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규제 공포'에 중국·홍콩 증시 동반 폭락···항셍 4%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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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규제 공포'에 중국·홍콩 증시 동반 폭락···항셍 4%대 급락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7.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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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선전지수도 2%대 하락···"바닥 어딘 줄 알 수 없어"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이 대거 상장한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6일 항셍지수는 2전 거래일보다 4.09% 급락한 26,204.62까지 밀려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사진=로이터/연합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이 대거 상장한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6일 항셍지수는 2전 거래일보다 4.09% 급락한 26,204.62까지 밀려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기업 규제가 앞으로 어디까지 미칠지 모른다는 공포 심리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가 동반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26일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이 대거 상장한 홍콩증권거래소를 대표하는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9% 급락한 26,204.62까지 밀려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4% 급락한 3467.44로 마감했다. 장중 상하이종지수는 3.54%까지 폭락했다가 오후 장 들어 낙폭을 다소 줄였다.

양대 지수인 선전성분지수는 장중 4% 이상 밀렸다가 2.65% 하락한 14,630.85로 장을 마쳤다.

주말인 지난 24일 1200억 달러(약 138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의 거대한 사교육 시장을 사실상 초토화해버릴 당국의 강력한 사교육 규제 조치가 공식 발표된 것을 계기로 시장 전반 규제 공포감이 확산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정부 공개 비판 이후 반독점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민영 기업들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 시작된 강력한 규제는 부동산, 교육 업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사교육 기업의 영리 추구를 크게 제한한 중국의 이번 조치는 한 거대 산업 자체를 순식간에 소멸시키는 '핵폭탄'급 조치로 받아들여졌고 공포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기술, 부동산, 헬스케어 등 규제 리스크 우려가 존재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의 주가가 출렁였다.

'사교육 없애기'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의 대표적 대형 학원 기업인 신둥팡교육(新東方敎育)이 이날 47% 대폭락하는 등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사교육주들이 이날 일제히 대폭락했다. 

신둥팡교육은 중국의 사교육 규제 강화 정식 발표가 나기 직전인 지난 금요일 이미 41% 폭락한 바 있어 이미 주주들이 가진 주식이 휴짓조각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보고서에서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됐다"며 "새 규정에 따른 구조조정의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런 주식은 더 투자가 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텐센트가 7.72% 하락하는 등 알리바바(-6.38%), 메이퇀(-13.76%), 넷이즈(-13.23%), 비리비리(-11.46%), 콰이서우(-11.97%) 등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이 높고 규제 리스크가 큰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대표 종목들의 주가도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은행 코어 퍼시픽 야마미치의 리서치 부문장인 캐스터 팡은 블룸버그 통신에 "투자자들이 베이징(중국 당국)이 최근 수년간 급격히 성장한 산업 부문에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공포 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기에 투자자들이 현 시점에서 '바닥 낚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도 시장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 여러 산업이 규제에 관한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런 우려가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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