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 본격화… 가이드라인 바탕으로 속도내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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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금융' 본격화… 가이드라인 바탕으로 속도내는 '은행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7.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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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발표
은행들 대출, 인사, 보이스피싱 방지에 AI 활용
AI 뱅커 등장으로 무인서비스 강화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권의 인공지능(AI) 활용을 활성화하고 AI 기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서 앞으로는 AI를 통한 신용평가나 대출심사, 자산관리, 상품설명과 소비자상담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도규상 부위원장이 8일 제1차 '디지털 금융협의회 데이터 분과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AI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한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금융권의 AI 활용에 대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권은 보다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확립…내부통제·위험관리 방점

금융당국은 AI 서비스의 책임있는 운영을 위해 ▲AI 윤리 원칙 마련 ▲AI 조직 구성 ▲위험관리정책 수립의 3중 내부통제 장치를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회사별 가치, AI 활용 상황 등에 따라 AI 서비스 개발·운영 시 준수해야 할 원칙과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AI의 잠재적 위협을 평가하고 관리할 구성원의 역할과 권한을 서비스 전 단계에 걸쳐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또한 AI 서비스 자체의 평가·관리정책을 마련하고, 개인권리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서비스에는 강화된 위험관리를 적용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AI 개발과 학습 단계에서 질 좋은 데이터가 활용되도록 하고, 개인신용정보 오·남용이 없도록 정보보호도 강화한다.

또 AI 시스템 운영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을 서비스 특성에 맞게 통제함으로써 불합리한 소비자 차별 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융소비자가 AI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서비스 외부위탁 개발·운영시에도 금융회사가 직접 개발·운영할 때와 똑같이 안전하게 전 과정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은행권 AI 서비스 개발 속도내…대출·인사·범죄예방 활용

은행권은 이에 발맞춰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AI를 활용했다. 

AI가 성과, 역량, 리더십 등 50여가지 요소를 개인별로 수치화해 딥러닝을 통해 평가한 결과를 인사에 적용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AI를 활용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AI대출'을 출시했다. 

AI가 대출 요청자의 하나은행 거래 패턴을 분석하고, 200여개의 변수와 복수의 알고리즘 결합을 통해 리스크를 분석하고 적정 한도를 부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출 희망자는 1분 안에 대출 한도와 금리 확인이 가능하며, 실행도 3분 안에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일부 지점에 보이스피싱 관련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CCTV를 통해 AI가 가려내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CCTV 화면을 AI가 판독해 사전에 입력된 행동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면 이를 잡아내는 것이다. 

사람과 같은 'AI 행원' 속속 도입…효율성에 방점

특히 AI 활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AI 행원 분야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가속화되면서 무인 서비스에 은행들이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9월 말 서소문·군자역·여의도중앙·홍제동 등 전국 40개 지점에 디지털데스크를 설치하고, AI 행원을 도입해 간단한 인삿말을 건네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3월까지는 AI 행원 도입 점포를 200개로 늘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신관에 'AI 체험존'을 오픈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각 지점에 AI 키오스크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키오스크를 통해 소비자는 청약·예적금·IRP·대출 등 금융상품 설명이 가능한 AI 행원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은행은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함께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영상과 음성을 합성해 가상의 아나운서를 구현하는 AI 행내 아나운서를 올해 6월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일부 지점은 요즘도 이용자들이 많이 몰려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경우는 AI 뱅커같은 고도화된 키오스크가 업무를 대신해줌으로써 대기시간을 줄여 효율성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AI 뱅커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연내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전면 시행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회사별 AI 윤리 마련, 위험관리정책 수립 등이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가이드라인 이행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3분기 중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업권별 특성 등을 반영한 '금융업권·서비스별 세부실무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금융당국은 연내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참여한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금융을 포함해서 여러 영역에 AI 기술이 보편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할텐데 그 기술을 어떻게 쓸 건지, 어떤 점에서 조심할건지 등에 관해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AI를 활용하면서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 뭘 조심해야 할지 이런 것들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금융과 AI 영역은 앞으로 계속 변할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어떤 식으로 감독당국하고 같이 고민을 풀어갈건지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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