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부족에 코로나 재확산'...먹구름 드리운 하반기 메모리 업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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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부족에 코로나 재확산'...먹구름 드리운 하반기 메모리 업황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2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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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부품 부족 겹치며 시장 전망 어려워져
PC수요, 둔화세 원인은 반도체 부족? 경기 둔화?
WSJ, 스마트폰 2분기 출하량 10% 감소 추정
서버도 출시 지연...D램, 3분기 가격 상승폭 둔화
"반도체와 세트업체 실적에 온도차가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 등 IT제품의 주요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올 하반기 정점을 찍고 하강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 올 하반기 '피크 아웃'(Peak Out·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등 IT제품의 주요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역시 불투명해진 탓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급 전망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경기 둔화와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IT 제품 수요 감소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불투명한 전망이 피크 아웃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올 초 ‘메모리슈퍼사이클’의 진입을 예고했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메모리 호황이 하반기 피크 아웃 우려를 씻어내고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3·4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치보다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C수요, 둔화세 원인은... 반도체 부족 ? 경기 둔화?

IT제품에 쓰이는 LCD 패널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7월 전반기 LCD(액정표시장치) IT패널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모니터패널은 전반월 대비 0.4~1.9%, 노트북 패널은 1.9~3.0% 소폭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일제히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PC수요가 둔화세로 돌아섰다는 관측을 내놨다. 가트너와 IDC는 최근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2분기에도 여전히 글로벌 PC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률은 전부기 대비 둔화됐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PC 시장 성장률은 35.7%였다. IDC는 지난해 4분기 PC 시장 성장률을 25.8%, 올 1분기는 55.9%로 집계했다. 

이 같은 PC 수요 둔화의 원인이 명확하다면 그에 따르면 서버, 데이터 센터 수요를 전망할수 있다. PC와 서버, 데이터 센터 수요는 곧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연결되는 중요한 지표다. 

네하 마하얀 IDC 선임 분석가는 "시장 수요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며 "직장 복귀로 기업용 PC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일반 소비자들이 PC를 공격적으로 구매하면서 일반 소비자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온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반도체 부족에 주목하며 “주요 부품 수급난 때문에 오른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함에 따라 향후 6~12개월 동안 PC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정식 출시하는 태블릿PC ‘삼성 갤럭시 S7 FE(Fan Edition)’의 LTE와 5G 모델만 공개하고 와이파이 모델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 등 주요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모델에 반도체를 우선 배정한 것 아니냐는 업계 일각의 분석은 가트너의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올 초까지만 해도 주요 제품 공급 부족이 PC 수요를 억제하는 분명한 원인으로 보였다”면서 “최근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둔화도 겹쳐 정확하게 수요 감소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너마저...WSJ, 2분기 글로벌 출하량 10% 감소 추정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스마트폰 출하량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6개월 치 부품을 계약하는 스마트폰 업계 관행 덕에 지난 1분기까지는 생산에 차질이 없었지만 2분기부터는 시장 수요는 느는데 출하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며 주 원인을 부품 부족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역시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부품 부족에 따라 올해 상반기 출시된 신제품 수도 310개로 작년 동기보다 18%가량 감소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올 초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5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700만대 줄어든 5800만 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라고 설명했다.

PC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역시 단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는 중국의 경기 둔화 와 화웨이 공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과 인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극단적 폐쇄가 영향을 주 원인”이라며 “휴대폰 쪽은 생각보다 부품 공급차질 영향은 제한적이고 신흥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주요한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이후 스마트폰 수요 증가가 전망되지만 반도체 부족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PC에 이어 스마트폰 수요의 불확실성은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피크 아웃’설의 배경이 되고 있다. 

서버까지 출시 지연...D램, 3분기 가격 상승폭 둔화

이같은 PC와 스마트폰 수요 전망에 이어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전분기보다 둔화하거나 비슷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2분기 평균 상승률과 같은 수준인 전 분기 대비 5~10% 상승할 전망이다.  D램은 2분기 18~23% 상승했지만, 3분기에는 3~8% 오르며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원인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용 각종 직접회로(IC) 생산 지연다. 서버용 CPU, GPU 등 고성능 컴퓨팅(HPC)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분기 TSMC 전체 매출에서 HPC 제품 비중은 39%로 스마트폰(42%)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서버 수요 증가세는 가파르다. 

서버용 CPU는 인텔이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인텔의 신제품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 일정도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주요 부품 부족에 따른 서버 출하량 감소는 올 하반기 D램과 낸드 메모리 수급 상황의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욱이 서버용 D램과 낸드는 고가의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업황을 예측하는 데 PC나 스마트폰 제품 수요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과 세트 업체들의 실적에 분명 온도차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IT 세트 업체들의 실적과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엇갈릴 수 없는 만큼 세트 업체들의 실적이 다시 오르거나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내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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