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도심 탈출' 급증···코로나19 확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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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도심 탈출' 급증···코로나19 확산 영향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5.30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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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영향으로 2020년도 도쿄(東京) 도심에서 본사를 이전한 기업은 지난 2019년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사진=니혼게이자이
일본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영향으로 2020년도 도쿄(東京) 도심에서 본사를 이전한 기업은 지난 2019년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사진=니혼게이자이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본사 소재지를 도심에서 외곽으로 옮기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일본 국세청 시스템을 이용해 국내 기업의 소재지 정보를 분석한 결과, 2020년 도쿄(東京) 도심에서 본사를 이전한 기업은 지난 2019년도에 비해 20% 이상 급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자산이 없는 중소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교외나 지방도시로 거점을 옮기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진행된 근로방식 변화가 기업 이전을 재촉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회사법은 국내 기업이 본사 소재지를 변경할 경우 변경등기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도쿄도(東京都)에서 상대적으로 번화가에 해당하는 23개 특별 구(區)에서 운영하던 기업이 소재지를 23구 외 지역으로 옮기는 경향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후 뚜렷해졌다.

지난  2019년 1월 이후 기업이 등기상 주소지를 옮긴 사례 약 39만 건을 분석한 결과, 도쿄도 23구에서 타 지역으로 거점을 이전한 기업이 코로나19가 일본에서 본격 확산한 작년 4월 무렵부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도쿄도 23구에서 전출한 기업은 약 6700개로 전년보다 약 24% 늘어나 23구로 전입한 사례 4600개보다 약 46% 많았다.

도쿄 23구를 떠난 기업이 이전한 곳은 도심과 적당한 거리를 둔 교외 지역을 선택한 기업이 많았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를 선택한 기업이 772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나가와현 가와사키(川崎)시(365개), 사이타마(埼玉)현 사이타마시(260개) 등의 순이다.

도쿄 시부야(澁谷)구에서 사이타마시로 옮긴 음악 제작회사의 최고경영인(CEO)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부터 이전을 생각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계기로 이전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요코하마(横浜)시로 전출한 기계 메이커는 텔레워크는 2020년 10월 이전했다. 사원은 30명 정도로 통근 등 교통 액세스의 좋은 점이 이전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하(那覇)시 등의 휴양지와 함께 우츠노미야(宇都宮)시나 이바라키(茨城)현 츠쿠바시 등 철도교통편이 좋은 수도권 근교 도시로 이전한 기업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마쿠라(鎌倉)시 처럼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전 유치책을 내놓은 지자체로 이전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도쿄상공회의소가 2020년도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전한 기업 업종을 조사한 결과, 경영컨설팅기업이 570사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 소프트웨어 개발 수탁기업 380사로 집계됐다. 

하라다 미츠히로(原田三寛) 도쿄상의 정보부장은 “기업 소재지가 도심에 없어도 온라인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업종의 이전이 빠르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전 기업의 규모는 재무자료를 입수한 1328사 가운데 90%가 매출 10억엔 미만의 중소기업이었다. 매출 100억엔이 넘는 기업은 커넥터 대기업인 히로세전기나 차 전문점의 루피시아 등 22사로 적었다. 본사 이전 지역에 공장등의 거점이 이미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기업의 전입을 받는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주민세 등 세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요코하마시는 지원금을 지급할 전입 대상 기업의 기준을 종업원 100명 이상에서 50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수도권 외에 지방 경제 중심지에서도 기업의 도심 탈출이 확인됐다. 서일본 중심지인 오사카(大阪)시에서 시외로 전출한 사례는 2019년도보다 23% 증가했고 주부(中部) 지방의 거점인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전출한 기업은 15% 늘었다.

야마무라 다카시(山村崇) 와세다대학 고등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거주 공간이던 교외에 기업이 이전하는 것은 지역 재생의 기회”라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근로방식의 변화로 기업이 도심에 사무실을 가지는 의미는 점차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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