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큰 손 ‘오팔세대’ 잡은 마켓컬리, 연내 상장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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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큰 손 ‘오팔세대’ 잡은 마켓컬리, 연내 상장 가능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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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29억→9523억, 328배 성장
김슬아 대표, 연내 상장 계획 밝혀
배송지역·비식품군 확대로 외형 키우기

경쟁력 약화에 몸값 고평가 논란 등
몇 가지 장애물은 해소해야 할 부분
마켓컬리가 소비 큰 손인 5060 세대를 사로잡은 가운데, 몇 가지 장애물을 뛰어넘고 연내 상장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제공=컬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강남맘’ 필수앱이었던 마켓컬리가 소비 큰 손인 5060 세대를 사로잡았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발표한 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펼치고 있는 마켓컬리가 누적 적자, 경쟁력 약화, 몸값 고평가 논란 등 몇 가지 장애물을 뛰어넘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남맘’ 필수앱에서 5060 필수앱으로 성장

16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간 동안 마켓컬리에 신규 가입한 5060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 평균 증가율인 95%의 약 2배이며, 20대(64%), 30대(51%)가 기록한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전체 신규 고객에서 5060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해 18%에서 올해 26%로 늘어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원래 5060세대는 마트에서 장보기를 선호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경험치가 늘고, 비대면 식료품 장보기 서비스에 만족하면서 편리함을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9월 기준 50대 고객의 배달앱 결제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그 뒤를 40대(146%)와 60대 이상(118%)이 이었다. 5060세대 ‘엄지족’이 온라인 쇼핑의 큰 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

특히 구매력이 높은 5060 고객들은 구매 횟수와 주문액 등에서도 전체 평균을 크게 넘어서는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5월 5060 고객이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 늘며 기존 핵심 고객층인 3040 고객(73%)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5060 세대의 구매 횟수도 전년 대비 102% 증가하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이용 빈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60 고객이 마켓컬리에서 1회 주문 시 사용하는 평균 구매 금액은 전체 연령 1회 평균 구매 금액보다 13% 더 높았다. 20대 평균 구매 금액보다는 무려 43%나 더 높았으며, 30대보다도 8% 더 많이 사용하는 등 높은 구매력을 보인 것도 특징이다. 

Old People with Active Life(활기찬 인생을 사는 신노년층)의 앞 글자를 따 ‘오팔(OPAL)세대’로 불리는 5060세대는 2030세대보다 구매력이 훨씬 크다. 이미 경제력을 갖췄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아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팔세대를 잡아라”는 특명까지 내려졌을 정도다. 

오팔세대를 사로잡은 마켓컬리는 올해도 가파른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2월에 설립된 마켓컬리는 7년도 안 돼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다. 2015년 29억 원에서 지난해 9523억 원으로 약 328배 성장한 것. 

배송지역 늘리고 비식품도 판다

마켓컬리가 이토록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새벽배송 시스템인 ‘샛별배송’ 서비스 영향이 컸다.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제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문 앞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2015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식품 등 식자재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출근 전에 받아 볼 수 있어 혁신적인 서비스로 다가왔다. 

마켓컬리는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밝힌 후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만5000여평 크기의 김포 물류센터를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새벽배송 지역을 충청권까지 확대했다. 대전광역시(서구·유성구)와 세종특별자치시·천안·아산·청주시 등 충청권 5개 도시에서는 지난 5월 1일부터 샛별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대상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또한 신선식품에서 비식품 부문까지 손을 뻗으며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호텔 숙박권을 판매하고 중이며 지난달엔 소노호텔앤리조트와 함께 비발디파크 숙박 상품을 선보여 약 3600실을 팔았다. 최근에는 7~8월 성수기에 이용할 수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컬리 패키지’를 판매했다.

지난달 말에는 처음으로 LG전자의 TV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전자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기획전 형식이었지만 상시 판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주방용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은 이미 판매 중이다. 마켓컬리는 앞으로도 식품 외의 영역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비식품군 제품 비중은 25%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가량 커졌다. 

연내 IPO 계획…가로막는 몇가지 장애물

마켓컬리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올해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히며 “한국과 미국 시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이를 근거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 상장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회사 안팎에서 흘러 나왔다.   

상장하게 되면 대규모 자금 조달로 보다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짤 수 있다. 최근엔 한국거래소가 김슬아 대표를 직접 찾아가 국내 상장을 요청했을 정도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1163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약 150억 원 늘었음에도 거래소가 상장을 권한 이유는 마켓컬리의 미래 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2019년 1350억 원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작년 5월에도 2000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다만 몇 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우선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경쟁력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SSG닷컴, 쿠팡은 물론 오아시스마켓, 헬로네이처까지 새벽배송 전쟁에 참여하며 마켓컬리의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어 새벽배송 서비스가 더 이상 마켓컬리 만의 특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없어졌다. 참여자의 확대로 새벽배송 서비스가 특화서비스가 아닌 보편화된 배송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2000억 원 투자금 추가 조달 과정에서 2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에 대해 몸값이 뻥튀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000억~1조 원 수준이던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는 1년 만에 최소 두 배 넘게 뛰었다. 

이를 두고 누적 적자만 26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새벽배송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조 원의 몸값은 과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상장을 계획하는 컬리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고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를 유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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