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올해 중저신용 대출목표 4조6천억으로 확대…전년比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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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 올해 중저신용 대출목표 4조6천억으로 확대…전년比 2배 늘어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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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출범 앞두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불붙어
지나친 출혈경쟁·대출 부실화 우려
"수익성, 건전성 유지는 고도화된 CSS로 해결"
자료=각 사 취합
자료=각 사 취합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오는 9월 인터넷전문은행 3호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경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의 본래 설립 취지를 고려하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활성화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출혈경쟁이나 대출 부실화 가능성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총 4조5702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2조5470억원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말까지 3조1982억원, 케이뱅크가 1조2084억원, 토스뱅크가 1636억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820점 이하,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한다.

카카오뱅크,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 선점 나서…올해 3조1982억원 공급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에 나선 회사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보다 1조7602억 더 많은 3조1982억원을 올해 공급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5조9556억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약 20.8%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비중을 더 늘려 내년 말에는 25%, 내후년 말에는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일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까지 높였으며, 가산금리는 최대 1.52% 가량 인하했다. 

이외에도 10일부터는 신용대출 또는 직장인 사잇돌대출을 받은 중저신용자에게 첫 달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카카오뱅크는 9일 새로운 CSS를 적용한 이후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대출 공급량이 2배(147억원→293억원) 가량 증가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케이뱅크 역시 1조2084억원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공급한다. 케이뱅크의 총 여신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4조7400억원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만 25.4% 가량을 공급하게 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대출 부실 우려는 고도화된 CSS로 해결

일각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침해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의 금융발전심의회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손실률이 높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정확한 상환능력 평가를 할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사전논의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고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데이터뿐만 아니라 비금융 거래정보, 통신사 데이터 등을 결합해 CSS를 고도화하고, 약 2200만명에 이르는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대출할 수 있다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모형 대비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나 중저신용자들 중에서도 믿을만한 신용 데이터를 가진 이용자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CSS를 업그레이드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다음달 말이면 4주년이 되는데 그동안 쌓인 이용자데이터와 통신데이터, 통신비 납부내역 등을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CSS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CSS에 씬파일러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결합한 데이터를 올해 4분기까지 신용평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안정보는 비씨카드와 다날 등 주주사와 관계사가 보유한 결제정보와 KT가 보유한 통신정보 등을 의미한다.

토스뱅크 역시 제2금융권 이용자 정보, 햇살론 등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 이용자 정보를 반영해 CSS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 규제 강화되는데 중저신용자 대출은 확대… '엇박자' 해소될까

은행권 대출 문턱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가 금융정책에 엇박자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7일 은행연합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금융당국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 대해 금융권과 논의했다.

지금까지는 은행별로 DSR 평균치 40%를 맞추도록 돼 있었지만,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 다음달 1일부터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DSR 40%가 차주별로 일괄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단계적으로 DSR 규제를 강화하고, 가계부채 증가율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포함시킬지 당국이 명확히 제시한 바가 없다"며 "일단은 고신용자 대상 대출의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올리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의 한도는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인터넷은행은 금융위에 중저신용자 대출 관련 목표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저축은행처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총량관리에 중금리대출을 포함하면 중저신용층 자금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총량관리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하는 인센티브를 주자는 내용이 회의에서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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