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손보, 보험업계 '메기' 역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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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손보, 보험업계 '메기' 역할 할 수 있을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7.15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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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예비허가…본허가까지 6개월
소비자 참여 DIY보험, 플랫폼 연계 보험 등 제공
"금융데이터 정확도 높아 타 산업과의 융합에 유리"
사진=카카오페이
사진=카카오페이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올 하반기 출범할 디지털 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가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손보는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영위에 대한 예비허가를 받았다. 

이에 카카오손보는 디지털보험사로서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 종목을 전부 다루게 될 전망이다. 

자본금은 1000억원이고 출자자는 카카오페이 60%, 카카오 40%다. 

예비허가를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자본금 출자, 인력 채용, 물적설비 구축 등 허가요인을 이행한 후 본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연내 본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식 서비스 출시는 내년 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700만 가입자 보유한 카카오페이 플랫폼 강점

카카오손보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주요 상품은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보험, 플랫폼과 연계된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생활밀착형 보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보장이 필요한 보험을 서비스하고자 카카오손보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카카오손보가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광범위한 플랫폼 덕분이다.

소비자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를 통해 쉽게 가입할 수 있으며,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상담·설명 서비스, AI 챗봇을 활용한 24시간 소비자 민원 대응과 처리 등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37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페이 가입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과거에 없었던 상품을 만드는 등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 

카카오 계열사로서 타 계열사와 연계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손보가 발표한 DIY 보험의 예시로는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 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커머스 반송보험 등이 있다. 

미니·일반보험 시장 작아…성장 가능성 제한적

업계에서는 카카오손보의 보험업계 진출에 대해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카카오손보가 주로 판매하고자 하는 미니보험과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시장의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일반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데에 반해 보험금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일반보험만 중점적으로 영위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보험업종 특성상 상품 경쟁력이 부각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DIY보험과 플랫폼 연계 보험 등 새로운 담보는 일부 수요가 존재하겠으나, 일반적으로 보험 가입에 대한 수요는 높지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낮은 보험료와 가입률을 감안할 때 미니보험과 일반보험만으로는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따라서 카카오 손해보험이 사업 초기에는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보험시장에 침투하고, 중장기적으로 계속보험료 유입이 가능한 건강·상해 등 장기보험과 상대적으로 손익 관리가 유용한 자동차보험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보험 역시 성장성이 큰 시장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으로는 소비자를 다소 확보할 수는 있어도 큰 돈을 벌지는 못할 것"이라며 "결국 카카오손보는 자동차보험을 하게 될 텐데 자동차보험도 적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매년 한번씩은 반드시 몇십만원의 보험료를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카카오손보는 아마도  카카오페이로 자동차보험료를 결제하도록 해 결제 수수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 이용해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 도입

카카오손보는 이외에도 플랫폼을 활용한 영업 체계로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을 핵심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임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가장 혁신적인 모델은 카카오페이가 병원들과 제휴를 맺어 모바일 서류 발급을 가능하게 하고 전자청구서를 보험사로 대신 전송하는 서비스일 것"이라며 "3700여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페이 플랫폼 특성 상 병원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은 타 인슈어테크 업체 대비 용이할 개연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경우 가입 편리성과 상품 경쟁력은 전통적 보험사들과 차별화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청구 편리성은 명백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카카오손보는 자사 보험상품 판매 뿐만 아니라 타 전통적 보험사들의 상품을 함께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신용정보원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보유한 보험 계약의 보장을 분석하고 부족한 담보에 대한 보험 상품도 출시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손보가 정식으로 출범한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기능들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카카오 금융서비스의 메인이고, 증권과 보험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단순히 금융 계열사를 완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 영업을 통해 쌓인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카카오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성을 더욱 넓혀갈 수 있다"며 "기존 산업과는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 보험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데이터는 타 산업 대비 축적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으며 정확도가 높아 타 산업과의 융합에 유리하다"며 "카카오손보가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걱정 반 기대 반 카카오손보, 보험시장 활성화 가능할까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손보 이전에 이미 디지털 보험사로 출발한 캐롯손해보험이 있지만 캐롯손보도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결과를 내보이지 못했다"며 "좋은 선례가 부재한 상황에서 디지털 보험사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보험사들의 보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가 된 지 오래라 자산운용을 통해 이를 메꾸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어느 보험사나 마찬가지인데 카카오손보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해도 보험업 특성상 거기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있으니 접근성이 쉬워서 가입자를 많이 유치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카카오는 계열사가 많으니 수많은 계열사와 합쳐 시너지를 내는 효과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카카오손보의 등장으로 일반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고 보험사 시스템이 고도화되는 등 전반적인 보험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임 연구원은 "디지털보험사의 출범으로 인해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혁신적인 서비스의 출범으로 전통적 보험사들의 시스템 고도화 또한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카카오손보에 대한 대응 노력에 힘입은 보험산업 전반적인 발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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