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 겪은 KT, '진짜 5G' 품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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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 겪은 KT, '진짜 5G' 품질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2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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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공적인 상징성 등 고려해 투자 늘릴 수도"
KT, 2분기가지 케펙스 집행 30% 미만, 하반기 집중
5G 기지국 늘어나면 SA 모드 커버리지 넓어져
클라우드 게임 등 특정 서비스에선 속도 개선 체감 가능
KT가 방통위로부터 5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가운데 5G 품질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초고속 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을 빚은 KT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총 5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가운데 5G 품질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통3사 중 처음으로 ‘진짜 5G’로 불리는 단독모드(SA)를 상용화한 KT가 소비자 불만을 잠재운다면 5G 기술주도권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5G 품질 저하에 화가난 소비자들이 이통사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KT가 올 하반기 시설투자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방통위 과징금 처분을 받은 KT가 평판을 고려해 경쟁사보다 큰 규모로 설비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 하반기 설비투자규모 증가할 듯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방통위의 과징금 5억원 부과 후 망품질 논란 이슈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5G SA(단독모드)는 LTE 도움없이 5G 기지국·중계기만으로 작동하므로 방대한 5G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선 장비 증설 불가피해 하반기 5G 투자 증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은 5G, 단말기 제어는 LTE를 활용하는 비단독모드(NSA)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SA는 5G 기지국이 설치된 지역에서는 데이터와 단말기 제어 모두 5G망을 이용하고 5G 서비스 지역을 이탈하면 LTE를 쓴다. KT는 국내 최초로 지난 15일 갤럭시S0시리즈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5G SA모드를 상용화 했다.

업계에서는 방통위에서 과징금을 받은 이상 KT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SKT와 LG유플러스도 하반기 설비 투자를 단행하겠지만 외부 시선이 집중된 KT의 경우 평판회복을 위해 확실한 품질 개선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금융투자업계 전망에 따르면 올 2분기 통신3사 영업이익 합산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는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이 14년만에 1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5G 가입자가 꾸준히 늘며 무선 서비스 매출이 호실적을 견인한 탓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2분기 통신 3사 연결 영업이익 합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1조13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 합산액 보다 2% 증가한 수치다. 올 2분기에는 통신3사 본사(통신부문) 영업이익 합계도 958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직전분기 보다 4% 증가한 수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품질 저하 문제가 제기된 마당에 KT의 공적인 상징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하반기 케펙스(설비투자) 집행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며 “과기부와 방통위가 조사까지 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KT가 액션을 취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KT 관계자는 “통상 2분기까지 전체 설비투자의 20~30%정도만 진행하고 하반기에 집행이 몰려 있다”며 “하반기에는 5G 기지국 설치 등의 투자 집행에 따라 통신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투자규모 늘면 5G SA 이용자 만족도 높아질까

통신업계에서는 시설투자 규모가 늘어나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5G 체감 속도가 빨라지긴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기지국이 촘촘해지면서 5G 통신망이 최적화됨에 따라 통신 품질 향상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속도를 포함해 안정성, 커버리지 등 전반적인 통신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이뤄진다는 말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5G 상용화 초기에는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를 집중했지만 이후 마케팅을 병행하면서 지난해에는 3사 모두 설비투자 규모가 줄었다”며 “올해 5G 가입자가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설비투자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SKT, KT, 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비는 각각 2조2053억원, 2조8700억원, 2조3805억원이었다. 이는 직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SKT는 24.3%, KT는 12%, LG유플러스는 8.7% 줄어든 수치다. 

더욱이 KT의 경우 5G 단독모드(SA)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상황에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5G 단독모드는 LTE 주파수를 이용하지 않아 이론상 최대 속도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5G를 비단독 모드로 제공할 경우 이론상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5Gbps지만 SA 모드는 1.5Gbps에 불과하다. LTE와 5G라는 두 개의 차선을 이용하다 차선이 5G만으로 줄어든 탓에, SA 모드가 이론상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속도도 줄어든 것이다. 

단독모드는 속도가 줄어드는 대신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5G만의 특화기술을 응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통신 네트워크 분야를 연구하는 한 교수는 “도심 지역에서 시설투자규모가 늘면 중계기(기지국)가 많아져 통신속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5G 특성상 2배가 빨라져도 소비자들은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밀리세컨드(1㎳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지연속도를 줄이는 5G 특성상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는 SA모드의 지연속도가 두 배이상 줄어도 체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신 중계기가 많아지므로 5G 커버리지가 커진다. SA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는 것이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 등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향상된 5G 서비스의 통신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이사는 “SA모드로 클라우드 게임 등을 이용할 경우 통신 품질이 향상된 걸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을 조작하는 이용자와 중앙 서버간 지연속도를 최소화 해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주로 고사양 스마트폰과 무제한 5G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다. 미세한 차이도 게임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만큼 게임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사양과 통신 환경에 민감하다.

도심지역의 5G 기지국 개수가 늘면 지하철, 버스 등에서 SA 모드 이용자가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때 통신 서비스 속도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SA 모드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소모도 줄어들어 게임 이용자의 만족도도 더 커질 수 있다. 

5G 품질논란....하반기 통신품질평가 지켜봐야

KT 관계자는 “SA든 NSA든 5G는 시설투자에 따라 품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LTE도 전국망 완성과 최적화에 7~8년이 걸린걸 감안하면 5G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이후 비록 일반 이용자가 5G 속도 개선을 체감하긴 어려워도 5G 대신 LTE가 잡히는 등의 품질 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통3사가 구축중인 5G망은 3.5㎓ 주파수를 기반으로 하는데, LTE에 비해 속도가 약 4∼5배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SA는 NSA에 비해 도로가 좁다고 보면 된다”며 “5G만을 사용해야 하는 콘텐츠 이용자가 많아지면 좁은 도로에 차가 막힐 수 있지만 현재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5G 트래픽이 늘면 SA 모드 이용자의 통신 품질이 낮아질 수 있지만 마땅한 ‘5G특화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5G만을 쓰는 SA모드 이용자가 늘면 LTE망 부담이 줄어 LTE 속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변수가 많은 무선 통신 특성상 일반 소비자가 느끼는 5G 통신 품질은 콘텐츠 이용 패턴, 통신사별 기지국 구축 속도, 최적화 수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통신업계에서는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평가에서 ‘중간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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