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다우와 나스닥...시장은 이미 인플레 반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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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다우와 나스닥...시장은 이미 인플레 반영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5.06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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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3거래일 연속 상승에 신고가 vs 나스닥은 4일째 하락...
3월 이후 최대 낙폭, 인플레이션 우려 속
빅테크 주가가 다우와 나스닥 차별화 이끌어
옐런 장관도 동참한 금리인상 시기 우려...
전문가들 '빅테크, 차익실현 나서라' 조언도 나와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서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여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서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여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뉴욕증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다우지수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는 반면 나스닥 지수는 4일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1.9%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3월24일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신고가를 새로 쓰는 다우지수와, 한달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나스닥 지수의 대조적인 모습에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빅테크 비중 큰 나스닥은 인플레 우려 타격 커 

뉴욕증시가 지수별로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업종별로 그만큼 편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우지수의 경우 30개의 종목으로 구성돼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경기민감주로 분류된다.

반면 나스닥 지수의 경우 기술주 중심이다. 애플과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5개사가 나스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물론 다우지수에도 애플과 MS는 포함돼있지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은 속해 있지 않다. 대신 월마트와 홈디포, 월트디즈니 등 소비 관련주와, 셰브론, 다우케미컬 등 원자재 관련주 등 경기 민감주가 대거 포함돼있다. 

산출 방법이 다른 점도 두 지수의 흐름의 차이를 이끌어냈다. 나스닥 지수는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지만,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된다.

즉 나스닥 지수는 시총이 큰 기업들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반면, 다우지수는 시총과 관계없이 주가가 높은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나스닥 지수 내 빅테크 기업들이 시총 상위에 대거 포진돼있는 만큼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나스닥 지수의 하락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다우지수의 경우 시총 1위, 2위는 애플과 MS가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시총이 아닌 주가 수준에 따라 영향력이 결정되는 만큼 빅테크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옐런 장관도 동참한 '금리인상 가능성'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차별화된 움직임의 원인에 빅테크에 대한 우려가 자리를 잡고 있다. 빅테크 주가에 가장 큰 악재로 꼽히는 것은 바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빅테크 등 고성장 기업들은 저금리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아온 업종으로도 꼽힌다. 고성장 기업들은 미래의 기대 수익을 선반영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줄곧 '금리인상 시기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경제가 살아날수록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빨리 거둬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내에 존재했다. 

이 와중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 4일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 빅테크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

기술주들이 크게 휘청이자 옐런 장관은 다음 날인 5일 "금리 인상을 예견하거나 권고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오히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연준 내에서도 이같은 우려는 나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자산) 매입을 조정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고, 나중보다 더 이전에 이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압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옐런 장관이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 놀랍다"며 "옐런 장관과 카플란 총재가 함께 테이퍼링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참여자들도 연준이 시장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존 나자리안 마켓리벨리언 창업자 역시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지만, 옐런 장관은 '당신이 당장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이 '해명' 발언을 내놓기는 했지만, 금리인상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연준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 경제 과열 어떻길래...투자 전략은?

실제로 옐런 장관이 언급한대로 미 경제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연준 내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할 것"이라며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빠른 속도의 경제 회복이 일어난다면 인플레이션과 함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급등세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되면서 금리인상이 최대 악재인 기술주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반대로 인플레이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델로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앤드류 스미스는 "우리는 인플레이션 수혜 종목들이 지붕을 뚫고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은 순환주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서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 하비 주식전략 책임자는 "이번달부터 기술주들의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차익실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는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이 빨라지고 인플레이션 전망이 확산될수록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이제 막 공격적인 성장 사이클을 시작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높고 성장이 빠를 때에는 기술주에는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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