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중간배당 이슈, 상승 모멘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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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의 중간배당 이슈, 상승 모멘텀 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1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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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배당제한 조치 6월말 종료 가능성에 무게
하나금융 비롯해 여타 금융지주들도 정관 변경 등 '배당성향 확대 준비'
꾸준한 분기 배당이 관건...악재 벗어난 것만으로 의미있다는 평가도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주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주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마주하고 있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금리인상과 중간배당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연초부터 꾸준히 언급됐던 이슈인 만큼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중간배당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는 은행주에게 있어 중간배당 이슈가 추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당제한 6월말 종료 가능성에 무게...금융사들은 중간배당 채비

연초 이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금리인상'이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일관되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통화정책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금리인상 구간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 역시 강세를 보여왔다. 메리츠 증권에 따르면, 은행주는 연초 이후 코스피 대비 17.6%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외국인은 연초 이후 16조8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은행주에 대해서는 2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미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한국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하반기 금리인상을 공식화하자 투자자들은 또다른 모멘텀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간배당' 가능성이다. 

앞서 지난 1월28일 금융감독원은 은행 배당을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손실흡수능력 유지를 위해 배당을 한시적으로 제한한 것이다.

당시 L자형 장기침체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경우 상당수의 은행이 배당제한 규제 비율을 하회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배당 제한의 근거로 삼은 바 있다. 

오는 6월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배당제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보고 있다. 당시 배당제한의 근거가 됐던 장기침체 시나리오와 현재의 경제 상황은 상당히 동떨어져있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4.0%로 상향조정한데다, 4분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기 정상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배당제한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연초 배당제한 당시 가정했던 U자형 경기회복 시나리오 하에서도 모든 은행들이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어 추가적인 배당제한 명분 또한 낮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은행업계 역시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 하나금융지주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주명부 폐쇄 결정 공시를 통해 중간 배당을 예고한 바 있다. 주주명부 폐쇄는 배당을 위한 조치다.

하나금융 이외의 금융지주들은 중간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최근에는 배당성향 확대 의지를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올해 3월 주총을 통해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며 배당성향 확대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4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 잉여금으로 전환한 상태다. 

해외 은행들에 비해 국내 은행들이 배당에 비교적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중간배당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은행주들은 중간배당, 나아가서 분기 배당이 일상적"이라며 "미 은행주를 대표하는 JP모건체이스는 1년에 4번 배당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에도 0.9달러씩 4번, 총 3.6달러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배당성향은 40.5%에 달한다. 국내 은행들의 경우 배당규제가 없던 2019년에도 배당 성향이 20%대 중반에 그칠 정도로 비교적 인색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주주환원 소극적 평가에서 벗어날 가능성..꾸준한 배당 실시 관건"

6월말 배당제한이 종료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은행주 주가는 반짝 반등하기도 했으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18일 하나금융지주(-1.52%)를 비롯해 신한지주(-1.32%), KB금융(-0.18%), 우리금융지주(-1.69%) 등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중간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배당성향을 확대할 경우 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배당이 늘어난다면 주가를 끌어올릴 정도로 배당성향이 크게 확대되기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구 애널리스트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더라도 각 분기에 미미한 금액을 배당하고 연말에 대부분을 배당하는 형태는 배당 투자자들을 주주로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각 분기별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성향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더라도 소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에서 벗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악재를 덜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들의 소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은 국내 은행주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향후 지속적인 반기 배당 실시와, 배당성향의 점진적인 확대는 국내 은행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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