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열의 콘텐츠연대기] ㉙ 캐릭터 산업의 탄생(상)– 월트디즈니와 미키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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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열의 콘텐츠연대기] ㉙ 캐릭터 산업의 탄생(상)– 월트디즈니와 미키마우스
  • 문동열 레드브로스대표
  • 승인 2021.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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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산업의 탄생은 신문 연재 만화의 등장인물에서 시작
현대 애니메이션 탄생을 이끈 윈저 맥케이의 ‘Little Nemo’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보면 영화와 기술적인 뿌리를 함께 하는 영상 매체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나 인간의 눈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기능 장애를 이용한다. 바로 착시 현상이다. 

여러 장의 이어진 그림을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마치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이 착시 현상은 우리 망막에 남겨진 우리 뇌의 ‘착각’이다.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 영화가 되었다면, 애니메이션은 그림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애니메이션보다는 영화를 더 좋아했다.

그림보다는 사람이 직접 움직이는 실사가 더 흥미로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기에는 애니메이션보다 영화의 제작비가 더 저렴했던 점도 있었다. 

초기 제작자들은 이왕이면 ‘돈이 되는’ 영화 제작을 더 선호했고, 일부 예술가들이나 실험적인 기법을 시도하는 일부 감독들 정도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시작은 비슷했지만 찬밥 신세였던 애니메이션이 전환점을 맞게 된 건 ‘카툰’이라 불리던 만화 장르와의 결합이었다.

윈저 맥케이의 만화 ‘Little Nemo’의 한 장면. 사진=위키피디아.
윈저 맥케이의 만화 ‘Little Nemo’의 한 장면.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애니메이션산업과 카툰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 (Cartoon)은 신문 매체 등에서 사용되는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삽화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1843년 영국의 ‘펀치(Punch)’라는 주간 잡지에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삽화가 실렸는데, 이 삽화가 ‘카툰’이라는 단어를 처음 쓴 최초의 카툰이다.

1843년 영국 ‘Punch’에 실린 최초의 카툰.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1843년 영국 ‘Punch’에 실린 최초의 카툰.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이후 많은 신문이나 잡지에서 풍자나 개그 요소가 있는 만화를 게재하게 됐는데, 우리가 흔히 만평이라 불리는 한 컷 짜리 만화부터 말풍선을 통해 대화를 전달하며 연속된 스토리를 가지는 3컷, 4컷, 5컷 등의 만화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 신문 만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기는 좋았다. 만화들이 딱딱한 신문에 유머와 재미 요소를 제공하는데 최적의 기법 임을 알게 된 편집자들에 의해 만화는 신문이나 잡지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보통은 고정된 캐릭터가 연재 형식을 통해 등장했기에 시간이 가면서 점점 인기를 얻는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대적인 의미의 캐릭터들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만화가들에게 캐릭터는 매력적인 파트너였다. 영화의 배우들처럼 개런티를 줄 필요도 없었고, 힘든 역할이나 연기를 시키더라도 불평이 없었다. 

밥을 먹을 필요도 없었고, 스캔들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오로지 만화가 자신의 펜과 창작 아이디어만 있으면 캐릭터들은 수 많은 스토리들을 만들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1910년대 들어 영화 산업이 점점 커지고 영화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만화가들은 영화와 뿌리가 같은 초기 애니메이션에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를 보다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금이야 애니메이션은 만화와 거의 동의어로 인식될 정도로 만화 장르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영상 분야이지만, 애니메이션 기술을 만화와 연결시킨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20세기 초반,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모았던 영화 'Little Nemo (1911)'에 삽입된 애니메이션 시퀀스.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20세기 초반,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모았던 영화 'Little Nemo (1911)'에 삽입된 애니메이션 시퀀스.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그러던 중 1911년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 중 하나인 ‘리틀 네모(Little Nemo)’의 원작자 윈저 맥케이는 무성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인기 캐릭터인 ‘Little Nemo’를 출현시켰다. 

극중극 형식으로 실사 영화 속에 등장하는 4분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애니메이션 역사적으로 볼 때는 큰 의미를 가지는 영화다.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많은 카툰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화 되는데 있어 큰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이기도 하다.

윈저 맥케이의 이 실험적인 시도로 인해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애니메이션의 산업적 가치를 일깨워줬고, 이로 인해 지금의 디즈니 왕국이 탄생하는데에도 가장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계속]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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