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깜짝실적 '노트북' 판매 주춤 ...“IT기기 수요 감소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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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깜짝실적 '노트북' 판매 주춤 ...“IT기기 수요 감소가 원인”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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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5대 노트북 ODM 업체, 5월 출하량 상승률 둔화
백신접종률↑ 소비재 구매 증가 "언택트에서 콘택트로"
LG디플, 노트북 LCD 패널 시장 세계 4위
노트북 교체주기 스마트폰의 1.5배..."수요 공백 가능성"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노트북·PC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롯데백화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노트북·PC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자업계에서는 당초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존 전망에 따라 세운 생산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디스플레이 패널, D램과 낸드 등 주요 부품 수급상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대만의 5위권안에 드는 노트북 주문자개발생산(ODM) 업체 출하량은 14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들 업체의 노트북 출하량은 지난 2월 전년 대비 197.5%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출하량은 전월 대비 4.5% 감소했다. 지난 10개월간 이들 기업의 노트북 출하량이 전월 대비 평균 12.3% 늘어난 것과 비교해 크게 하회한 수치다.

노트북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전자 업계에서는 지난 2분기 이들 기업의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30% 수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10% 늘어나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 5월 증감률을 반영하면 이 수치마저 5% 상향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이 대만 100개 주요 테크 기업의 5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팹리스, 파운드리, 메모리 등 반도체 업체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컴퓨터 ODM 등 IT 세트업체 매출은 둔화 내지 감소세가 뚜렷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 상황이 부품 수급 차질 때문이라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소비축이 언택트(Untact)에서 콘택트(Contact)로 옮겨간 것이 원인이라면 하반기 PC 수요 기대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재택근무와 화상수업에 필요한 IT 기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며 “다만 미국 등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IT 기기등 내구재가 아닌 레스토랑 등 소비재 쪽에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며 유럽과 미국의 노트북, PC, 태블릿 판매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외부활동이 늘며 소비재 관련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읽힌다. 지난달 코스피200 지수가 0.84%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200 경기소비재 지수는 7.31%, 코스피200 생활소비재 지수는 3.96% 상승했다.

경기소비재는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자동차·백화점·면세점·레저 등 관련 업종을 말하고 생활 소비재는 일상 필수품인 유통·화장품 등 업종을 뜻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미국, 영국 등이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허용하면서 당분간 화장품, 여행, 호텔과 같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리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잘나가는 LG디플·삼성디플...호황 조기 종료?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갤럭시북 프로 360, 갤럭시북 프로, 갤럭시 북 등 총 5종의 신상 노트북을 출시하며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했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2021년형 ‘LG 그램 15’을 출시한 데 이어 빠르면 올 하반기 네이버와 함께 ‘웨일북’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13.3형 노트북용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IT업계가 최근 반도체 등 부품 수급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수요감소까지 이어진다면 이들 제품의 생산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레노버, HP, 에이수스 등 글로벌 노트북 시장 상위 점유율 5개 업체는 올해 고가·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최대 20여개 이상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이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노트북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중국 BOE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유일한 공급자인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중인 노트북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만 10종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 사진=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노트북용 OLED 제품 출하량에 큰 변화는 없다”며 “아직 시장에 OLED를 탑재한 노트북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 비중은 1% 내외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제품으로 OLED 패널만 공급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노트북 LCD 패널 시장 4위 업체(지난해 점유율 15.7%)다. IPS(광시야각)와 QHD(쿼드 HD) 등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하는 고화질 패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점유율 1위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노트북 LCD 패널 매출은 3조3290억원으로, 직전년도의 2조4760억원 보다 34.4% 늘었다. 같은 기간 TV용 LCD 패널은 매출이 30% 이상 줄면서 기존에 철수 예정이었던 TV용 LCD 생산라인을 IT(모니터·노트북·태블릿 등) LCD 패널 생산 라인으로 바꾼다는 계획이었다. IT 기기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이 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노트북용 LCD 패널 출하량이 4121만장으로, 지난해 3600만장 보다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코로나 19 늘어난 노트북 수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하리란 예측을 기반으로 한 분석이다. 

노트북 수요 공백기?

스마트폰 교체주기(24개월 내외)보다 1.5배 이상 긴 노트북 교체 주기(36개월~60개월)을 감안할 때 향후 노트북 수요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연구원은 “지난 하반기와 올해 초에 사실상 수요를 당겨 쓴 것과 마찬가지”라며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IT 기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린 일시적 현상이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이후 노트북 시장은 매년 역성장했다”며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노트북 수요를 늘렸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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