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폰 '삼성 기본앱' 광고에 소비자 불만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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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폰 '삼성 기본앱' 광고에 소비자 불만 급속 확산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0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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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게임런처 앱에 선정적 광고 게재 논란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정책 강화, 삼성은 애드테크 사업 강화
"100만원 넘는 스마트폰 주고 광고 봐야하나" 불만 제기
플래그십 이용자먼저 갤럭시 생태계 이탈할 수도 경고
삼성 스마트폰의 기본앱에 노출되는 광고에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의 기본앱 광고 정책이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기간 연결성을 강조하는 최근 IT업계의 마케팅 전략을 감안하면 이같은 소비자 이탈은 삼성의 '갤럭시 생태계' 조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일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멤버스 커뮤니티’를 포함해 각종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앱에서 표시하는 광고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업데이트를 통해 날씨와 게임런처 앱 등에서 배너 광고를 최상단에 게재했다. 이용자는 자신의 기기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없다. 한국에서 특히 많이 쓰이는 삼성페이를 포함해 삼성헬스와 빅스비에서도 광고가 표시된다. 

삼성전자의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는 기본앱 광고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캡처

삼성전자가 기본앱에 광고를 게재한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100만원 넘게 주고 샀는데 내가 왜 광고를 봐야하느냐", "기본앱 광고정책을 당장 취소해라" 등 다양한 불만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달 28일에는 게임런처 상단에 선정적인 광고가 노출돼 삼성전자가 1시간 여만에 차단하기도 했다. 연령 제한 없이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게임앱에 문제 소지가 있는 광고가 노출된 것이다. 기본앱 광고 정책에 불만을 가졌던 소비자들은 이를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다시 한 번 삼성 스마트폰 광고 정책에 부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애플은 개인정보 추적 제한하는데...대비되는 광고정책

삼성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삼성의 기본앱 광고 정책을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책과 비교하기도 한다.

애플은 지난달 개발자 대상 행사 ‘WWDC 2021’에서 차기 운영체제(OS) iOS15에 앱이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종류나 빈도를 사용자가 감시하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이폰 이용자는 앱에 제공하는 개인정보를 직접 제한할 수 있다.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는 소비자 개별 취향에 맞춘 광고를 내보내는 애드테크서비스를 위해 앱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한다. 

최근엔 이 같은 개인정보 수집이 무분별하게 이뤄진다는 지적에 따라 애플이 자사 기기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한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하는 기본앱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고 있다. 

반면 삼성은 이용자 정보 수집 후 맞춤 광고를 내보내는 애드테크 사업을 확대 중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를 기반으로한 애드테크 사업인 ‘삼성 애드’의 매출을 매년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내부에 관련 조직 인원을 충원해 내년까지 1조원대 이상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에도 광고가 노출된다. 오른쪽은 광고 노출 전 화면. 사진= 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캡처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전자 TV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이 같은 매출 증대를 위한 중요 자원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기 이용자가 데이터 이용·수집에 동의한 경우에 한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날씨 앱의 경우 개인정보와는 관계 없이 광고를 선별적으로 띄운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직장인 A씨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쓸 때는 기본 날씨앱에도 광고가 붙어 불편했다”며 “애플 기본앱은 광고가 없어 직관적이고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용산구의 한 휴대폰 판매점 대표는 “삼성페이는 이용자를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앱”이라며 “직장인 고객이 스마트폰 하나면 교통카드와 신용카드까지 모두 삼성페이로 쓸 수 있어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어도 못 바꾼다”고 말했다. 

카드 사용량이 많은 직장인들이 삼성페이의 편리함 때문에 아이폰을 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애플페이를 한국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점 역시 한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점유율이 유독 높은 이유 중 하나라는 게 휴대폰 판매점의 설명이다. 

사용량이 많은 만큼 삼성페이에 노출되는 광고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는 이용자도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삭제 불가능한 기본 앱에 광고를 넣어 배터리와 데이터 소모량이 늘어난다”, “플래그십 모델의 기본앱에 왜 광고를 넣느냐”, “충분히 스마트폰 자체로도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을텐데 굳이 국내광고 같은 푼돈(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받으려고 기본앱들에 광고 넣는게 참 없어보인다” 등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다. 

기기간 연결성 강조하는 IT트렌드, 플래그십 이용자 이탈할까?

이 같은 기본앱 광고 노출이 ‘갤럭시 생태계’ 구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휴대폰 판매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삼성 기본앱을 쓴다는 건 나름 삼성의 충성고객이라고 봐야한다”며 “매년 출시시기에 맞춰 플래그십 모델을 구매하는 충성 고객 사이에서 광고에 더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은 기기간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WWDC 2021 유튜브 캡처

스마트폰의 성능과 디자인, 사용자 경험 등을 중시하는 ‘IT매니아’가 일반 소비자 보다 사용에 불편을 주는 기본앱 광고에 대해 더 큰 불만을 제기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삼성페이, 삼성헬스, 게임이나 날씨 앱 등을 대체할 인기앱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공식 커뮤니티인 삼성멤버스에서도 “같은 가격인데 아이폰에는 왜 광고가 없냐”, “이러다 플래그십 사용자 먼저 이탈할거다” 등 부정적 의견을 제기하는 댓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만이 기기간 연결성이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여겨지는 최근의 IT업계 흐름에서 삼성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PC-스마트워치’를 잇는 IT기기 생태계를 독자 구축할 수 있는 하드웨어 제조 기업은 사실상 삼성과 애플뿐이다. 

이들 기기 생태계의 핵심 고리인 스마트폰 사용자, 그 중에서도 플래그십 이용자의 이탈은 삼성의 갤럭시 생태계 구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사실상 거의 모든 제품이 프리미엄급이고 서비스 수익이 커 기본앱을 광고 없이 운영할 역량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기본앱에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가 있다해도 국내 시장에서 갤럭시의 점유율 변화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로 656억달러(약 72조4880억원)을 기록하는 동시에 아이클라우드(iCloud), 앱스토어, 애플 뮤직 등 서비스 부문 매출로 157억6000만달러(약 17조5800억원)를 수확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 전제매출 22조3400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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