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애물단지 전락 '실손보험', 판매중단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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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애물단지 전락 '실손보험', 판매중단 속속 등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2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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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높아 유지하기 어려워
작년 보험사 합산비율 123.7%…적자 지속
단점 개선한 4세대 실손 내달 출시 예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다음달부터 개시될 4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줄줄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아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동양생명은 회사의 실손보험 계약 보유량이 16만건으로 적은 편이고, 적자도 심각한 상품이라 유지 비용이 과도하다 판단돼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실손 합산비율(발생손해액과 실제 사업비 총합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손해율)은 112%를 기록했다. 

이는 가입자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로 112원을 썼다는 의미다. 

생보사 줄줄이 실손보험 판매 중단…교보생명은 문턱 높여

이로써 생명보험사 17곳 중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는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 3사와 NH농협·흥국생명 2사 등 총 5개사만 남게 됐다. ABL생명은 실손보험 판매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형 생보사들도 실손보험 판매에 대해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판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중심 경영 차원에서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생보사들은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2012년 오렌지라이프, 2014년 AIA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2017~2019년에는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생명은 작년 12월,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부터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실손보험을 계속 판매하는 대신 문턱을 높였다. 교보생명은 최근 20대 이상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어야 가입 가능하다는 새로운 실손보험 가입조항을 마련했다. 그전까지는 40대 이상부터 건강검진 진단서를 요구했으나 이를 20대까지 확대한 셈이다. 

반면 13개 손해보험사 중에서 실손보험을 팔지 않는 회사는 AXA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3개사다. 

손보사가 상대적으로 판매 중단이 적은 이유는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에서는 실손보험이 주력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중 실손 판매를 중단한 것은 대부분 외국계 회사"라며 "실손 자체가 손보에서 처음 생겨난 상품이고 손보 쪽 가입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국내 손보사 입장에서는 판매를 중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보의 실손보험 가입자가 생보 쪽 가입자보다 훨씬 많기도 하다"며 "공익적인 차원에서 팔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합산비율 123.7%…보험사 손실 보는 구조

보험업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는 높은 손해율이 꼽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실손보험은 일부 가입자의 과다 의료이용이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실제로 의료이용량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56.8%를 지급받으며, 무사고자를 포함해 전체 가입자의 93.2%는 평균 보험금(62만원) 미만을 지급받고 있다. 

특히 비급여는 과잉진료, 과다 의료이용 등이 심각하고 가입자간 의료이용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중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평균 합산비율은 123.7%를 기록했다. 합산비율이100%를 초과하면 보험사가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달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해 손해율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보험업계 입장에서 실손보험 문제는 과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4세대 실손보험에서는 과다한 이용에 할증을 붙이기 때문에 무작정 의료쇼핑하는 행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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