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주가 급락은 일시적 현상일 뿐"...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향은?
상태바
"TSMC 주가 급락은 일시적 현상일 뿐"...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향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13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SMC,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 중에는 확실히 반등할 것"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 생산 계획 조절 나서
올 2·3분기 D램 서버수요 늘어
"메모리, PC·모바일 수요에는 불확실성 생겨"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의 월별 매출 추이가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에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TSMC의 주가는 곧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메모리 수요 감소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만 증시에서 지난 12일 TSMC는 장 중 9% 넘게 폭락했다가 전 거래일 대비 1.9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의 4월 연결 기준 매출이 전월 대비 13.8% 줄어든 1113억2000만 대만달러(약 4조4888억원)로 집계되면서 기술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3일 전날 대비 각각 1.87%, 1.67% 내린 7만8500원, 1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로 3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3일에 장 중 11만 550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4개월 만에 주가가 8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슈퍼싸이클’인데 글로벌 1위 업체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로 이미 파운드리 업계의 생산단가 역시 10~15% 정도 높아진 상황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56%다.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로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그런 TSMC의 매출이 전달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매도세가 이어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TSMC의 매출이 계절적 요인들이 감안된 것일뿐 곧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폰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매출이 줄어든 TSMC를 공매도 세력이나 짧게 치고 빠지려는 단기 투자자들의 선택으로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본다”며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부터 TSMC 매출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4월에는 청명절과 어린이날 휴일로 영업일수가 3월 대비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스마트폰향 반도체의 계절적 비수기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향 신제품 출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7월 혹은 8월에 월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TSMC의 매출이 4월에 줄어든 이유를 지난해 10월에 애플이 아이폰12시리즈를 출시한 후 올 9월에 신형 아이폰 출시에 앞서 재고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품 주문을 줄인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TSMC는 올해 연간 5나노(nm) 제품 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모바일중앙처리장치(AP)가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 출시에 앞서 관련 제품 주문을 다시 늘리면 5나노 비중이 높은 TSMC의 매출 역시 따라 올라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래도 ‘슈퍼사이클’은 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역시 펀더멘탈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노근창 연구원은 “TSMC의 4월 매출액이 줄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 연계성이 큰 대만 기업 매출은 괜찮았다”며 “흠집이 본질은 아니듯 굴곡이 있지만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메모리 업계가 빅사이클에 진입한다는 기존의 예측에는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하듯 대만 IT 업체 중에서도 글로벌 D램 시장 4위 업체인 난야 테크놀로지와 서버용 D램을 설계하는 에이스피드(Aspeed)의 지난 4월 매출은 각각 15.4%, 8.5% 늘었다.

특히 에이스피드는 서버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65% 차지하고 있어 매출액 증감이 서버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지난 3월과 4월 AMD와 인텔은 각각 신형 서버용 CPU인  밀란과 아이스레이크를 공개했다. 현대차증권은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서버 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오는 2분기와 3분기에 글로벌 서버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각각 23%, 9.6%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D램 수요 중 서버용 제품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D램, 낸드 등 메모리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금융투자업체는 최근의 하락세에도 기존에 설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단기적인 조정과정이고 주가 회복이 예상되므로 매수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PC와 모바일의 수요감소...부품 공급 부족 때문인가, 수요 감소인가

다만 문제는 PC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향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존의 수요예측에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만의 PC 제조자개발생산(ODM) 중 ‘빅4인’ 퀀타·컴팔·위스트론·인벤텍의 지난 4월 매출 합계가 전월 보다 10%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 감소한 수준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 1위와 2위인 중국과 인도시장에서 수요 감소도 투자자들의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지난 4월 중국 내수 스마트폰 출하량이 2697만대로 전년 동기로는 33.9%, 전월 대비로는 23.5%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과 2019년의 4월 중국 내수 출하량 평균치(3540만대)보다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PC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수요 감소역시 출하량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감소한 것인지 PC에 들어가는 주요 반도체 부품의 공급이 시장 수요를 못따라가서 출하량이 줄어든 것인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폭발적인 증가세가 한풀 꺾인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생산 계획을 줄이고 있다”며 “이미 AP등 부품 부족에 따라 CMOS 이미지센서나 카메라렌즈 등 다른 제품의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오포·비보·아너 등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가 스마트폰 생산 계획을 조절하면 낸드와 D램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트렌드포스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인도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7.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규모로는 글로벌 2위이지만 단가가 높지 않은 중저가 제품 위주”라며 “플래그십 모델 판매량이나 전체 매출액 비중에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파운드리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메모리 비중이 큰 SK하이닉스 주가에는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