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전자' 꿈꾸던 삼성전자...어느덧 '칠만전자'로 내려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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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전자' 꿈꾸던 삼성전자...어느덧 '칠만전자'로 내려 앉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2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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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이후 약 한달만에 8만원선 하회
애정공세 퍼붓던 개인 투자자들도 '시큰둥'...매수강도 약해져
증권가 "실적 정점 우려 지나치다"
연초 이후 줄곧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삼성전자는 21일 장 중 8만원대를 하회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초 이후 줄곧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삼성전자는 21일 장 중 8만원대를 하회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주가가 십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십만전자'로 불렸던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초 이후 줄곧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삼성전자는 21일 장 중 8만원대를 하회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8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한달만에 7만원대....'십만전자' 아닌 '칠만전자'로

2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600원(-0.75%) 내린 7만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3월 한 때 4만원대까지 내려앉았던 삼성전자는 올해 1월 9만6800원까지 치솟으며 '십만전자'를 눈앞에 뒀으나, 이후에는 상승 동력을 잃으며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실제로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13%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종가 대비 오히려 주가가 하락,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한 때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대장주의 체면이 말이 아닌 셈이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가 이어졌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6월 이후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였다. 6월 이후 기관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7127억5000만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로 보면 순매도 규모는 12조9800억원으로 늘어난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올초 이후 현 시점까지 최대의 순매도를 기록한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10조원이 넘는 규모를 순매도했다. 6월 이후에는 87억원 순매도로 매도 강도가 확연히 약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매수로 돌아서지는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에 대해 꾸준히 애정공세를 퍼붓던 개인 투자자들도 다소 시큰둥해진 분위기다.

개인 투자자는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식 23조원 규모를 매수했지만,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속에서 매수세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6월 이후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6355억원 상당에 그친다. 지난달 같은 기간(5월 1~18일)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4조원 넘게 사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수 강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 주가 왜 시들하나? 실적 정점 우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대표적인 이유는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다.

스마트폰 수요가 연초 예상대비 둔화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한 것.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7300만대로 전망되는데, 이는 기존대비 5.8% 하향조정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PC 수요도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최근 전세계를 덮친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해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점 역시 실적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중 인도 비중은 12%, 약 3200만대에 달한다.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시장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삼성전자도 영향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투자자들은 3분기가 삼성전자의 실적 정점이 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주가 역시 힘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특히 저금리 수혜를 받아온 IT주는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는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업종으로 꼽히면서 IT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점 역시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증권가 "우려 지나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시황 호전이 지난해 연말부터 일찍 반영이 됐고, 올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IT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할인을 받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하반기 어닝 모멘텀이 나타나고, 4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는 재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사업의 펀더멘털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3세대 10나노급(1Z) D램과 128단 낸드 비중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원가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1조400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3분기에도 14조7000억원, 4분기 15조690억원으로 추정해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내내 주가 조정이 지속되어 왔으므로, 이제 피크아웃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볼 때"라고 말했다. 

성장주에 대한 시각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반도체의 공급 차질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및 반도체의 영업이익 전망도 다시금 상향조정 중"이라며 "달러화가 안정을 되찾고 외국인 수급도 개선된다면 반도체 및 자동차 업종의 분위기 반전이 코스피 상승 탄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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