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24일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 역시 저커버그 CEO가 "인터넷이 앞으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휴대폰을 통한 상호작용 대신 사람들은 가상현실 세계에 몰입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음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