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세대출 폭증…5대은행, 지난달 전세대출 79.8조 전년比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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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세대출 폭증…5대은행, 지난달 전세대출 79.8조 전년比 21%↑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5.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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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상승하며 전세대출 수요 증가
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한도 관리 나서
우리·하나 전년대비 전세자금대출 잔액 각각 29.5%·32.1%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일부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관리하기로 함에 따라 가계 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세금이 오르면서 전세자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에 가계대출 속도조절을 요구함에 따라 내린 조치로 해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 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4월 전세자금대출액은 총 79조7961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1.2% 증가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의 한도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타 대출에 비해 많이 늘었다"며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이에 대한 한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한도를 관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파트만 전세자금대출을 해준다거나 대출자의 소득을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며 "우리은행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도를 정해 영업점에 가이드라인을 내려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매달 영업본부에서 각 영업점으로 내려보내는 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대출옥죄기에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정적으로 상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최근 전세자금대출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를 막거나 중단시킬 수 없다 보니 한도를 관리해서 이에 맞게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4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1조4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5조1203억원 대비 29.5%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전세자금대출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봄 이사철을 맞아 이사 수요가 늘어난데다 전세금이 상승하며 전세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전월세3법과 전세물량 부족으로 하반기부터 전세가가 크게 오르다가 올해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난해 4월 전세가가 0.09% 오른 데 비해 올해 4월에는 0.42% 올라 작년보다 많이 오르긴 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정부 들어서 집값이 계속 올라갔기 때문에 전세가도 이에 따라 올라간 측면이 있다"며 "전세가가 약간 뒤늦게 올라갔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수요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KB·신한·하나·농협)의 전세자금대출 추이도 우리은행과 비슷하다.

KB국민은행의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2조6660억원으로 지난해 4월 말 18조2602억원에 비해 19.4%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6조5292억원으로 전년 동월 22조543억원 대비 16.8%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22조4785억원으로 전년 동월 15조2569억원에 비해 32.1%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우리은행보다 더 높은 수치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전세자금대출 19조83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18조1460억원에 비해 8.4% 증가했다. 

다만 우리은행을 제외한 타 시중은행은 아직까지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는 중단이나 특별관리 예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중단 예정이 없다"며 "전세자금대출을 특별히 분기별로 한도 관리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대출한도를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하면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고자 했던 수요가 타 은행으로 몰릴 수 있다"며 "다만 한 곳의 은행에만 일방적으로 쏠리는 건 아닐테니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대출 총량을 조정할 때 대출을 중단하기 이전에 금리를 조정한다.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대출금리를 올리는 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금리 수준이 거의 비슷한데 요즘은 소비자들이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보통은 금리를 조정해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앞서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한도를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우리전세론'(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상품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0.4%에서 0.2%로 낮췄다. 또 최근에는 전세대출 우대금리 항목을 현행 1.0%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갑작스런 대출 중단의 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사전에 한도를 관리하기로 한 것"이라며 "아마 다른 시중은행들도 전세대출 한도가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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