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7, 사라진 '올림픽 TV 특수'..."판매량 안늘어도 8K 시청 경험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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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D-7, 사라진 '올림픽 TV 특수'..."판매량 안늘어도 8K 시청 경험 쌓여”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1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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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올림픽 TV 특수 없다"
지상파→OTT, 변화하는 시청양상
‘반일’ 리스크도 올림픽 마케팅 어렵게해 
올림픽, 8K 프리미엄 TV 시청 경험 제공할 것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TV 특수'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치 올림픽을 앞둔 지난 2018년 한 대형가전 판매점에서 방문객이 TV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프리미엄 TV를 중심 늘던 교체 수요를 대신해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청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펜트업’ 수요에 따라 프리미엄 TV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고 상반기에도 올레드(OLED),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인기가 지속됐다. 다음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신규 교체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네이버·웨이브 등 OTT 업체들이 도쿄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시청 양상 또한 바뀌고 있다. 

지상파→OTT, 변화하는 시청양상

웨이브는 16일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하고 생중계와 하이라이트를 비롯 스포츠 예능, 드라마 등 관련 콘텐츠를 모아보는 특별 페이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상파 3사와 도쿄올림픽 온라인 단독 중계권 협상을 벌이다 철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참여했던 카카오는 중도 하차했고 아프리카TV, KT 시즌 등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업계에서는 도쿄올림픽이 8K 고해상도 영상으로 생중계되고 코로나19로 대규모 관중이 경기장을 찾기 어려워 지면서 지난 리우 올림픽 대비 TV시청률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미국 NBC유니버설은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 광고로만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을 팔아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2021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이벤트에 이어 도쿄올림픽 등이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TV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TV시장의 올림픽 특수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LG전자

실제로 지난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매출 비중은 15.7%를 차지하며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했다. 지난 1분기 비중(12.1%)보다 3.6%포인트 오른 수치로, 출하량 비중 역시 지난 1분기 4.3%에서 2분기엔 5.7%로 늘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개막한 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유로 2020에서 명경기를 펼치면서 흥행에 성공한 점과 다음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영향으로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TV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인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도쿄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TV 판매량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일의 공식 도쿄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인 지난 2018년 1월에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판매량이 직전 달과 전년 같은달 대비 각각 1.5배, 2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김연아 선수가 활약했던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롯데하이마트는 올림픽 개막전 한달 간 50인치 이상 대형TV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230%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웨이브 등 OTT 업체들이 도쿄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시청 양상 또한 바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창은 국내에서 올림픽이 있었던 특수한 경우고 도쿄가 아니라 다른 올림픽 때도 올림픽 자체가 TV 판매량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았다”며 “올림픽 보다는 대화면으로 함께 모여 경기를 보는 월드컵이 TV 판매량을 늘리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지난 2018년 1분기 글로벌 TV 출하 대수는 총 5060만대로, 직전 년도 같은 기간 보다 7.9% 증가했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는 대형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펜트업 수요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올레드 TV에 대한 시장 반응이 워낙 좋은 상황”이라며 “올림픽이 하반기 수요를 상반기로 끌어 당겼을 수는 있지만 특별히 TV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일’ 리스크도 마케팅 어렵게해 

삼성전자는 올림픽을 맞아 국내에서 ‘대한민국 응원 세일’, ‘네오 QLED 스포츠 특별전’을, LG전자는 ‘빅토리 코리아! 올레드로 All 체인지’ 등 올림픽 기간 TV와 가전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의 도쿄 올림픽 파트너사지만 오프라인 이벤트 보다는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트윗 캠페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갤럭시 하우스’를 여는 등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1년 연기된 상황에서 최근까지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거론되며 홍보효과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독도 문제 등 일본 리스크도 올림픽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때 브라질 주요 도시에 최신 모바일 단말을 포함한 다양한 IT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 13곳을 운영했다. 올림픽 기간  이들 스튜디오를 찾은 누적 방문객만 100만명에 달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삼성전자는 도쿄 하라주쿠와 선수촌 등 단 두 곳에만 모바일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쇼케이스를 운영한다.

개최지가 일본이라는 점도 한국 기업이 적극적인 올림픽 마케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 제공한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6년 3.4%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은 후 지난해 11%까지 증가해 13년만에 두 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한 바 있다. 여전히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의 반한 정서 등을 고려해 스마트폰에 ‘삼성(SAMSUNG)로고 대신 ‘갤럭시(GALAXY)로고를 부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 제공하는 약 1만7000여대의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역시 일본에서 출시되는 상품인 만큼 삼성 로고 대신 갤럭시 로고를 부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을 마케팅에 활용하면 자칫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늘 올림픽 마케팅에 앞섰던 코카콜라도 이번에는 조용한 상황이라 국내 선수들의 활약 여부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8K 프리미엄 TV 시청 경험 제공할 것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LG전자는 프리미엄 TV 라인에서 4K에 힘을 준 반면 삼성전자는 8K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도쿄 올림픽이 8K로 중계되는 만큼 판매량을 늘리진 못해도 이용자의 시청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순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주요 OTT 업체가 최고 4K수준의 UHD(Ultra High Definition)화질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웨이브, 왓챠 등 주요 토종 OTT의 경우 ‘망 사용료’ 문제로 고화질 영상 송출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현장에도 8K 촬영장비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실상 8K 영상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올림픽이 TV 판매량은 늘리지 못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폭 늘어난 프리미엄 TV 구매자를 중심으로 현존 최고화질인 8K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8K 패널 평균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8K TV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인 100만대 이상 팔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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