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방문, 바흐 IOC 위원장...언론으로부터 연일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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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 방문, 바흐 IOC 위원장...언론으로부터 연일 뭇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7.19 12: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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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바흐 IOC 위원장
‘일본 국민’을 ‘중국 국민’으로 발언해 파문
비난을 받으면서도 강행한 히로시마 방문
안전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연일 호언장담
구멍투성이인 일본의 코로나 ‘거품 방역’
일본은 IOC의 식민지라고 자조하는 일본인들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도쿄올림픽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지난 8일 방일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일본 시민과 언론들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그의 행보를 매일같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일본 국민의 바흐 위원장에 대한 분노가 높아져만 가고 있다. 

바흐 IOC위원장은 지난 8일 방일했다. 외국인 입국자의 경우, 2주간의 의무 자가격리가 필요한데, 바흐 위원장은 자가격리가 고작 3일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입방아에 올랐다.

같은 날, 스포츠 일간지인 ‘도쿄스포츠’는 야마구치 카오리 일본 올림픽 위원회(JOC) 전 이사가 바흐 위원장과 같은 IOC 귀족들은 이번 기회에 5성 호텔, VIP룸, 전용 차량 등의 ‘극진한 접대’가 필요한지 자문해볼 기회라며, 귀족이라도 올림픽 기간 만큼은 비즈니스호텔에서 숙박하면서 서민들의 기분을 이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비판한 사실을 전했다.

한편 바흐 위원장이 머무르는 하루 숙박료가 300만 엔(약 3100만 원)에 이르는 초특급 호텔 근처에서는 시민단체가 집결해, “바흐는 돌아가라!”, “올림픽을 중단하라!” 등의 연호를 외치는 시위가 매일 같이 열리고 있다.

바흐 IOC 위원장의 발언한 ‘중국 국민...’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3일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메인 뉴스 ‘news zero’. 사진=니혼TV화면 캡처.
바흐 IOC 위원장의 발언한 ‘중국 국민...’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3일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메인 뉴스 ‘news zero’. 사진=니혼TV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바흐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조직 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일본 국민’을 ‘중국 국민’이라고 실언한 것이었다. 바흐 위원장은 곧바로 ‘일본 국민’이라고 정정하는 한편, 일본어로 ‘간바리마쇼(힘냅시다)’라고 끝을 맺었다. 그러나 ‘중국 국민’ 발언은 곧 트위터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비난이 넘치는 등, 파문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14일에는 바흐 위원장이 스가 총리에게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 올림픽 관중을 받았으면 한다고 요청한 것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일본 정부의 정식 결정과 일본 국민의 여론에 반하는 것으로 이와 관련해 도쿄올림픽 조직 위원회의 한 간부는 IOC는 그렇게 하고 싶을지 몰라도 무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일본 TBS 뉴스가 전했다.

같은 날, 일본의 스포츠 매체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이 스가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 회견에서 ‘올림픽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위험이 이미 일본에 들어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바흐 위원장의 얼굴색이 변하며 “일본 국민에게 위험이 될 방역 대응 위반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며 “올림픽 감염 대책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15일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 지사와 회담을 하기위해 도쿄시청에 도착한 바흐위원장을 향해 보도진 속에 있던 한 남성이 영어로 “바흐, 당신은 거짓말쟁이다! 공항은 위험해!”라고 외친 후, 경비원에 의해 강제 퇴장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바흐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국민의 위험은 제로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의 신규 코로나 감염자 수가 1308명으로 급증한 것이 발표된 얼마 뒤에 보인 그의 모습에 바흐 위원장이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도쿄올림픽까지 일주일, IOC 바흐 위원장은 히로시마 방문’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6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도쿄올림픽까지 일주일, IOC 바흐 위원장은 히로시마 방문’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6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16일에는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히로시마 방문을 강행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바흐 위원장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 위령 재단에 헌화한 후, 묵념하자, 주위의 시위대가 “돌아가라!”라고 외쳤다고 스포츠 일간지인 ‘스포츠 호치’가 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바흐 위원장이 히로시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심지어 일간지인 ‘석간 후지’는 바흐 위원장의 히로시마 방문은 장래 노벨 평화상을 받기 위한 노림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방문에 대해 피폭자 측에서도 이례적으로 ‘바흐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왜냐하면, 외국의 요인이 방문할 때는 피폭자가 함께하는 것이 통례이기 때문이다. 정부 측에서 참석 가능한 피폭자를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다며, 드디어 ‘바가지 남작’은 일본 전체를 적으로 돌린 것 같다고 ‘도쿄스포츠’가 17일 전했다.

