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 생활서비스도 거뜬...단순 앱 넘어 '슈퍼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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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앱', 생활서비스도 거뜬...단순 앱 넘어 '슈퍼앱'으로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5.21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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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반 생활 밀착형 서비스 확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실손보험 보험금 청구·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비대면 상품 판매 위해 소비자와 접점 확대하는 과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은행권이 자사 앱을 통해 기존에 제공하던 금융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플랫폼 기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비대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남으로써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자산, 전자문서, 모바일 신분증 등을 관리하고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월렛 '쏠(SOL) 지갑'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쏠 지갑'에서는 사용자가 가진 자산을 한곳에서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 지갑을 열면 간편결제, 포인트, 쿠폰, MY자산, 디지털 자산, 외화자산, 전자문서지갑, 디지털서류함, 공과금 납부 등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정부24 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향후 쏠 지갑을 통해 모바일 학생증, 정부24 전자증명서 신청, 전자서명인증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오는 7월 음식 배달 앱도 은행 앱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은행별로 특화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다양한 기업과 협업도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은행이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빅테크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은행도 배달음식 주문이나 쇼핑 등 금융·생활 플랫폼으로 변모해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은행들은 다양한 방식의 제휴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사의 뱅킹 앱인 'KB스타뱅킹'에서 'KB스타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공과금 용지를 촬영하면 스마트폰이 용지에 인쇄된 납부정보를 인식해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현재 제공하는 생활형 연계서비스로는 ▲경조사 알리기·포인트리 입금 등을 제공하는 리브(Liiv) 생활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 ▲리브부동산 ▲취업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KB굿잡 ▲비대면 성금 납부 서비스 디지털헌금바구니 등이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스타뱅킹과 리브 앱의 플랫폼 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자사 앱 '하나원큐'에서 뱅킹과 별개로 '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이프 탭에서는 여행·건강·쇼핑·자동차·교통·이벤트 등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여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월에는 금융과 게임을 결합한 혁신적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넷마블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넷마블의 게임과 접목시켜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를 대상으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예정이며 이 서비스는 데이터 분석력 강화 및 외부 제휴 등을 통하여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우리원(WON)뱅킹에서 부동산 플랫폼인 '원더랜드'와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는 지난 1월 서비스를 선보인 후 두달만에 이용 횟수가 5000여건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개인택배 픽업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리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도 점차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접점 확대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중요"

이러한 상황은 빅테크의 등장으로 인한 은행의 위기감에서 기인한다. 플랫폼을 앞세우고 있는 빅테크에 비해 은행은 상대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일이 적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가진 금융의 기능을 요즘은 빅테크가 많이 대체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은행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들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현상을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판매채널의 비중이 중요해지면서 은행도 비대면 상품 판매를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은행이 쇼핑이나 보험, 음식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소비자는 이를 이용하면서 관심있는 은행 상품을 한번이라도 더 보게 된다"며 "이 때문에 생활형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활플랫폼 확대가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효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종류의 부가서비스들은 실제로 들이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크지 않다"며 "금융 본업과 연결된 서비스가 아니라면 소비자들은 굳이 은행앱에 붙은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앱 자체가 가진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을 놔두고 소비자가 은행 앱의 배달이나 쇼핑 기능을 쓸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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