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단독모드' 상용화...업계 반응은 '냉담' 까닭은?
상태바
KT, '5G 단독모드' 상용화...업계 반응은 '냉담' 까닭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14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 이르면 15일 '갤S20' 대상 SA 서비스 시작할 듯
'갤폴드3·갤플립3·갤S21FE' 모두 SA 지원 가능
업계 "현재 B2C·B2B 수요 모두 NSA로도 가능"
'헤비유저' 겨냥한 '순5G'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
KT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사옥에 시범적으로 구축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이용해 체감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사옥에 시범적으로 구축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이용해 체감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KT가 국내 최초로 5세대이동통신(5G) 단독모드(SA·Standalone) 서비스 상용화를 결정한 가운데 통신업계는 향후 소비자의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현재 서비스 중인 5G 비단독(NSA, Non-Standalone)의 품질이 더 좋다고 말하면서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주요 스마트폰이 5G SA 모드를 지원하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탑재한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KT의 5G SA 서비스가 신규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경우 SKT와 LG유플러스도 SA 서비스를 출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15일 KT는 갤럭시S20 단말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3.5GHz대역의 5G SA서비스를 상용화한다. 

SKT와 LG유플러스는 기술적으로 SA 서비스 상용화 준비가 끝났지만 시장 수요·통신 품질 등을 고려해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양사는 5G SA 서비스 상용화 계획이 없다. 

KT 관계자는 “정확한 5G SA 상용화 시점과 지원 단말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5G서비스를 비단독(NSA) 모드로 제공하고 있다. NSA는 가입자 인증 등을 담당하는 제어 부문은 LTE망을 사용하고, 데이터 망은 5G망을 사용하는 혼합 방식이다. SA는 단말기 제어와 데이터 망 모두 5G 망으로 사용한다. 

이 시점에 왜?...5G '헤비유저' 겨냥한 '순5G' 마케팅?

KT가 5G SA 모드 상용화를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순5G’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글로벌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다음달 17~23일 일주일 간 사전예약을 진행한 후 27일에 공식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A 서비스가 그렇게 좋으면 갤럭시S20이 아니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하는 게 아니냐”며 “S20을 대상으로 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게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T 갤럭시S20 또는 갤럭시S20 이상 단말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5G SA 상용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5G SA 상용화 대상으로 갤럭시S20이 기준점이 된 이유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성능 때문으로 보인다. AP와 연계된 5G 통신 칩셋의 성능을 고려할 때 갤럭시S20에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 이상의 성능을 지원해야 5G SA 서비스가 가능하다. 

에반 블래스(Evan Blass)가 유출한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 예상 이미지. 사진=에반 블래스 트위터

다음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엔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드래곤888은 소위 ‘진짜 5G, 20배 빠른 5G’ 등으로 불리는 28GHz 밀리미터파(mmWave), 6GHz 이하 (서브6) 5G 대역과 SA 모드를 모두 지원한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21FE 역시 스냅드래곤888과 엑시노스2100이 병행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1시리즈에 출시 지역에 따라 스냅드래곤888과 엑시노스2100을 병행 탑재한 바 있다. 

갤럭시S0과 갤럭시S21에 이어 곧 출시될 갤럭시Z폴드3·갤럭시Z플립3·갤럭시S21FE 등이 모두 5G SA 서비스 적용 대상 단말인 셈이다.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플래그십 사용자 중에는 5G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업계에 알려진 대로라면 KT의 SA 상용화 적용 대상이 5G 헤비유저(트래픽 다량 이용자)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SA나 NSA에 대한 문의가 많지만 사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통신 소비자는 거의 없다”며 “KT의 SA 상용화가 B2C나 B2B 시장에서 실효성이 없어도 통신업 특성상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NSA로 가능한 데 왜 SA로?...여전한 실효성 문제 

네트워크 장비 업계와 통신업계에서는 현재 5G SA모드를 상용화해도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가 통신 서비스 품질 개선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산업현장에서의 수요 역시 비단독(NSA) 모드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론상으로는 코어(무선 신호 집계 후 유선 통신 구간) 망에 5G 기술을 적용하는 SA모드가 데이터 처리 성능을 네트워크가 허용하는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현재 기술로는 NSA에 비해 오히려 SA 망의 통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통신업계가 KT의 5G SA 상용화에 따른 시장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T와 LG유플러스에 따르면 5G SA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가 끝난 상황이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망투자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SA 서비스가 가능하다. 다만 기술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시장 수요가 5G SA 모드를 소화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상용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네트워크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NSA에 비해 SA가 발전한 형태의 5G 서비스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현재 상황에서 NSA로 B2C와 B2B 등 5G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SA 모드의 장점 중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배터리 소모 감소 뿐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가 밀리세컨드(MS:0.001초) 단위의 지연 속도를 체감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산업 현장의 수요 역시 현재 SKT, LG유플러스 모두 NSA 모드로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 같은 통신 환경에서 SA 모드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KT가 현재 NSA로 제공하는 이론상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5Gbps지만, SA 모드는 1.5Gbps로 LTE의 이론상 최고속도(1.2Gbps) 수준으로 느려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국에 15만~20만개 수준의 LTE 기지국이 설치되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고 5G망만으로 구성한 SA는 현재 상태에선 데이터 속도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SA망은 예정대로라면 지난해에 구축을 시작했어야 한다"며 "KT가 먼저 SA망을 구축하면 SA만의 특화 서비스가 등장해 시장을 성장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적은 LG유플러스는 '킬러콘텐츠'가 등장했을 때 SA 상용화를 하는 게 유리하지만 SKT나 KT 입장에서는 SA를 먼저 상용화해 관련 특화 서비스 출시를 유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통사 입장에서 여전히 어떤 서비스가 '5G 킬러콘텐츠'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몇년간 SA망 투자를 집행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