18일에는 일본 정부가 바흐 위원장을 포함한 40명 이상을 영빈관에 초대하는 것은 물론 스가 총리도 참석한 파티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국민에게는 외출 자제를 요청했으면서 웃기지 마!”, “상급국민과 올림픽 귀족은 예외?”, “바흐 눈치 보기가 대단하다.”라는 등의 반응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늘 밤 도쿄 아카사카・영빈관에서 환영회, 식사・주류 제공 없음, 스가 총리 등, 40명 출석 예정’이라는 자막과 함께 18일 보도하고 있는 TBS의 정보방송 ‘선데이모닝’. 사진=TBS화면 캡처.
‘오늘 밤 도쿄 아카사카・영빈관에서 환영회, 식사・주류 제공 없음, 스가 총리 등, 40명 출석 예정’이라는 자막과 함께 18일 보도하고 있는 TBS의 정보방송 ‘선데이모닝’. 사진=TBS화면 캡처.

하지만, 바흐 위원장은 영빈관 파티 논란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초대된 것이다. 우리는 손님일 뿐이다”라며 남 일인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스포츠 일간지인 ‘데일리 스포츠’가 전했다.

이러한 바흐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18일, 후지TV의 정보 방송인 ‘일요보도 THE PRIME’에 출연한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지사는 일본은 올림픽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강요받고 있는데, 정작 IOC는 무슨 희생을 했는지 심히 의문이 든다며, 막대한 방영권료 중에서 일부를 일본을 위해 사용하는 성의 정도는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같은 날, 후지TV의 정보 방송인 ‘와이도나쇼’에 출연한 유명 배우인 다케다 테츠야 씨는 “올림픽이 시작되고 일본이 금메달을 여러 개 획득하기 시작하면, 일본인들은 바흐 위원장을 잊어버릴 것이다”라며 일본인들의 속성을 비꼬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23일 개막, 바흐 위원장 “실언” 등의 언동에 비판도’라는 자막과 함께 후지TV의 18일 정보방송 ‘와이도나쇼’에서 일본이 금메달을 따기 시작하면 일본인은 바흐 위원장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비꼬고 있는 일본 유명 배우 타케다 테츠야 씨. 사진=후지TV화면 캡처.
‘도쿄올림픽 23일 개막, 바흐 위원장 “실언” 등의 언동에 비판도’라는 자막과 함께 후지TV의 18일 정보방송 ‘와이도나쇼’에서 일본이 금메달을 따기 시작하면 일본인은 바흐 위원장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비꼬고 있는 일본 유명 배우 타케다 테츠야 씨. 사진=후지TV화면 캡처.

그러나 무엇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바흐 위원장이 매일같이 장담하고 있지만, 벌써 올림픽 참가를 위해 방일한 선수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우간다 선수 중 한 명은 행방불명 되는 등, 일본이 자랑하는 ‘거품 방역(거품을 씌우듯 일본인과 철저하게 구분짓는 방역시스템)’이 구멍투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웃지 못할 현실에 ‘일본은 IOC의 식민지’, ‘일본은 바흐 위원장의 먹잇감’ 등, 자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신형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고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사히 올림픽을 마칠 것인지에 대한 의문역시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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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화 2021-07-20 15:11:25
우리 선수들은 흔들림 없이 안전하기를~~~

박윤기 2021-07-19 16:20:11
굿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