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의미없다" 삼성전자 주가 3분기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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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의미없다" 삼성전자 주가 3분기도 '불투명'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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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3분기도 기대' 호평 불구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
"M&A 등 빅이벤트 나타나야 주가 반등 가능할 것"
삼성전자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하락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하락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주가는 실적의 거울이라는 오랜 증시격언은 주식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국내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주가는 더이상 실적을 반영하지 않음'을 보란듯이 증명해내고 있다. 역대급 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고, 3분기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줄을 잇지만 투자자들은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더 떨어져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3.4% 각각 늘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매출 61조5000억원, 영업이익 11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환호했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시큰둥했다. 실적발표 당일인 7일 주가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 록했다. 7일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0.49% 내린 8만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증권가에서 '하반기는 더 기대된다'며 호평으로 가득 채운 리포트를 쏟아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일 주가는 더 떨어져 오후 2시55분 현재 8만100원을 기록중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6주간 주가 흐름을 보더라도 8만2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6월3일과 4일, 단 이틀 뿐으로 사실상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주가가 실적과는 무관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총 여섯번의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네 번은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별로 놀라지 않는다"며 "9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다보니 어닝서프라이즈는 오히려 정례 행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 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 또한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거나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상회할 전망'이라는 분석을 쏟아냈으나 주가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이는 여전히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반도체 업황에는 적지 않은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측면에서 언택트 수요의 감소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회사들의 CAPEX(자본적 지출) 증가 ▲밸류에이션 배수의 하락추세 진입 등이 반도체 업황의 3가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일부 IT 부품 부족 문제와 더불어 OEM 업체들의 주문 축소에 따라 대만 노트북 ODM 출하량 전년대비 증감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올해 출하량 자체 전망치도 최근 25% 가량 하향조정됐다는 것. 

여기에 올해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CAPEX 증감률은 모든 업체들의 투자 계획이 증가하면서 기존 14%에서 23%로 상향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배수와 동행해온 글로벌 유동성 전년대비 증감률과 ISM 제조업 상대 강도 등도 지난 1분기 후반부터 추세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 고정거래가격 상승폭 축소와 최근 IT 세트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인상에 저항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할 때 4분기 고정 거래가격의 상승폭이 대폭 축소되거나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감안해 내년 반도체 업황 및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지나간 실적, 혹은 다음 분기의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주가를 좌우할 만한 영향력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주가 오르려면 새로운 이벤트 필요"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삼성전자가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에서 향후 다가올 두 가지 이벤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면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첫번째는 GAA(Gate All Around) 성공 여부라고 송 애널리스트는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FF(Fin FET)에서 벗어나 세계 최초로 GAA를 채택할 계획이라는 것. 삼성전자에 따르면 3나노 GAA는 5나노 FF 대비 밀도 증가율이 35%에 불과하지만 전력 소모량은 50% 감소하고 속도는 33% 증가한다. 

그는 "삼성전자가 GAA 적용에 성공해 대형 고객들을 TSMC로부터 빼앗아오거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증가시킨다면 TSMC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축소되며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벤트는 인수합병(M&A) 이벤트다. 앞서 삼성전자는 해외기업 M&A 가능성을 공식화한 바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적절한 가격으로 NXP 등 삼성전자의 약점을 크게 보강할 수 있는 회사의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도 삼성전자 자체 경쟁력 강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 역시 "파운드리나 M&A 등 그동안 삼성전자가 잘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팹리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M&A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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