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혁신기업]⑭ 다우존스지수로 돌아본 美 혁신기업의 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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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혁신기업]⑭ 다우존스지수로 돌아본 美 혁신기업의 역사 2
  • 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 승인 2021.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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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미래에셋증권 이사]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896년 최초 설정된 이후 지난 2020년 8월 25일 개편까지 124년간 총 65번 종목이 변경되었다. 

변경의 내용은 새로운 종목의 편입, 기존 종목의 편출 뿐 아니라, 회사 이름의 변경, 기업간 인수, 합병에 따른 교체 등도 포함된다. 지수가 처음 발표되고 대공황 이전까지 초기에는 비교적 잦은 개편이 단행되었으나 대공황을 거치고 난 이후 미국 자본주의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종목 개편도 점진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더딘 변화에도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구성종목의 변화는 경제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초기 운송업 중심의 출발에서 철강, 석유 등 산업재 성격의 종목이 주류를 이루다 소비재 기업의 편입 수가 증가하고, 은행을 포함하는 금융업종이 추가되었으며 IT섹터가 비중을 늘여갔다. 그리고 신규 편입된 종목들의 면면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혁신적 성과를 달성한 기업들 임을 알 수 있다.

대공황 이후 1930년대

1929년 시작된 미국 대공황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다. 광란의 20년대 이후 엄습한 대공황은 대규모 실업을 양산했고 수많은 업체의 도산,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929년 9월 3일 381.17에서 1932년 7월 8일에는 41.22까지 떨어져(장중 저점 기준 40.56), 거의 90%에 가까운 하락을 경험한다. 이후 1954년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 2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대공황 이후 30년대 다우존스 지수의 개편은 총 7차례 단행되었으며 기존 편입종목의 재편입, 회사이름의 변경을 제외하고 30년대 신규 편입된 종목의 개수는 총 18개사였다.

주요 종목들로는  현재까지도 건재한 대기업, 블루칩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는 1930년 7월 신규 편입된 필름제조업체 코닥, 타이어 제조회사 굿이어 타이어, 향후 보잉 등으로 분화된 항공기 제조와 항공운수 독점기업 United Aircraft and Transport Corporation과 1932년 신규 편입된 코카콜라, IBM, P&G, 1939년 신규 편입된 AT&T 등이 있다.

1939년 개편 이후 1956년까지는 지수가 구성종목의 변화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뉴딜정책과 2차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신규 종목의 편입 등 개편없이 기존 30개 종목이 꾸준히 유지된 것이다.

전후 호황기에서 스태그플레이션시대(50년대~80년대)

2차대전을 거치면서 미국 경제는 대공황의 여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을 재개한다. 특히 전후 전세계 경제의 리더로 자리한 미국 경제는 베이비부머의 등장과 함께 풍요로운 50, 60년대를 향유한다.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부담이 나타날 때까지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했고 다우지수도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1972년 다우지수 1000돌파에 이어 1987년 1월에는 2000을 넘어서며 꾸준한 강세기조를 보였으나 1987년 10월 19일 명확치 않은 이유 속에 주가가 대폭락하는 검은 월요일(Black Monday)를 맞는다.

이 기간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총 6차례 개편을 단행했고 신규 편입된 종목은 총 8개로 급격한 변화 없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신규 편입된 종목은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으로 성장해 현재까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때 신규 편입된 주요 종목은 1959년 알코아(Alcoa), 1976년의 3M, 1979년의 머크, 1982년의 아레리칸 익스프레스, 1985년의 맥도날드 등이 있다. 1979년 포함된 머크는 1600년대 독일에서 설립된 후, 미국으로 이주한 후손에 계승되었던 제약사로 다우지수에 최초로 편입된 제약회사이며, 1982년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다우존스 산업지수에 최초로 편입된 금융종목이다.

IT기업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1999년에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됐다. 사진=연합뉴스

1990년대와 2000년대

90년대 중에 다우산업지수 개편은 총 3차례 11종목이 처음 다우지수 구성종목으로 선정되었고, 2000년대에는 총 4차례 개편이 단행되어 8종목이 신규로 편입되었다. 밀레니엄 이벤트를 가운데 두고 닷컴 버블이 폭발했던 시기가 포함된 만큼, 다우 산업지수에도 본격적으로 IT섹터 종목들이 편입되기 시작한다. 또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은행주들도 본격적으로 선정되며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보다 광범위한 종목을 포괄하게 된다.

이 시기 다우 지수에 처음 포함된 주요 종목으로는 91년 캐터필라, 은행으로는 처음 포함된 J.P. 모건, 월트 디즈니, 97년 IBM이후 첫 IT섹터 종목인 휴렛 팩커드, 제약업체 존슨앤존슨, 나중에 씨티그룹에 피인수되어 계승되는 트래블러스, 대표적 소매업체 월마트, 99년 반도체 업체 인텔,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2004년 제약사 화이자, 2008년 은행 뱅크오브 아메리카, 2009년 IT섹터의 시스코 등이 있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2010년 이후 2020년 8월까지 총 6차례 개편이 단행되었다. 2010년대의 개편으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더 광범위한 산업을 포괄하는 지수로 변모해갔다. 헬스케어 업체도 신규로 편입되었고, 금융업종 내 신규 종목도 늘었으며 IT섹터내 종목군도 더 다양해졌다.

2010년대 다우존스지수의 변화 중 가장 주목이 되는 것은 G.E.의 편출이다. 최초 지수에 편입된 이후 꾸준히 이어져왔던 G.E.의 지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산업적인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하던 G.E.의 퇴출은 다우존스 지수의 변화는 물론 미국 경제구조의 변화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0년대 주요 신규 편입종목으로는 2012년 헬스케어 섹터의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2013년 투자은행, 대표적 소비재 업체 나이키, 신용카드업의 비자, 2015년 혁신의 대명사 애플, 2020년 약국 체인 월그린 부츠 알리안스, 2020년 방산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 바이오 제약사 암젠, 플랫폼 기반의 세일즈포스 등이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아마존이 아직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에 가깝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꾸준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어도 여전히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시가총액 1위를 다투고 있는 아마존이 아직도 편입되지 못한 것 등이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30개의 제한된 종목으로 산업의 변화를 모두 다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구성종목의 변화를 통해 지향하는 방향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가장 최근 편입된 암젠과 세일즈포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를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모색하는 것도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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