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강세'에 산유국들 동상이몽...에너지주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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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강세'에 산유국들 동상이몽...에너지주에 미칠 영향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0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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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와 사우디 간 이견 확산...OPEC+ 회원국 불협화음에 회의 지연
수요 측면에서 보면 유가는 결국 상승세...에너지주 긍정적이라는 분석 나와
다만 UAE의 OPEC+ 탈퇴 등 초강력 변수 등장 가능성도 배제 못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에서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에서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회원국의 협의체인 OPEC+에서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OPEC+에서 좀처럼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어 주목된다.

유가의 향방에 따라 유가에 민감한 에너지 업종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UAE·사우디, OPEC+ 정례회의서 불협화음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이미 종료됐어야 할 OPEC+ 회의는 다시 5일로 미뤄졌다. 산유국간 의견 충돌로 인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탓이다. 

OPEC+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해 하루 100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고, 그 뒤 2022년 4월까지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OPEC+는 하루 580만배럴 수준의 감산을 하고 있으며, 정례 회의를 통해 감산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지난 2일 OPEC+ 회의에서 올해 8~12월 매달 하루 40만배럴 증산하고, 내년 4월까지인 감산 완화 합의 기한을 내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아랍에미리트(UAE)가 반발하고 나섰다.

UAE는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감산 규모를 결정하는 생산기준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UAE는 OPEC+가 결정한 자국의 생산기준이 처음부터 지나치게 낮게 설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한 연장에 대한 논의는 5일 회의가 아닌 별도의 회의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UAE측 주장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감산 완화 합의 시한 연장은 부수적인 의제가 아니라 논의의 토대가 되는 사안"이라며 "지난 14개월간에 걸친 노력이 환상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러한 성과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제안대로라면 UAE는 산유량을 18% 줄여야 하는 반면 사우디의 감산폭은 5%에 그친다. 러시아의 경우 오히려 5% 증산하게 된다. UAE의 경우 현재 생산능력의 약 35%를 포기하게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의 평균치(22%)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FT는 설명했다. 

해외 언론에서는 이번 OPEC+의 결론이 어느 방향으로 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회원국들간의 불협화음은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공급과 관련한 합의 여부가 유가 향방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회원국들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유가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원자재 헤드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 그룹이 향후 증산에 합의하지 못하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이미 일부 분석가들은 배럴당 100달러도 가능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정상화 따른 수급 개선은 유가 상승 요인

수급적으로 보더라도 유가는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의 경제 흐름은 정상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원유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

앞서 미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6월 단기 에너지 전망을 통해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평균 가격 전망치를 61.85달러로 종전대비 5.0% 올린 바 있다.

그는 "셰일오일 개발로 새로운 산유국으로 떠오른 미국에서는 아직 생산이 더디고 시추장비 증가세도 예전만 못하다"면서 "원유의 과잉 공급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 이란과 서구권의 불안정한 관계 역시 원유 공급 측면에서는 상승에 무게를 싣게 하는 이슈라는 것. 

김 애널리스트는 "OPEC+의 최종 결정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유가는 좀 더 위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추가 증산이라는 행동 자체가 가격 억제보다 수요에 맞춰져 있어 알려진 증산 규모에 대해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결국 유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유가 상승 국면에 유리한 에너지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에너지주 주가 역시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 6월1일 주가는 9만9900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5일 종가는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 약 한달간 5% 상승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배터리 분사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일(26만4000원) 대비 5일 종가(27만500원)가 소폭 올라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의 경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연초 이후 40% 이상 올랐으며, WTI는 48% 상승했다. WTI는 6월1일 이후 한달간 10% 이상 올랐다. 

그는 "경험상 유가 상승시 에너지는 거의 대부분 높은 확률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당분간 유가가 현 수준 또는 그 이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의 간접적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산업재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 불협화음 고조 가능성도 커 

다만 당장의 큰 변화가 없더라도 OPEC+의 불협화음이 점점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UAE와 사우디는 OPEC 내 대표적인 동맹국가로 알려젔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며 "OPEC+ 합의가 결렬되거나 UAE가 OPEC+를 탈퇴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FT 역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UAE의 국영석유회사 최고위급에서 OPEC+ 탈퇴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UAE가 탈퇴할 경우 OPEC+의 목적을 저해하는 무질서한 생산 경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지난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가격경쟁으로 한 때 유가가 마이너스로 추락한 것과 같은 무질서한 흐름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유가 변동성의 확대 유무에 따라 관련 업종과 종목의 주가 추이가 크게 달라진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OPEC+ 회의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OPEC+ 회의는 한국 시간으로 5일 밤 10시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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