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웨어러블 생태계 '구글 OS'로 통합...애플 추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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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웨어러블 생태계 '구글 OS'로 통합...애플 추격 본격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27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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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OS 영향력은 줄지만 하드웨어·OS 최적화로 맞서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웨어러블' 시장에서 애플에 맞서
중국 제조사에 맞서며 점유율 지키는 무기 ‘연결성’
가격 낮춘 '갤럭시탭S7FE, A7라이트' 출시 예정
"중국 제조사 태블릿 시장 진출전 락인 효과 강화"
소비자들이 삼성 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와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가 연동되는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가 구글과 웨어러블 운영체제(OS)를 통합하면서 디바이스 시장에서 소비자를 묶어 두는 ‘락인효과(Lock-in)’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드웨어와 OS를 통해 ‘아이폰·맥북·아이패드·애플워치’ 생태계를 구성한 애플을 추격하고 태블릿PC와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중화권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 단계인 웨어러블 기기는 앱생태계가 커져야 구매 요인이 커진다”며 “앞으로 헬스케어 등 웨어러블에 특화된 앱이 구글 OS를 기반으로 등장하면 갤럭시 워치의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9일 구글이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발표한 삼성 타이젠OS와 구글 웨어러블OS 통합을 놓고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의 영향력은 줄이더라도 더 큰 생태계에 편입돼 애플을 추격한다는 것이다. 

자체OS 영향력은 줄지만 하드웨어·OS 최적화로 맞서

IT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에 OS가 종속되면서 서비스 매출을 늘리기 어렵고 AI 등 추가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할 때 삼성이 구글 눈치를 봐야 한다”며 “타이젠이 있는 상태에서 구글과 협상하는 것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협상하는 것은 협상력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워치.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자체 개발한 음성 인식 플랫폼 빅스비 등의 기능을 확장하고 싶어도 구글이 안드로이드 음성인식 기능과 ‘영역침범’을 막고자 빅스비 기능 확장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자체 OS와 하드웨어를 최적화시켜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맥북(애플의 노트북), 아이패드, 애플워치와 애플의 IOS 생태계를 공유하며 연결성을 강화했다. OS로 통합되어 있는 애플 기기에서는 아이폰 사용자가 맥북과 아이패드에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타이젠OS는 이제 삼성전자의 스마트TV와 스마트 가전 등으로 탑재 범위가 좁아졌다. 대신 구글은 OS통합으로 스마트워치의 앱 구동속도가 최대 30% 이상 빨라졌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36.2%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샤오미(8.8%)와 삼성(8.5%)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1억5350만대 수준이지만 업계는 웨어러블에서 시작해 금융결제, 헬스케어 등으로 이어질 확장성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기가 대중화되면 혈당, 혈전,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헬스케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이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 신용카드 대신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다. 향후에는 자동차 열쇠도 웨어러블 기기가 대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갤럭시S21, 갤럭시 버즈, 갤럭시 탭, 갤럭시 북 등 갤럭시 디바이스 생태계간 연결성이 강화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현재 웨어러블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이 향후 웨어러블을 기반으로 성장할 시장에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은 OS 경쟁사인 구글에겐 ‘피하고 싶은 미래’다.

삼성 역시 애플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를 모두 만드는 제조사 중 각 디바이스의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에 미치한 유일한 제조사다. 다만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기기끼리의 연결성도 약했다고 평가받던 삼성은 현재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에 밀리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1% 대인 반면 애플 점유율은 8% 대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태블릿 PC 시장에서도 애플 점유율은 36%였지만 삼성은 19%에 그쳤다. 

지난 1분기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은 시장 점유율 30.2%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한 반면 삼성은 12.7%로 4위에 그쳤다. 오포(16%), 비보(14.5%) 등 중국 제조사보다 점유율이 낮았다.  

중국 제조사에 맞서며 점유율 지키는 무기 ‘연결성’

코로나19 이후 노트북·태블릿PC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기기간 연결성의 중요도는 더 커졌다. 특히 삼성전자에게 연결성 강화는 소비자 이탈을 막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노트북 갤럭시 북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갤럭시 생태계와 연결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소비자가 애플 기기를 떠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의 폐쇄성 때문”이라며 “개방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이 가장 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연결성을 강화하면 소비자의 상승이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가성비’를 앞세워 삼성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기기간 연결성이 삼성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상위 5개 업체 중 중국 업체는 화웨이와 레노버 뿐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레노버는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샤오미는 웨어러블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을 위협하지만 노트북과 태블릿PC 시장 점유율 통계에서  ‘기타’로 분류될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늘어난 재택근무와 화상수업 등의 필요에 따라 노트북과 태블릿PC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갤럭시 생태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 첫 팬에디션(FE) 태블릿인 ‘갤럭시탭 S7 FE 5G’와 저가형 태블릿 ‘갤럭시탭 A7 라이트(가칭)’ 을 출시할 예정이다. FE는 핵심 기능은 유지한 채 사양을 낮춰 ‘가성비’를 높인 제품이다. 

보급형과 저가형 태블릿PC를 출시해 갤럭시 생태계로 들어오는 경로를 넓힌 것이다. 

삼성이 유럽 시장에 사전 공개한 갤럭시탭 S7 FE 판매가는 649유로(약 89만3000원)다. 기존 갤럭시탭S7 판매가는 110만~130만원 수준이었다. 

갤럭시탭 A7 라이트도 상위버전인 갤럭시탭 A7보다 낮은 20만원대 가격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가 태블릿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점유율을 늘리고 갤럭시 생태계로 소비자를 묶어놓으려는 전략”으로 풀이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백신 출시와 근무 정상화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 근무 형태로 복귀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며 “태블릿PC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대형 제조사 간 태블릿PC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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