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사모펀드에 매각…결국 주인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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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사모펀드에 매각…결국 주인 바뀐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5.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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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일가 지분 53.08%, 한앤코에 3107억원에 양도
이견없으면 적어도 8월 말까지 주식 거래 마무리
경영 외부로 넘기고 쇄신키로…설립 57년 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남양유업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팔린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포함해 가족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27일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과 홍 전 회장의 부인 이운경씨, 아들 홍명식씨, 손자 홍승의씨 등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을 전부 한앤코 19 유한회사 양도하기로 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한앤컴퍼니로 넘어가는 주식은 37만8938주이고, 매각 대금은 3107억 원이다.

남양유업 지분의 51.68%는 홍 전 회장이 보유 중이고, 오너 일가 지분을 합치면 53.08%에 이른다. 대금 지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8월 31일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주식이 양도되면 남양유업 최대주주는 한앤컴퍼니로 변동된다. 1964년 창업한 남양유업은 57년 만에 오너 일가와 완전히 결별하게 되는 셈이다.

앞서 홍 전 회장은 '불가리스 코로나19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코로나19로 민감한 시기에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로 전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해당 사태로 제품 생산의 약 40%를 담당하는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등 법적 처분까지 받게 됐다.

약 10년 전부터 '갑질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각인된 것도 회장직에서 물러난 배경으로 꼽힌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전후로 경쟁사 비방, 홍 전 회장의 조카 황하나씨의 마약 범죄 사건 등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으며 소비자들로부터 불매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남양유업이 겪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각종 풍파를 겪으면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9489억 원)이 2008년(8833억 원)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를 운용하는 한앤컴퍼니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양유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효율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 임원을 독립적으로 둬서 이사회를 감독하고 집행부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와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앤컴퍼니는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웅진식품, 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25건의 기업 경영권을 인수했다. 자산 규모는 24조2000억 원, 계열사 매출은 13조3000억 원, 고용인력은 약 3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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