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 통신3사, 글로벌 OTT와 손잡기 잰걸음...설 자리 좁아지는 토종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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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톺아보기] 통신3사, 글로벌 OTT와 손잡기 잰걸음...설 자리 좁아지는 토종 OTT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04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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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디즈니와 협상 긍정적"
박정호 SKT 대표 "HBO, 애플TV+와 협력 가시화"
박 대표 "넷플릭스 CEO와 만날 시점 다가와"
넷플릭스, 망사용료 소송 사실상 패소
통신사 망사용료 협상력 커저, 토종 OTT 우려
글로벌 OTT기업이 통신사와 제휴해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사진=픽사베이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올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기업과 국내 이통3사 간 제휴사 선정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를 낙점하는 분위기입니다. 

토종 OTT 업체들은 넷플릭스도 상대하기도 버거운데 통신사와 손잡고 자본력과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또 다른 글로벌 OTT와도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한 셋톱박스와 아동을 주 타깃층으로 삼고 있는 점 등이 디즈니플러스와 제휴 시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황 사장은 "협상이 까다롭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한 'IP 강자'입니다.

오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가입자 수가 최대 2억 6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의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SKT도 글로벌 OTT와의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박정호 SKT 대표는 애플TV플러스, 아마존프라임을 주요 협력 파트너로 거론해 왔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를 만날 시점이 다가왔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넷플릭스의 청구를 기각하며 “법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실상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OTT 업체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려는 국내 통신사의 협상력이 높아진 겁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의 수익이 줄어들었는데 아시아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넷플릭스 재판 결과가 우리(SK텔레콤)와의 미팅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박 대표의 발언은 재판 이후 높아진 협상력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 세계에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나 1억명을 넘긴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같은 거대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통신사를 찾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업계에서는 그 중 쉽고 빠른 가입자 확보와 망 사용료 협상을 가장 큰 요소로 봅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인터넷TV(IPTV)가입자는 1713만명에 이릅니다. 통신 3사와 제휴를 맺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이들 가입자를 빠르게 OTT 구독자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기준 통신3사에 가입한 이동통신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6100만여명에 이릅니다. 휴대폰 요금제와 OTT 구독을 결합한 할인 상품은 유료구독자 확보에 중요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또한 통신사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입니다. 대규모 트래픽을 감당해야 하는 OTT업체가 부담해야할 망 사용료 역시 통신사와 제휴로 낮출 수 있습니다. 토종 OTT인 왓챠는 매년 수백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거나 왓챠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OTT 업체는 아니지만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의 경우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습니다.

다수 이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사업자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면 오히려 ISP의 가입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들 그로벌 기업은 협상력을 활용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의 월평균 이용자는 637만여명인데 왓챠는 92만여명에 그칩니다.

왓챠가 매년 매출은 급성장하는데 서비스 출시 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통신사와 제휴로 글로벌 사업자가 얻는 시너지는 곧 왓챠나 티빙 같은 토종 OTT의 약점인 셈입니다. 토종 OTT 중에서도 웨이브는 SKT가, 시즌은 KT가 서비스하다보니 관련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SKT와 KT는 자사 OTT에 더해 글로벌 OTT와 협력으로 다양한 ‘구독 상품’을 선보일 전망입니다.

결국 통신사와 손잡은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HBO맥스가 올 하반기 중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아마존프라임비디오까지 들어오면 사실상 글로벌 OTT 기업 전부가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이 경쟁 중인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기업이 1~2곳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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