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도쿄올림픽 중계권 확보?...아마존식 '회원탈퇴 대응책'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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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도쿄올림픽 중계권 확보?...아마존식 '회원탈퇴 대응책' 통할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21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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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축구·아이는 키즈 콘텐츠·식품은 로켓배송
스포츠 콘텐츠는 플랫폼 방문횟수·체류시간 늘려
일, 무관중도 고려...온라인 관중 늘어날 수도
축구·야구·배구 등 한일전 성사 가능성, '흥행대박' 조짐도
아마존, 불매운동에도 스포츠 콘텐츠로 가입자 증가
스포츠 팬들은 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의 김연경 선수(왼쪽)과 남자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성호(남자 유도대표팀)선수와 이의리(야구 대표팀) 선수도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쿠팡이 네이버·카카오를 제치고 사실상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소비자의 회원탈퇴와 불매 움직임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쿠팡이 온라인 중계권을 독점으로 따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매체에 비해 중계권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지상파방송사에 최대 500억원에 이르는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단독 온라인 중계권을 따냈다. 

아빠는 축구, 아이는 키즈 콘텐츠...식품은 로켓배송

이처럼 국내 OTT업계에선 ‘열혈팬’을 확보한 인기 스포츠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리는 전략이 경쟁처럼 번지고 있다. OTT 후발 업체인 쿠팡은 본업인 이커머스와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키즈콘텐츠까지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KBO 전 경기와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생중계한 바 있는 웨이브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한 뒤에 확실히 가입자 유입 효과가 있었다”며 “다만 유입된 스포츠 팬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OTT업계 관계자는 “쿠팡 플레이가 타겟팅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은 스포츠와 키즈 콘텐츠를 쿠팡 와우 멤버십과 연계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의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는 매달 2900원을 내는 ‘쿠팡와우’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쿠팡 유료회원 유인을 위한 사업으로 출발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송과 함께 추가 과금 없이 OTT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4월에는 교육탭을 추가해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홈스쿨링 수요에 맞춰 키즈 콘텐츠도 강화한 바 있다. 

쿠팡와우에 가입한 가족회원이 신석식품을 배달하고 손흥민 선수가 출전하는 토트넘 경기를 보며 키즈 콘텐츠까지 시청하면 자연스럽게 락인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나 KBO 팬이라면 시즌 기간 내내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기 때문에 가입자가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는 앞서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시즌이 진행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전 경기 역시 생중계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락인전략에 힘입어 지난 3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실이용자 수는 78만명으로 서비스 시작 3개월간 이용자가 매달 평균 20%씩  증가했다.

무관중도 고려한다는 도쿄올림픽, 흥행 대박으로 이어질까

다음달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온다. 지난 18일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최대 1만명 규모의 관중 상한안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령할 경우 무관중 경기를 치르른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줄고 OTT 시청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 관람객마저 제한되면, 온라인 중계업체가 올림픽 특수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도쿄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NBC방송의 제프 셸 CEO는 최근 도쿄올림픽이 NBC가 중계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국내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도쿄올림픽에선 쿠팡플레이가 회원수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이강인, 백승호 선수 등이 뛰고 손흥민과 황의조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거론된다. 김학범 감독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을 꺾고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과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배구 대표팀 모두 한일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 모델 따라가는 쿠팡, 올림픽으로 불매 극복할 수 있을까

OTT업계에서는 쿠팡이 올림픽을 통해 아마존의 성공방식을 되풀이하려는 것으로 분석한다. 아마존은 창업 이후 미국, 유럽 등지에서 법인세 탈세 논란, 소매 서점과 작가들의 생존권 위협, 열악한 근로 환경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불매운동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아마존의 OTT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242개국에서 1억500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190개국에서 1억800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에 이어 글로벌 시장 2위 사업자다. 

여러차례 불매 운동에 직면한 아마존이 본업인 온라인 쇼핑과 OTT서비스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선택한 콘텐츠가 바로 스포츠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거액의 중계권료를 주고 US오픈,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등의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히는 미식축구 중계를 위해 미식축구연맹(NFL)에 110억 달러(약 12조원)을 지불했다. 앞으로 10년간 NFL의 인기 경기인 목요일 밤 시합을 온라인 중계한다는 계획이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이 유로2020을 중계하고, 쿠팡플레이가 코파아메리카를 중계하는 등 OTT 업계의 스포츠 중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스포츠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린 플랫폼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공급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회원 탈퇴가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스포츠는 팬심이 강한 콘텐츠인 만큼 올림픽 흥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관계자는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 확보 등에 관해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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