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임시장 진출 성공할까..."한국은 '리니지류'가 장악, 이통사와 관계설정도 숙제"
상태바
넷플릭스, 게임시장 진출 성공할까..."한국은 '리니지류'가 장악, 이통사와 관계설정도 숙제"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22 17:4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엔 리니지 넘겠다던 프로젝트만 수백개, 대부분 실패
넷플릭스라면 10년 투자 가능할 수도, 그런데 본업은
통신사 클라우드 게임과 겹치는 것도 문제
'스트리밍 게임은 통신사와 협업 없이 서비스 어려워"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선택이 국내 온라인스트리밍업계(OTT)와 게임 업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선택이 국내 온라인스트리밍업계(OTT)와 게임 업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리니지시리즈 등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의 영향력이 강해 외국계 신규 게임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내 OTT 서비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본업’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더욱이 국내 시장에서 KT와 LG유플러스와 제휴 중인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방식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인 양사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망 사용료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T와의 관계 개선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엔 리니지 넘겠다던 프로젝트만 수백개 

넷플릭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을 시작으로 게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이용자에게 추가 비용 부담 없이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을 지렛대로 OTT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OTT와 게임은 업의 개념이 다르다”며 “삼성이나 현대가 자사 서비스에 게임을 넣고 있지만 거기서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을 내기 어렵고, 리니지를 넘겠다며 게임업계에서 수백개의 프로젝트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고 말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은 2016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출시한 후 리지니2M 등 리니지 시리즈가 부동의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수 기대작이 출시 효과로 잠시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이내 리지니시리즈가 1위를 탈환하길 반복했다.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유지 중이다. 다만 오딘 역시 리니지류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이용자들의 평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리니지시리즈를 중심으로 MMORPG간 경쟁이 견고히 구축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갑자기 등장한 외산 게임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긴 어렵다고 말한다.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조차 매출에서 리니지 편중 현상을 줄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리지니M으로만 20억원 대 일매출을 기록하는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리니지,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2M 등 리니지 IP 매출 비중은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글과 아마존도 게임 서비스에 투자했지만 호응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콘텐츠 제작, 게임 운영 등 관련 노하우를 축적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인풋이 많이 필요한데  히트는 또 다른 문제”며 게임 비즈니스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교수 역시 “게임이라는 업의 개념에 충실하게 중장기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투자해야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넷플릭스가 사세 확장이나 정체된 이용자 확보 등 수익성 다각화 차원에서 게임을 활용하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라면 10년 투자 가능할 수도, 그런데 본업은?

국내 OTT업계에선 자본력을 감안하면 넷플릭스가 10년간 수익이 나지 않아도 게임에 투자할 ‘실탄’은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에만 160억달러 (약 2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BMO 캐피털은 2028년엔 넷플릭스의 연간 콘텐츠 투자액이 263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장부상으로는 넷플릭스가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액 중 일부를 게임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다년간 거액의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본업인 ‘콘텐츠 서비스’ 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OTT 업계에서는 영원할 것 같은 넷플릭스 독주에 균열이 감지되면서 넷플릭스가 콘텐츠 자체 제작 규모를 줄이는 전략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수십조원의 돈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쓰면서 대표적으로 한국에서 콘텐츠 투자를 활발히 해왔다”며 “최근에는 국내 제작업계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타율이 낮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넷플릭스가 기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 들어 신규 가입자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넷플릭스가 포화된 OTT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게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를 모으던 넷플릭스가 올해 상반기에는 브리저튼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흥행작을 만들지 못했다.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성적을 반영하듯 영원할 것 같던 넷플릭스의 독주는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2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클릭 집계치 기준 웨이브와 티빙의 MAU는 각각 373만명, 334만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월간 순이용자수 895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다섯달 연속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달에는 791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콘텐츠 제작의 특성상 수백억원의 제작비도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 수준에 부합하는 작품을 연이어 성공시키는 건 쉽지 않다. 

관련 업계에서 결국 넷플릭스가 인기 콘텐츠를 수급해 자체 콘텐츠 제작 비용을 줄이고, 줄어든 콘텐츠 제작 비용을 게임 서비스 구축에 투자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하는 이유다. 

통신사와의 관계 설정도 어려운 과제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관계를 감안하면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넷플릭스는 SKT와 소송 중이고 KT·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있다.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9일부터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애플 iOS 및 윈도 PC 기반 환경으로 확장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29일부터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애플 iOS 및 윈도 PC 기반 환경으로 확장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넷플릭스는 지난 15일 "망 이용료 강요는 인터넷 생태계 근간 위협할 수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자 SK브로드밴드도 맞소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방식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이통사랑 협업할 수밖에 없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양방향 게임 특성상 네트워크 인프라 품질 문제가 게임 이용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고 말했다. 

망 사용료를 두고 분쟁중인 SKT와 관계도 문제지만 이미 인터넷TV(IPTV)에서 제휴 중인 KT와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의 모바일 게임 출시가 달가운 일이 아닐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월 구독 상품인 클라우드 게임은 구독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통신사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넷플릭스가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경우 KT와 LG유플러스 클라우드 게임과 사업영역이 겹친다. 클라우드 게임은 PC는 물론 IPTV와 스마트폰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국내 게임 시장에 진출할 경우 통신사와 클라우드 게임 등을 두고 협상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S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중이라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현중 2021-07-23 14:38:58
우리가 리니지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진짜 좋은 겜이 오면 다들 그 겜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